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독립공원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7.21. 00:00
시민기자 진보라 | ||
서울을 다니다 보면 의외의 장소에서 중요한 것을 볼 때가 있다. 이것이 가끔 시내를 할일 없이
돌아다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곳에는 독립문과 독립공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함께 있었다. 공원 내에서는 3.1 운동 기념탑, 순국선열 추념탑, 서재필 선생 동상 등이 있었다. 솔직히 그동안 독립 기념관과 현충원을 많이 가보았기 때문에 그 곳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징물을 보며 이것을 또 만들어 놓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생각했다. 학교에서 현장 교육을 나온 듯한 학생들도 자신들의 사진 찍기에만 바빴을 뿐 자신들의 눈에 보이는 기념물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러나 독립 공원 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이었다. 나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보며 들어갈까 말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다른 시설보다 약간 비싸다고 느꼈고
안에 특별한 볼 것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는 무서운 것을 잘 보지 못하기 때문에 들어가서도 내부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덜덜 떨다가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옆의 학생들은 줄을 서서 차례차례 들어가고 있었다. 사람이 많으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나도 들어갔다. 나는 다른 곳을 보고 마지막 부분인 옥중 생활실로 들어갔다가 슬그머니 물러섰다. 아무리 마네킹
모형이라고 해도 도저히 혼자서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괜히 혼자 왔다는 후회를 하며 학생들이 언제 2층으로 올라오나 기다리며 혼자서
멍청히 기다렸다. 조금 뒤에 온 남학생들은 과감하게 벽관(관처럼 생긴 감옥. 2~3일만 있으면 정신 마비가 된다고 한다)이라는 체험
장소에 들어가기도 했다. 밖에서는 서대문 형무소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공원 같은 아기자기한 나무들이 서 있었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 곳은 참으로 마음 아픈 역사의 한부분이다. 내가 살아온 시대가 아니어서 몸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시대. 나와 함께 했던 오늘의 그 학생들도 꼭 기억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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