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예술, 거리로 나오다 - 서울거리예술축제에 가다
발행일 2019.10.10. 16:26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거리 예술축제(2019.10.3~10.6)에 다녀왔습니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덕수궁길, 무교로 등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만나며
깊어가는 짧은 가을을 누릴 수 있었던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제목: 우리들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작품설명: 부모와 아이들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들이 "우리들 사이"(서해영)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촬영장소: 서울광장
촬영일자: 2019.10.4
©이정규
서울광장에서 처음으로 접한 작품은 "우리들 사이"(서해영)라는 시민참여형 설치작품이었습니다.
오가던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 각자의 예술적 영감에 따라 태피스트리를 만들어가며
우리들 사이의 차이와 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작품제목: 돈이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작품설명: "#돈을무료로드립니다"(존 피셔맨) 작품에 참여한 많은 참가자들이 낚싯줄에 매달린 10만원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촬영장소: 서울광장
촬영일자: 2019.10.5
©이정규
올해의 서울거리예술축제 중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라면 아마도 "#돈을무료로드립니다"(존 피셔맨)일 것 같습니다.
낚싯줄에 돈을 매달아 놓고 이를 참여자들로 하여금 '획득'하게 하는 것인데,
사전에 참여자들의 토론을 통해 획득규칙을 정한 후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돈을 획득한 사람에게는 그 돈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주고
여기서도 관객들의 토론을 유도하였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 '돈을 가지고 장난친다', '돈으로 사람들을 모욕한다' 등의 비판적 시각이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비판 역시도 결국은,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라는 고민을 이 작품이 불러일으킨다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작품제목: 만남 - 우연과 필연의 교차점
작품설명: "만남의 장소"(에르자) 작품에서 두 배우가 열연하고 있다
촬영장소: 청계천로
촬영일자: 2019.10.5
©이정규
사람들 사이의 만남은 수많은 우연들이 모여 어쩌면 필연이라 부를 수 있는 인연일 것입니다.
작품 "만남의 장소"(에르자)에서 두 배우는 브레이크 댄스와 힙합을 결합하여
이러한 만남의 과정과 그 결과를 재미있는 공연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사진의 저 장면을 볼 때는, 아 정말 아프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배우들이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공연에 몰두하는 걸 보곤 작은 감동마저 들었습니다.

작품제목: 죽음은 탄생을 잉태한다
작품설명: "묘지로 향하다"(극단 실렌시오) 작품의 무덤가 출산 장면에 관객들이 몰입해 있다
촬영장소: 청계천로
촬영일자: 2019.10.6
©이정규

작품제목: 분노의 화염
작품설명: 거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에 둘러싸인 채 "묘지로 향하다"(극단 실렌시오) 작품의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촬영장소: 청계천로
촬영일자: 2019.10.6
©이정규
올해의 작품 중 가장 스펙타클하고 웅장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묘지로 향하다"(극단 실렌시오)입니다. 강렬한 불꽃과 폭음으로 시작하는 무덤가 출산장면에서 시작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인생의 기나긴 여정을 상징하는 듯한 장면들을 초현실주의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다양하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 장면들이 이어지며 거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을 몰입시켰습니다.

작품제목: 아름다운 방황
작품설명: "발자국"(컴퍼니 파우 팔라우스) 작품의 배우가 관객에게 도움을 청하듯 손을 내밀고 있다
촬영장소: 무교로
촬영일자: 2019.10.6
©이정규

작품제목: 천국이란
작품설명: "발자국"(컴퍼니 파우 팔라우스) 작품의 배우가 관객에게 도움의 손길을 받고 있다
촬영장소: 무교로
촬영일자: 2019.10.6
©이정규
"발자국"(컴퍼니 파우 팔라우스)은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 지는 작품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첼로 연주자와 말을 못하는 배우가 거리를 이동하며 기쁨과 슬픔, 무서움 등을 첼로 음악과 배우의 동작, 분필로 길바닥에 그린 그림 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관객과의 상호작용 또한 매우 재미있었고, 때로는 코믹하게 웃음을 주고 때로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제목: 불안정은 안정의 반댓말일까
작품설명: "불안정"(레 좀 펑쉐) 작품에서 배우가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촬영장소: 서울광장
촬영일자: 2019.10.5
©이정규
"불안정"(레 좀 펑쉐)은 화려한 기예를 뽐내는 서커스가 아니라 갖가지 불안정한 상태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감각만을 활용하여 불안정 상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제목: 별에서 온 손님
작품설명: "아스트로불스"(아스트로불스) 작품의 배우들이 관객들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행진하고 있다
촬영장소: 덕수궁 돌담길
촬영일자: 2019.10.4
©이정규
마치 외계에서 온 듯한 복장과 각종 장치를 장착한 채 커다란 버블안에 들어가 있는 배우들이 관객들과 함께 운치있는 덕수궁 돌담길을 산책한 기분이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신비로운 음악과 더불어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움직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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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시민의 역사"(올리비에 그로스떼뜨) 프로젝트에서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옛 서울역사가 서울광장에 세워져 있다
촬영장소: 서울광장
촬영일자: 2019.10.6
©이정규
"시민의 역사"(올리비에 그로스떼뜨)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에 의해
오직 종이상자와 테이프만으로 지어진 옛 서울역사를 서울광장에서 보는 건 신비한 경험이었습니다.
역사(station)를 세우는 건 역사(history)이며 그 역사는 시민들의 참여와 힘으로 만들어져 간다는 것을
관객들의 눈 앞에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 종이 서울역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모여 그대로 들어올린 후
바로 옆 세종대로에 옮겨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다함께 허물었습니다.
만드는 즐거움과 함께 허무는 쾌감까지. 멋진 프로젝트였습니다.
지난 주말은 공연장이나 갤러리 등에서 벗어나
감동과 즐거움, 웃음을 맛보며 공연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었습니다.
내년 서울거리예술축제에서는 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작은 기대가 새록새록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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