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원 중인 청계천의 옛 사진과 지도, 복원 과정, 미래의 모습 등을 종합전시하게 될
‘청계천 문화관’의 모습이 확정되었다. 서울시가 우수한 설계안을 선정하기 위해 2003년 서울시 건축상 수상자 7인을
지명초청, 이들이 응모한 작품 중 최종안을 확정한 것. 2005년 9월 완성되어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이
되어 줄 청계천 문화관의 밑그림을 그린 (주)정림건축 박승홍 씨를
만나보았다. |
⊙ 경사로 따라 물 흐르듯
편안하게 관람
넓은 사무실 가득 설계도면과 조감도 등이 펼쳐져 있는 사무실. 청계천 문화관 현상공모 당선작을 설계한 장본인인 정림건축
설계·디자인 부문 사장 박승홍씨(51세, 미국건축사)는 문화관의 가장 주요한 컨셉을 이렇게 설명했다. “청계천 문화관은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과는 다른 개념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박물관이 정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지녔다면, 이곳 문화관은 보다 동적이고
대중적인 성격을 띨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조감도를 꼼꼼히 들여다보니 경사로를 이용, 흐르는 듯한 관람 동선을 선택한 것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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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로턴다'라 불리우는 나선형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듯 청계천 문화관
역시 한층 한층 올라가야 한다거나, 따로 분리된 전시실을 둘러볼 필요가
없죠. 관람객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위층까지 바로 올라간 후 천천히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편안하게 경사로를 따라 내려오며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설계시 가장 고려한 점은 역시 관람객의 동선이었다는
그의 설명이다. | 이같이 '위에서 아래로' 관람한다는 것은 여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사람 중심'의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는 얘기. 실제로 박승홍씨가 짚어주는 조감도를
들여다보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문화관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
"서울의 도시역사, 서울시민들의 삶의 족적이 담길 문화관인만큼 좀더 역동적일 필요가 있었죠.
게다가 이제 복원된 청계천에는 주말을 이용해 나들이 나오는 가족들이 많을텐데, 이들이 문화관을 편안하게 들려갈 수
있었으면 했구요." 이렇듯 그는 청계천 문화관이 시민 누구나 찾아갈 수 있는 흥미롭고 즐거운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
좁고 긴 부지 활용하기 어려워…복원된 청계천 등 주변과 어울려야
문화관의 또 다른 포인트는 1층 도로에 인접해 설계된 카페테리아. 실제로 박승홍씨가 가장
애착을 가진 공간도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카페테리아는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이 더없이 좋을 뿐
아니라 바로 앞에 조성된 녹지 공간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또 굳이 문화관을 둘러보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바깥쪽을 향해 개방되어 있다.
한편 이번 설계시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좁고 긴
문화관 부지를 잘 활용해야 했죠. 게다가 시간까지 촉박했구요.” 좁고 긴 부지에 세워질 문화관의 모습이 행여
생경스러워 보이진 않을지, 게다가 복원된 청계천 등 주변과도 잘 어울려야 했으니 난제라면 난제였던 셈. |
| 그가 평생 역작으로 생각하는 것은 역시 십년지대계라
손꼽을만한 국립중앙박물관. 거의 십년이란 세월을 거쳐 속도 썩고 맘 고생도 많았지만 그만큼 그에겐 가장 마음 속에
담고 싶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거창한 건물을 설계하는 그가 정작 가장 기쁠 때는 다른 무엇도 아닌 가족에게 인정받을
때. 특히 딸아이에게 인정받을 때 그렇게 감동스러울 수가 없었다는 그의 소박한 얘기다.
“청계천
복원이 거론될 때부터 늘 관심을 가져왔죠. 회사와 인접해 있어 복원되면 그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거라 기대도
크구요.” 그 또한 서울시민인지라 청계천 복원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제 예술과 문화, 생활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에 한번에 융화되는 시대가 왔다. 이같은 시대에 청계천 문화관은 복원된
청계천과 함께 서울시민들에게 예술과 문화와 생활을 한번에 접목한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 올 생명력 넘치는 푸른 청계천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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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정림건축 설계·디자인 부문을 맡고 있는 박승홍 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베를린대학,
미네소타 건축대학, 하버드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뉴욕 주립대학 건축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수상경력으로는 Merit Award, AIA, California Council 1999.
Citation, AIA and Modern Healthcare 1999, Honor Award AIA, Santa
Clara County Chapter 1997, Design Award(unbuilt), AIA and Modern
Healthcare 1997 등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Regis Corporation Headquarter
Edina, MN.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UCLA, CA. Kaiser
Permanente, Santa Clara Medical Center, Santa Clara, CA. 국립중앙박물관,
피카디리, 현대해상화재보험 강남사옥, 현대해상화재보험 광화문사옥, 이화여자대학교 조형관, 서울신학대학교 우석기념관,
온누리커뮤니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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