구치소를 가보다, 성동구치소 탐방기

시민기자 김정후

발행일 2019.10.10. 16:43

수정일 2019.10.10. 16:54

조회 540


옛 성동구치소가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김정후 

"우리는 그들을 범죄자가 아닌 수용자라 부릅니다"

(구)성동구치소 시민 개방 행사의 가이드이자, 구치소의 오랜 직원이었던 한 교도관의 말이다. 단순한 수감의 목적을 넘어 교화 시설로써의 구치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마디였다.

2019년 9월 28일 일요일.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구)성동구치소 시민 개방 행사이다. 이곳은 현재 폐쇄된 상태이며, 기존의 구치소는 서울 문정동의 법조 단지로 이전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따라서 옛 성동구치소 부지를 개발하기 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전체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다. 간단한 등록 절차만 거친다면 아래의 절차를 모두 체험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분

등록

주민참여 마당

문화공연

구치소 투어(별도신청 필요)

프로그램

현장접수 및

사전모집 참가자 등록 확인

구치소 사진전

티타임

블럭배치

<내가 만드는 도시>

소망메시지 적기

프리즌 이벤트

음악으로 치유하는 시간여행

초청투어

대기자를 위한 버스킹 공연

참가자 접수(회차별)

구치소

투어 소개

시설투어

체험 프로그램(희망자)


우선 주민참여 마당의 경우, 성동 구치소의 역사를 사진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개발 사업의 추진 배경과 방향 등을 알 수 있는 안내문이 있었다. 이와 함께 <내가 만드는 도시>라는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민들이 직접 블럭을 배치, 주민소통거점으로 거듭날 성동구치소의 부지 개발 방향을 제안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문화공연이다. 현악 3중주, 첼로앙상블, 성악가 음악 등이 마련된 해당 행사의 경우 구치소 안팎에서 진행되었다. 구치소 밖 마당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구치소 내부에서는 체험자들을 위해 구간별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여 투어의 특별함을 배가 시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구치소 투어다. 약 30분 가량 진행되었으며, 전 성동구치소 근무 교도관의 해설로 시설 투어가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수용동을 관람했다. 8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이곳은 죄의 경중과 종류에 따라 수감자들을 구분하여 수용했다. 생각보다 좁은 방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성동구치소 내부 모습 ©김정후

수용동을 지나 밖으로 나가면 망루감시탑이 나온다. 보기보다 높이가 있는 감시탑 주변으로는 뾰족한 철장과 함께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둘러져 있었다. 

한편 행사 당일 망루 위는 교도관 대신 클래식 공연하는 연주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망루감시탑 ©김정후

수용소의 운동장은 소운동장과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만 사용할 수 있는 대운동장으로 나뉜다. 대운동장은 일반 초등학교 운동장의 절반 정도 되는 크기로 세탁장, 작업장 등과 함께 붙어 있다. 대운동장 한 면에는 교화시설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내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운동장에서 바라본 옛 성동구치소 ©김정후

마지막으로 운동장을 지나 구치소를 가로질러 가면 면회실과 함께 출구가 나온다.

이처럼 이번 개방 행사는 여지껏 볼 수 없었던 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한 이에 더불어 구치소의 기능에 대해서도 새로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나 면회실과 출구가 가까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 구조 자체로 교도소의 교화 기능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흔히 구치소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서 '수용'과 함께 '교화'의 기능을 깨달음을 보다 발전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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