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옥상, 서울이 맑아져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08.03. 00:00

수정일 2005.08.03. 00:00

조회 2,090


도심 공원 간 생태계 잇는 징검다리 역할

고층 건물들로 꽉 찬 회색 도시에 초록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거의 매일 뿌연 하늘을 이고 사는 도시인들에게 초록의 공간은 숨통과도 같이 소중하다. 뿐만 아니라, 도시에 의해 단절돼가는 도심 생태계를 이어주는 공간이기도 해서 생태적으로도 환영받을 일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이 푸른 도시를 가꾸기 위해 지난 3년 간 지원한 건축 옥상 녹화 조성지는, 시범대상지였던 서울시청 3별관의 ‘초록뜰’을 포함하여 모두 31개소.

푸른도시국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옥상 녹화 조성지 31개소를 대상으로 서식 동식물·시민의 이용 현황·시설물 유지관리 실태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의 녹화지가 시민들의 휴식처로, 생물이 서식하는 푸른 공간으로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체로 옥상의 생물 서식 환경(온도, 습도 등)이 지상 환경에 비해 불리한 조건임에도, 옥상 녹화지의 식물 생육 상태가 매우 양호했으며, 나비·벌·잠자리·올챙이·우렁이·달팽이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해, 도심 내 징검다리 비오톱(BIOTOP:최소생물소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상 녹화 시스템은 생물의 서식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도심의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대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또한 옥상의 정원이 단열 효과를 발휘, 난방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유네스코회관 옥상정원 등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

190평의 정원에 2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명동 유네스코회관 12층의 옥상정원은 이미 직장인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텃밭, 풀꽃동산, 야생덤불과 연못 등이 꾸며져 있는 유네스코회관 옥상정원은, 계절마다 바뀌며 피어나는 꽃들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봄을 알리는 갯버들을 시작으로 진달래, 할미꽃, 수수꽃다리가 피어나고, 여름이면 원추리, 범부채, 털부처꽃이, 가을이면 구절초와 두메부추가 계절의 전령이 된다.

날아온 홀씨들이 뿌리를 내려 식물 종류가 늘어나기도 하고, 개구리만 넣은 연못에도 메뚜기, 여치, 물달팽이들이 생겨나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유네스코 옥상정원은 남산공원과 덕수궁 녹지의 중간에서 생태계를 잇는 징검다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 희망찬 유치원, 벧엘몬테소리유치원, 목동 종로엠학원, 욱도빌딩, 고려대학교 등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영등포에 위치한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 영화 ‘키다리 아저씨’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초화류와 허브류 등 식물을 식재하거나, 조각상, 탁자, 벤치 등 조경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배려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가꾸기 쉬운 야채류를 주로 키우며 유아들의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는 유치원 옥상 정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평 이상 녹화 가능한 건축물 대상, 공사비의 50% 지원

2002년부터 총 30개소의 다중이용건축물을 대상으로 옥상녹화사업을 지원한 푸른도시국은 올해에도 예비 진단과정을 통과한 11개소의 건축물에 대한 구조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는 건물주에게는 옥상 녹화 사업을 위한 공사비 중 50%를 서울시가 지원해준다.

옥상 녹화사업 지원 대상지는, 25개 구에서 접수 받은 건물주의 지원서를 서울시에서 취합한 뒤 예비 진단 및 전문가의 심의, 구조 안전진단을 거쳐 선정하게 된다.

최소 50평 이상의 녹화 가능 면적을 보유한 건물이어야 하며, 최대 200평까지 공사비를 지원해준다. 준공 10년 이내의 건축물이 대상이며 현재 신축 중인 건물은 제외된다.

특히, 녹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푸른도시국은 초화류 위주로 꾸미는 혼합형과 경량형을 권장하며, 방수, 식재, 시설물 설치 등의 공사비 중 50%를 지원하는데, 공사 금액은 통상 1㎡당 7만5천원에서 9만원 선이다.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앞으로는 주택 옥상에도 녹화 사업이 확산되어, 부족한 도심 녹지를 대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문의 :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 02)6360-4609


하이서울뉴스 /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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