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학습, 서울공원 프로그램 이용을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4.21. 00:00

수정일 2004.04.21. 00:00

조회 1,509



시민기자 박동현


요즘 각 학교와 유치원에 이르기까지 봄철 소풍과 현장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야외 학습을 많이 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장학습 장소가 어린이대공원이나 에버랜드 등 주로 놀이공원으로, 어릴 때부터 부모나 친지들과 줄곧 다니던 곳이다. 물론 어린 학생들의 경우 놀이시설이나 볼거리가 많은 놀이공원 등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긴 하다. 며칠 전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작은 아이가 소풍을 간다기에 시내 한 놀이공원을 함께 다녀온 적이 있는데 개선해야 될 점이 많았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장시간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문제였고, 또한 요즘 놀이공원 안은 인파로 북적거려 아이들로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몇몇 아이는 오고가는 차안에서 차멀미까지 해 파김치가 됐고, 공원 곳곳에서는 부모를 잃어 우는 아이, 미아를 찾아가라는 안내방송이 끊이질 않아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 와중에 관람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더미와 놀이기구를 서로 먼저 타려는 어른들의 새치기 모습은 아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졌을지 씁쓸하기조차 했다.
아무리 놀이시설이나 볼거리가 많은 놀이공원 등이 즐기기에는 좋다고 하나 모든 행사가 어린이들의 입장이나 눈높이는 무시된 채 교사나 어른들 위주로 치러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물론 과거에 갔던 곳을 계속 가야 하는 이유는 주변에 딱히 체험학습이나 현장학습을 할 만한 시설이 주변에 흔치 않는 것도 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교육당국과 각 학교에서는 대부분 놀이와 재미위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공원이나 놀이공원 등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제는 재미와 놀이 위주의 하루때우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진정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느낄 수 있고 또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나 시설을 택해 뜻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고심했으면 한다.
대부분 소풍의 본래 취지인 현장 학습 및 자연 관찰 및 보호, 나아가 봉사활동이나 체력 단련 등은 외면한 채 무계획적으로 그저 놀이공원에서 김밥 도시락이나 먹고 자유시간 가지며‘하루 수업 않고 노는 날’로만 인식하고 있는듯해 안타깝다.

늘상 인파가 붐비고 북적이며 틀에 박힌 장소인 놀이 공원이 아니더라도 최근들어서는 서울 시내에도 자연을 느끼면서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다. 이러한 공간을 십분 활용해 본다면 훨씬 알뜰하고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어린 동심과 학생들에게는 더 오랜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컨대 서울시공원녹지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는 서울의 공원 프로그램 및 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본다.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학교, 학급, 가족 단위 등으로 나뉘어 참가하면 된다.

남산 식물 교실, 남산 역사 문화 교실, 월드컵 하늘 공원 자연 관찰회·조류 탐사·환경 교실, 보라매자연 체험 교실, 시민의 숲 어린이 숲 교실, 길동 자연 생태 공원 관찰 교실(야생화, 개구리, 나무), 용산 공원 예술 교실, 영등포 식물 교실 등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며, 참가 희망을 할 경우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에서 (http://parks.seoul.go.kr) 접수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그 외 각 박물관 등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본다.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교사는 혹시나 학생이 이탈할까봐 고함지르며 감시하기에 바쁘고, 반면 학생은 교사의 눈치를 살펴가며 쪼들린 시간 속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녀서야 현장체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놀이시설 하나 타려다가 뙤약볕 아래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고 인파 속에서 짜증섞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자연을 더 만끽하고 친구들과 대화도 하며 그 가운데 자기를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까지 챙겨주는 공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보다 알뜰한 현장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여 바라고 싶은 것은 자치구마다 현장 체험 학습장을 많이 만들어 어린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이곳에 수시로 드나들며 자기가 살고 있는 주변 마을부터 잘 알도록 하고, 진정 자연을 벗하며 제대로 된 야외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도 계획적인 프로그램 마련과 장기적인 면에서는 체험 학습장을 많이 만들어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게끔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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