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허물고, 녹색 주차장 만들어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9.08. 00:00

수정일 2004.09.08. 00:00

조회 2,539



■ 담 허물기 이어 골목길 이면도로 정비중.. 보행공간과 녹지 확보

서울시내 주택가에 담장이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좁은 골목을 마주하고 빼곡히 들어선 주택들로 주차난을 겪고 있는 이들 주택가에 지난해부터 담장을 헐고 주택 내부를 주차장으로 만드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담장 대신 주차장을 짓는 ‘녹색주차마을(그린파킹)’은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가 가구당 550만원씩 공사비와 조경비 일체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부터 25개 자치구별로 1개소씩 시범마을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데, 작년 12월 시범주택으로 7개구 23개소를 선정한 데 이어 용산구 용문동, 구로구 고척2동, 금천구 시흥3동 등 지금까지 1천500여 가구가 신청했다.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신청비율을 자랑하는 구로구는 신청한 103가구 모두 이미 공사가 완료됐고, 전체 신청가구 중에서 지난 8월말까지 1천여 가구 1천460면의 주차장 조성이 끝났다.

■ 주택가 주차 싸움 이제 그만.. 담 허문 뒤 집값 오르기도 해

사실 외부로부터 ‘우리집’을 지키고 ‘사생활 보호’라는 차원에서 담장이 갖는 물리적 정서적 역할은 적지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녹색주차마을 사업 초기에는 많은 주민들이 담장을 허무는 것에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주민들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 전체 사업 참여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지역별로 대상가옥의 90% 이상의 담장을 허문 마을도 나타났다.

담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만들고 나머지 공간에 녹지를 조성한 후 주택가 골목길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침저녁으로 주민들을 괴롭히던 주차걱정이 없어진 것이다. 이웃간 합의를 거치면서 담장을 허무는 과정을 통해 주차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골목길이 주민 공동의 생활공간으로 바뀌고 있고, 실제로 주거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주택가격의 상승이 나타나는 골목길 사례도 등장했다.

■ 불법주차방지와 치안 위해 골목마다 CCTV 설치

담장을 허문 뒤 범죄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주민들의 불안은 골목길 CCTV 설치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 광진구, 강서구 등 18개 구 시범지역 주민들이 CCTV 설치를 신청한 상태고 현재 발주 상태에 있다.
이들 지구별로 대략 CCTV 10~15대가 설치될 예정인데 녹색주차마을 시범지구 전체로 보면 200~250대가 설치되는 셈이다.

한편 담장 허물기 조성공사가 마무리된 자치구에는 현재 골목길 이면도로 정비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행공간이 위협받을 정도로 들어서 있는 불법주차들로부터 골목길 보행공간을 확보하고 보행자를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골목길 이면도로는 외부차량의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차로를 3.5m 미만으로 축소하고, 남는 공간은 보행길과 녹지로 꾸며진다.

■ 최근 30개 사업지구 추가 선정, 내년부터 공사 들어가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로 신청하는 가구 또한 계속 늘고 있다. 시는 녹색주차마을 사업에 대한 주민의 호응도가 매우 높게 나타남에 따라 최근 30개 사업지구를 추가 선정했다.
서울시는 2006년까지 전체 주택가의 50%, 2012년까지는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주차계획과 박문규 과장은 “녹색주차마을 사업이 단순한 주차 공간 확보를 넘어서 주택가의 주거문화를 바꾸고 불법주차문제를 주민참여를 통해 해결하는 도시생활의 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녹색주차마을 사업이 전체 주택가로 확산되도록 시민 단체, 언론기관 등과 공동으로 시민 캠페인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디.

* 문의 : 서울시 주차계획과(3707-9792, 6321-4271), 구청 교통행정과 또는 교통지도과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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