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의 전기 방식 - 직류와 교류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1.29. 00:00

수정일 2004.01.29. 00:00

조회 9,286



시민기자 한우진

올해는 서울시가 정한 대중교통 혁명의 원년(元年)이다. 지하철은 대중교통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교통수단이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편리한 지하철, 가까이 하면서도 몰랐던 지하철의 재미있는 상식들을 소개한다.
필자 한우진 씨는 하이서울뉴스의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철도와 지하철을 아주 좋아하는 철도애호인이다.


지하철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이며, 반드시 전기철도가 아닐 수도 있다고 첫회에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세계최초의 지하철인 런던지하철은 초기에는 증기기관차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하 터널을 증기기관차가 다녔으니, 승객들은 지하철을 한번 타고나면, 옷과 얼굴이 온통 검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기철도가 개발된 이후, 역시 세계의 모든 지하철들은 전기를 이용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도 나라마다 다르며, 우리나라는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직류와 교류이다.

직류와 교류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전지와 가정용 전기를 생각하면 쉽다. 손전등이나 카세트에 들어가는 건전지에서 나오는 직류는 전압이 낮으며(1.5V), 전기가 +극에서 -극으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성질이 있다. 반면 가정용 전기로 쓰이는 교류는 전압이 높고(220V), 전기가 한동안 +극에서 -극으로 흐르다가, 다시 -극에서 +극으로 흐르는 것을 반복한다. 이것을 1초에 60번 반복한다.(60Hz라고 한다)

교류의 장점은 전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전기는 원래 높은 전압으로 보내면, 전선을 흘러가며 손실되는 양이 적은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주변의 산에 있는 송전탑은 34만 5천 볼트(V)라는 초고전압으로 송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류를 쓰면, 일단 고전압으로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한 뒤, 전동차에서 전압을 낮추어서 쓰면 되므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압을 낮추려면, 전동차마다 변압기를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철도처럼, 노선이 길어서 손실이 크고, 열차가 많지 않을 때는, 손실이 적으며, 변압기가 적게 필요한 교류가 유리하고, 반면 지하철처럼 노선이 짧고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경우에는, 차라리 대형 변압기를 하나만 갖추고, 미리 낮은 전압의 직류를 전동차에 보내는 게 나은 것이다. 거리가 짧아 손실이 많지 않은데다, 변압기 개수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기철도에서는 철도청 전철은 교류 25000V(볼트)를 사용하고, 지하철은 직류 1500V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서울지하철과 철도청이 공동으로 운행하는 구간에서는 서로간의 전기방식이 맞지 않는 문제점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구간이 1호선 남영-서울역, 청량리-회기 구간이며, 또한 지난 회에서 꽈배기굴이 설치되어 있다고 말한 4호선 남태령-선바위 구간도 이런 구간이다.

즉 이 구간은 직류 1500V와 교류 25000V가 만나는 구간이다 보니, 일정구간 전동차 지붕위의 전깃줄(전차선이라고 부른다)을 만나지 않게 구분해두었다. 즉, 전기를 절연시켜둔 구간이라고 하여 ‘절연구간’ 이라고 부른다.

한편 절연구간을 달리는 전동차들은 직류와 교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전동차이며, 절연구간을 달릴 때는, 전기의 공급을 잠시 끊고, 관성으로 달리게 되며, 차내의 조명은 배터리를 이용하게 된다. 남영-회기 구간에서 항상 형광등이 반정도만 켜지는 이유가 바로 절연구간 때문인 것이다.

이렇게 직류와 교류가 나누어진 것은 좀 안타까운 일일수도 있지만, 어차피 서울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다행한 것은, 1호선 절연구간처럼 30년 가까이 운행되어 오면서도, 큰 사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하철이 안전에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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