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여운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8.04.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정독도서관 근처에 있는 극장에 가는 길이었다. 전날 내린 비로 아스팔트길은 촉촉하게 습기가 배어있었고
한들한들 오후의 시원한 바람에다 근처 여고에서 몰려나온 학생들의 맑은 웃음소리에 나는 한껏 기분이 고무되었다. 내가 보려던 영화가 매진이 된 것이다. 흑백에다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졸린 예술영화라는 생각에
전날 예매를 하지 않은 내 실수였다. 두시간정도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워야할지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밥을 먹자니 늦은 시간이고, 죽 늘어선
분식집앞 사람들을 보니 이내 발길이 돌려졌다.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정독도서관을 지나 위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좀더 오른쪽 길로 내려왔는데 갑자기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한옥의 대문에는 모두 양철 같은 걸로 문고리와 문양을 넣었는데 자세히 다가가 보니 남대문인지 동대문인지 모르겠으나 비슷한 문양이 들어가 있었다. 어떤 문을 형상화 한거 같은데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으나 아직 그 뜻을 찾지 못했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왔을 때 오토바이를 탄 우체부 아저씨가 그 길을 타고 시원하게 올라갔다. 양 길가로 한옥들의 버선코처럼 올라간 지붕 끝과 그 밑을 달리는 우체부 아저씨의 모습이 이제 보게 될 영화처럼 내 가슴에 묘한 여운으로 박히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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