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의 변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07.04. 00:00

수정일 2005.07.04. 00:00

조회 1,189



시민기자 장경아


지난해 서울시내 버스 체계가 바뀌면서 혼란스럽던 시기가 지나고 지금은 어느 정도 그 효과를 느끼고 있다.

일단 요금이 저렴해졌다는 게 큰 장점이고, 가장 신기했던 점은 무의식적으로 카드를 단말기에 댔는데 환승이라고 외쳐줄 때의 그 쾌감.. 괜스레 공짜로 얻어 탄 기분에 우쭐해진다. 이것이 서민인 내가 버스 체계가 바뀐 이후 가장 피부로 와 닿는 부분이다.

그러나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직까지 버스 번호를 외우지 못하고, 바뀐 노선과 환승 지역이 어디인지 몰라 헤매기도 하며 정류장 지도가 방향을 몰라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 경우에만 국한된 것이라면 다행스럽다. 아직 30대인 내가 이 정도에서 적응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적응력이 약한 노인 분들은 아무래도 고생스러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노인 분들에게 좋은 면을 찾아본다면 단연 굴절 버스를 꼽고 싶다. 직접 타서 보니 노인 분들과 장애인이 이용하기가 편리했다.

처음 굴절버스를 타던 기억이 떠오른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아이처럼 조심조심 굴절버스에 오르는데, 일단 올라서는 계단부터가 낮았다. 정류장 보도블록 턱과 거의 높이가 비슷했고 문이 널찍했다.

문이 넓어서였는지, 아니면 새로움 때문인지는 몰라도 조급하게 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지고 느긋하게 우아하게 타고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쓸데없는 망상일지 모르지만 버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일단 장애인을 배려한 휠체어 자리가 고정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점이 색달랐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한 소화기와 주의를 요하는 글들, 정류장 표시를 해주는 전광판이 승객입장에서 잘 배치되었다. 무엇보다 승하차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카드 단말기가 앞뒤 문과 중간에도 설치가 되어 혼잡을 덜어주고 있다.

이렇게 좋은 버스에도 흠은 있나 보다. 좌석이 사람의 어깨 넓이에 비해 비좁다는 느낌이다. 아주 마른 여자 둘이 앉기에 딱 안성맞춤. 그리고 좌석높이가 좀 높았던 기억이 난다. 키가 165cm인 내가(자칭 대한민국 표준 키) 깨금발을 짚고 앉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서울여행을 떠나고 싶을 만큼 안정감 있고 부드러웠다는 게 첫 승차소감이었다. 오히려 일반버스와 비교 했을 때 승차감은 훨씬 좋았다.

서울에 살면서도 타보기가 어려웠던 굴절버스를 타고 신기하다고 구석구석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승객들은 모를 것이다. 처음 탔을 때의 신기함을 잊었을 테니까.

일상이 무료하다고 느껴지는 어느 날 단 몇 시간을 투자해 굴절버스를 타보자. 특히 비가 오는 날을 권해주고 싶다. 다른 나라에 홀로 앉아있는 느낌, 이 혼자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일상의 변화를 추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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