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일자리갖기사업 중간평가, 성공적

admin

발행일 2006.09.25. 00:00

수정일 2006.09.25. 00:00

조회 1,073


1천400명 참여자 중 830여명이 지속적으로 참여

IMF 외환위기 때 회사를 그만둔 노모씨(48)는 친척집을 전전하다 ‘성내희망의 집’을 찾게 됐다. 지난 5월 쉼터의 추천으로 ‘노숙인 일자리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광진교 남단 진입로 공사현장(용일토건)에서 일하다, 성실한 근무태도를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현재 150만원의 월급여를 받고 있으며, 돈을 모아 쉼터에서 독립해 살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숙인 일자리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삶이 달라진 이는 노모씨 뿐이 아니다. ‘24시간게스트하우스’에 입소해 있던 박모씨(57)는 20여년간 해외 건설공사현장에서 일해서 모은 돈을 사기를 당해 잃고,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려 이혼을 하는 등 가족과 헤어져 1997년부터 영등포역에서 노숙을 시작했다. 그러다 ‘노숙인 일자리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서울시 차량정비사업소에 배치됐고, 첫 출근일로부터 현재까지 알뜰히 저축해 600만원을 모았다. 임대주택을 얻어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 못다 한 아버지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추진해 온 '노숙인 일자리갖기사업'이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천400명이 참여해 7개월째 추진 중인 이 사업은 현재, 16%인 230여명이 재취업해 자립했고, 43%인 600여명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재취업 및 지속참여율이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의 노숙인 지원사업이 쉼터나 식사 제공 등의 역할에 그쳤는데 반해 ‘노숙인 일자리갖기 사업’은 정식 일자리를 알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행 초기만 해도 강북 뉴타운 등 서울시가 추진중인 건설현장에만 일자리가 국한됐지만, 점차 경비와 요식업, 제조업 등으로 다양화됐다.

이와 같은 대규모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은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비판적인 의견도 많았다. 사업 초기에는 “30% 이상이 자립의 기틀을 마련한다면 대성공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이 점을 감안한다면 이 사업이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노숙인들은 일자리를 얻음으로 인해 말소된 주민등록을 재등록했고, 사업 참여 후 300만원 이상 저축한 사람도 100여명에 이른다. 사업 시작 전과 비교해 보면, 거리 노숙인이 700명에서 530명으로 170명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내년에도 600여명 계속 추진, 연간 40여명 전문직업학교에 위탁교육

서울시는 내년에도 600여명 선에서 노숙인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숙인일자리갖기’ 사업을 추진한다. 재취업한 230명, 중도포기 및 소극적 참여자 570명을 제외한 600명에게 내년에도 건설현장에 300명, 공원관리 등에 300명이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설문조사 결과, 노숙인의 63%가 임금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반영해 내년부터는 연간 40명을 전문직업학교에 위탁해 보일러시공, 가스용접, 건축배관, 자동차 정비 등 자격증을 취득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건설현장 일자리가 줄어드는 동절기(12~2월)에는 자활기반 조성을 위해 시에서 마련한 사회복지시설 청소 등 일자리를 600여개(일당 2만원) 운영할 계획이다.

■ 문의 ☎ 6360-4545(서울시 복지건강국 노숙인대책반)


하이서울뉴스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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