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한여름밤 영화를…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3.07.31. 00:00

수정일 2003.07.31. 00:00

조회 3,119

시민기자 고민정

→ 7월 22일부터 시작인 <한 여름밤 좋은 영화 감상회>는 첫째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23일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녁 7시, 남편과 아이와 함께 돗자리와 간식을 챙겨 들고 뚝섬 시민공원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리를 꽉 메우더군요. 우리는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푸른 하늘 바라보며 삶은 고구마를 먹었지요. 왠지 자연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으며 편안히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키다리 복장의 아저씨가 돌아다니며 풍선으로 강아지도 만들어 주고 함께 즉석 사진도 찍어주는 모습이 보이는거예요.
남편과 아이도 사진 한 장 부탁하여 찍어 받아들고는 사진을 바라보며 서로 자기가 잘 나왔다고 실갱이를 했지요.

저는 날씨가 좀 쌀쌀해 필요없겠다 싶었지만 기념이다 싶어서 부채를 나누어 주는 곳으로 가며 그들의 모습에 웃음지었습니다. 물론 부채도 받았지요. 또한 간단한 설문조사에 응한 후 필름으로 만든 책갈피도 받고요. 부채를 나누어주는 곳 옆에선 디지털 영상편지 만들기를 하였는데 몇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군요. 마음은 해 보고 싶은데, 왠지 쑥스러워 그냥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얼마 후 오프닝 콘서트로 타악그룹이 나와 힘찬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저의 아들은 즉석에서 북채를 만들더니 땅을 북 삼아 따라하더군요.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아들의 행동은 저에겐 참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 후 영화 평론가가 나와서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절간의 만우절>이라는 단편영화를 상영한 후 <오세암>을 상영했습니다.

<오세암>은 에니메이션이라 그런지 아이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보더군요. 한 참을 보는데 옆에서 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하고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보았는데 그 아이의 양쪽 눈가에서 눈물이 주루룩 흐르더군요. 아이의 말로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저절로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올까 말까 망설이다가 왔는데 ...답답한 극장안에서 혹시나 아이가 떠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온 가족이 한 자리에서 편안하게 웃고 울며 이야기도 나누고, 여러가지의 이벤트로 지루하지도 않고... 정말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가족은 내일 한강에 또 다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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