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의 진화

admin

발행일 2007.09.04. 00:00

수정일 2007.09.04. 00:00

조회 2,556



시민기자 이정엽

놀이터가 따로 필요 없던 시절이 있었다. 다방구, 얼음땡,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 놀이 등 동네 어디서든 아이들 몇몇이 모이기만 하면 몇 시간이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놀이였다. 잡으러 다니고, 안 잡히러 도망 다니고, 그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던 시절이다.

아파트가 주거시설의 대부분이 되고 있는 요즘, 단지 안 곳곳에 놀이터가 있다. 같이 놀 친구들을 만나기 힘드니 혼자서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도 있고, 여럿이 같이 하는 놀이를 할 수 없다보니 놀이터의 기구들이 친구들을 대신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수십 년 된 학교 놀이터나 동네 놀이터, 어디를 가나 크게 다르지 않았던 놀이터. 그 놀이터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바뀌어가고 있다. 미끄럼틀, 시소, 그네, 정글짐 등 세트처럼 설치됐던 놀이터. 색깔도 형태도 쇠로 만든 재질도 거의 같았던 놀이터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적인 재질로 된 기구, 모래를 대체하는 바닥재, 만화영화에 나오는 우주왕복선 같은 모양의 기구 등 놀이터도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무엇보다 몇 년 전 돈암동 한 아파트 내 시공된 ‘거꾸로 놀이터’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 큰 계기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는 ‘새 놀이터 프로젝트를 위한 모형전-놀이터를 바꿔주세요’라는 전시가 열렸던 기억도 난다. 이제는 ‘문화놀이터’라는 형태로 놀이터에서 그야말로 놀면서 배우는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있다.

어린이놀이터가 물놀이공간이 된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놀이터에 방수재질을 깔아 풀장형태의 물놀이 시설을 만들고, 아이들은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서처럼 놀 수 있도록 꾸며진 것이다. 놀이터와 풀장이 결합된 형태, 예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신선함이다.

놀이터가 상상력과 창의력, 감성과 인성을 기르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돼서 이런 시도가 반갑다. 앞으로도 놀이터에 대한 교육적 연구가 많아져서 놀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그래서 더 많은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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