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의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에 힘입어, 우리나라 산들은 대부분 울창한 숲이 되었다.
그런데 야산 숲에 들어가보면 쓸모 있는 나무가 의외로 적다. 리키타 소나무나 낙우송이 많이 심어져 있고, 마구 자란 아카시
나무, 은사시 나무들이 대종을 이룬다.
은사시 나무는 우리나라 숲을 푸르게 하는데 한 몫을 하긴 했지만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꽃가루가 날려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열매도 열리지 않을 뿐더러, 목재로는 아예 쓸모가 없다. 아카시 나무는 우리에겐 쓸모가
없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가구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학교 등등에서는 우리나라 재래종 나무를 찾아보기
힘들다. 외국 수종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나라 천연 숲은 굴참나무와 조선 소나무가 대종을 이룬다. 굴참나무는 오크라고 부르며 고급스런 가구와
건축 재료로 쓰인다. 그런데 야산 굴참나무는 도토리를 채취하느라 성한 나무가 없다. 가을이면 사람들이 해머나 돌덩이로 나무를
마구 두들겨 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무 수명이 짧고 쉽게 썩는다. 독일에서는 굴참나무를 100년만 키우면 벤츠 승용차 한 대
값이 되는 오크 목재가 생산된다고 한다. 더욱이 굴참나무 도토리는 멧돼지나 다람쥐 오소리들의 먹이이다. 이 때문에 굴참나무의
효용가치는 높다.
소나무는 애국가 노랫말에 나올만치 우리 민족 정서에 알맞은 나무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 들어가면 정말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늘을 찌를 듯한 홍송 숲은 정말 아름답다. 주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을만큼,
수명이 길고 수형이 참 아름답다. 강원도 계방산에 가면 주목 군락지가 있는데, 한겨울 눈을 맞고 있는 주목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그 다음이 자작나무이다. 자작나무는 나무 자체가 약재이며 목재로도 쓰임새가 많다. 껌 원료로 쓰이는
자일리톨 성분을 자작나무에서 추출해 낸다. 산뽕나무는 강원도 광덕산에서 군락을 이룬 숲을 본 적이 있다. 산뽕나무도 괜찮은
수종이다. 그 다음이 피나무이다. 나무 재질이 가벼울 뿐더러 무늬가 아름답다.
민간대체의학에서 산청목이라고 일컫는 참겨릅나무가 있다. 참겨릅나무는 수피가 새파란게 무늬가 일품이다.
20여 년 전, 미국 산림청 직원 몇이 강원도 태백산에서 몇 그루를 채취해갔다고 한다. 미국 산림청은 우리나라
참겨릅나무의 아름다움을 진작부터 알아챘다. 몰래 가져간 참겨릅나무를 고급스런 공원 식재목으로 육성했다. 현재 참겨릅나무 묘목이
네덜란드 원예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린다고 한다.
마치 미스 김 라일락 처지가 된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재래종 야생 동식물들이 외국으로 반출되는 걸
막아야 한다. 참겨릅나무는 강원도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데 개체수가 아주 적다. 하지만 육성만 잘하면 아파트 단지나 가로수 공원
식재목으로 손색이 없는 나무이다.
헛개나무도 곧게 치솟는 성질이 있다. 최근에 간질환에 좋다는 소문이 나돌아서 때 수난을 당한다.
음나무는 가시가 돋힌 나무인데, 강원도 오대산이나 방태산에 가면 아름드리 거목들이 있다. 마치 전나무처럼 꼿꼿하게 자란다.
예전에는 마을에 잡귀를 물리치려고 한 두 그루씩 심었다고 한다. 박달나무도 참 멋진 나무이다. 황벽나무도 공원 식재목으로
좋다.
그 외에도, 사스레나무, 물푸레나무, 황철나무 등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재래종 나무들이 숱하게 많다.
이 나무들을 가로수 식재목으로,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조경용으로 가꿨으면 한다. 가로수도 한 가지 나무만 심지 말고, 여러가지
재래종 나무들을 섞어 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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