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왕궁수문장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3.08.29. 00:00

수정일 2003.08.29. 00:00

조회 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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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고민정




조선시대 왕궁에 수문군이라는 군대가 있어 궁궐문을 개패, 경비, 순찰하는 업무등을 수행하였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수문군이 교대하는 의식을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1996년부터 재현해오고 있는데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왕궁수문장 교대 의식에 초등 4~6학년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다고 하여 저의 딸 나연이가 참가하게 되었지요.

나연이는 14일 오전엔 교대의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빠선생님들께 배우며 연습하고, 오후엔 옷을 갈아 입고 마지막 교대의식에서 정7품의 승정원 주서로써 맹 활약(!)을 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 무더운 날씨에 햇빛 아래서 연습하고 아주 잠깐 (연습한 시간에 비해)참여하였기에 다음엔 안하고 싶다고 말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연이는 전혀 힘들지도 않고 매우 재미있고 계속하고 싶다며 이런 체험에 참가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욕심으론 직책은 낮으나 가장 역할이 많은 수문장이 부러운데 그 아인 자기의 직책이 가장 높다며 즐거워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아이들도 자기가 맡은 역할과 상관없이 모두 만족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들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든 내색 안하시고 아이들과 장난도 치시고 대답도 잘 해주시고 모든 행사가 끝난 후엔 아이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씀도 넉넉히 해주셨습니다. 왕궁 수문장 교대 의식 체험이 아이들에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툴지만 해냈다는 기쁨과 선생님의 격려가 힘이되어 더욱 즐거운 체험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문장은 남자 어린이만 할 수 있다고 단정한 것입니다. 군대체험도 소방관체험도 모든 남녀 어린이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처럼 이 것 또한 옛 조상들이 행했던 의식을 체험한다는 개념으로써 여자 어린이에게도 당당히 수문장이 될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두번 째 날인 15일은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덕수궁을 돌며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여러 곳을 다녀 보았지만 이번 처럼 열성적으로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 선생님은 처음 만난것 같습니다.

덕수궁에 대한 설명부터 책에서 읽지 못한 재미난 이야기까지... 오전, 오후 긴 시간이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덕수궁 견학으로 인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보다 영토는 작으나 우리조상들의 능력과 힘은 매우 크다는 것을 확실히 마음으로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한글과 가야금과 궁궐등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를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시당하고 있는 국악이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멋이다고 아름답다고 칭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먼저 내 것을 사랑한다면 우리문화도 더욱 빛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 이번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에 동행하다가 제가 애국자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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