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정대 36박37일, 850km 대장정 마쳐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7.31. 00:00

수정일 2004.07.31. 00:00

조회 1,322



포항~고성~양구~임진각~서울광장, 148명 중 146명 완주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라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다.
포항 호미곶에서 임진각까지 36박 37일 동안 무려 850km에 이르는 국토를 걸어서 완주한 대학생 국토순례단 ‘2004문화원정대’가 지난주 금요일(30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도착했다.
태풍이 몰아칠 때는 고스란히 비바람을 맞았고,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뜨거운 햇볕을 맞으며 묵묵히 행진을 계속한 이들의 얼굴은 37일전 서울광장에서 발대식을 가질 때와 달리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냥 서있어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태양아래서 146명의 원정대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모두가 미친짓이라 했던 일을 해냈다는게 자랑스러웠고, 발바닥이 부르트며 물집이 잡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에게 보내는 환호였다.
자기가 속했던 팀과 아쉬운 작별 사진을 찍고, 팀원들을 서로 헹가래쳐 올리면서도 지친 기색보다는 뿌듯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문화원정대에 참가한 김기성(26세, 홍대 경영학과)군은 “힘들었죠. 10~15일 정도는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뜨거워 고생했어요. 그래도 나머지 날들은 적당히 바람도 불어줘서 그나마 날씨가 도와준 셈이에요.”라며 말하고 "꼭 한번 우리 땅을 밟아보고 싶었어요.”라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모두가 미친짓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원정대 중에는 여학생 참가자들도 많았다. 남자도 어렵다는 국토순례에 거침없이 참가한 여학생들의 기쁨은 남달랐다.
올해 22살이라는 김미진(상명대 2년)양은 “많이 힘들었지만 여럿이 같이 있어서 해낼 수 있었어요. 해단식이 끝나면 집에 가서 찬물로 샤워하고 시원한 수박화채 먹고 나선 2박 3일간 잠만 자고 싶어요.”라며 “막상 완주를 하고 나니 눈물이 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완주를 축하하러 나온 김양의 친구 최윤희(21세, 상명대 2년)양은 “친구 보니까 제가 더 뿌듯해요. 힘들더라도 완주하면 벅찰 것 같아요. 내년엔 저도 참가하고 싶네요.”라고 부러움을 나타냈다.

강승규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이날 해단식에서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다운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젊은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서울시가 더 자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건강하게 국토를 완주한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하루 8시간씩, 최장 32km 강행군 계속

‘2004문화원정대’는 신세대들이 분단 조국의 역사적 현장을 직접 걸으며 체험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서울시와 동아일보사가 후원하고 엔씨소프트가 주최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국내외 남녀 대학생 148명이 참가했는데, 중도 탈락자는 단 2명뿐, 146명의 대원들이 포항 호미곶~강원도 고성~양구~화천~임진강을 거쳐 이날 서울에 입성했다.

36박 37일의 행군은 곱게 자란 젊은이들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 새벽 5시40분 기상해 하루 평균 8시간씩, 최장 32km의 강행군이 계속됐다.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만큼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탈진으로 쓰러지는 대원들이 속출했고, 구급차가 이들을 따랐을 만큼 힘든 일정이었다.

“이제 여러분들은 무엇이 두렵겠나. 이제 이 세상을 다 가질 준비가 된 것 같다”라며 힘든 일정을 끝까지 함께 해준 대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 원정대 박영석 대장의 말처럼, 마침내 서울광장에 입성한 이들에게는 세상을 다 가질만한 자신감이 넘쳐흘렀고 젊음의 패기는 누구도 막을 수 없어 보였다.
이제 우리는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낸 그들을 주저 없이 자랑스런 청년이라 부른다.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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