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통체계개편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7.03. 00:00

수정일 2004.07.03. 00:00

조회 1,569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당장은 미흡하지만 문제점 보완,개선한다면 효과 나타날 것

7월1일 드디어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노선이 바뀌어 우왕좌왕했고 바뀐 버스노선을 미리 숙지해서 이용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거기에 전보다 오히려 여러 번 갈아타야 했다.
그러나 초기의 이런 혼란은 수십년간 익숙해졌던 시내버스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이라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있었던 것이 바로 교통수단을 바꿔 탈 때 추가로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요금체계, 그리고 버스 통행속도가 종전보다 더 빨라지는 것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불만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까닭은 교통카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민 입장에서는 요금만 올랐을 뿐이라는 불평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교통체계를 개편한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버스체계 개편 자체를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사실 그동안 서울의 도시교통은 무슨 방법을 동원해도,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악화되어 왔다. 자동차 증가에 따른 통행량은 증가되는 데도 도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데는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교통문제를 푸는 방법은 대중교통을 효율적으로 정비해 경쟁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게끔 만들어 교통량을 대중교통으로 흡수해 결과적으로 도로에 나오는 차량을 줄이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공감하는 개념이다.
문제는 어떻게 대중교통을 잘 정비해 이용시민들이 매력을 느끼게 하면서 공급자들에게도 수익을 가져다주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동경, 뉴욕 등 외국의 대도시와 비교해서 보더라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태였다. 그러한 도시들이 서울보다 도로가 넓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비교해 교통혼잡이 심하지 않은 것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많은 교통량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시는 그간 지하철 확충에 힘써왔다. 그러나 지하철 확충을 하는 데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간다. 지하철이 대중교통 수요의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고 할지라도 지상에서 시내버스가 그와 비슷한 역할을 유지하지 않으면 도시 교통난은 해결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경우 시내버스를 살리는 것이 전체 대중교통을 살리는 것이고, 대중교통이 살아서 상당한 교통량을 흡수할 수 있어야 서울의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시민들에게 버스를 이용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려면 버스의 정시성 확보와 빠른 소통, 나아가 버스시설 개선과 환승의 편리함을 갖추어야 하고, 그러면서 비용부담은 최소한으로 낮추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마련된 것이 지금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안이다.

수 십 년간 서울시 시내버스 노선은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합리적이냐는 측면에서 조정된 것이 아니라, 버스사업자들에 의해 승객이 많이 있는 쪽으로 몰려가는 형태였다.
모든 버스노선이 개별적으로 업체별로 사유화되어 결과적으로 흑자노선을 가진 회사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돈을 벌수 있었고, 적자노선을 가진 회사는 적자운영을 계속 반복할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공공부분이 나서 시민의 편의와 합리성에 기초해 노선을 조정할수 있는 권한을 회수하면서 간선과 지선 버스체계를 구축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익숙하던 종전의 교통체계가 확 달라져 당장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크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백지화해 과거의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옳은 해결방법이 아니다.
우선 당장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시민불편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문제점을 개선, 보완해 나가면 서울의 교통문제는 점차 풀릴 것으로 본다.
지금의 버스체계 개편은, 기존의 좋았던 것을 나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던 것을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들은 냉정하게 지켜보면서 이용시 겪는 불편이나 잘못 처리되는 요금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하고, 서울시와 관련업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교통체계 개편의 성과가 기대한 만큼 나타나고 있지 않는것이 사실이지만, 문제점을 계속 개선하고 보완해 나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
시민들이 승용차보다 편리한 대중교통의 매력을 체감할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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