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사랑의 옷 갈아입기 등 노숙자 겨울대책 마련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3.11.17. 00:00

수정일 2003.11.17. 00:00

조회 2,885



서울의 노숙자 2천 690명, 그중 거리노숙자는 540명에 달해

아침 저녁으로 부쩍 기온이 떨어져 올해는 여느 해보다 빨리 겨울이 찾아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옷깃을 여미며 귀가를 서두르게 되는 저녁,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등 대표적인 서울의 노숙자 밀집지역들에 찬 바람을 피하느라 노숙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현재 서울의 노숙자 수는 2천690명. 지난해 같은 기간 2천760명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노숙자 쉼터 등에 입소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거리 노숙자’는 지난해 415명에서 540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저녁9시~새벽1시 합동상담팀이 거리상담 펼쳐

또 한번 추운 겨울을 겪어야 할 노숙자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동절기 노숙자대책을 마련하는 등 서울시가 발벗고 나섰다.
특히 동절기인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노숙자들의 동사에 대비하기 위해 쉼터로 입소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에서는 매일 저녁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서울시 공무원과 전문상담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상담팀이 야간상담을 벌여 거리 노숙자들을 ‘자유의 집’ 등 노숙자 쉼터에 입소시키고 있다.
내달 중순에는 2박3일간 거리 노숙자들이 합숙시설에서 함께 지내는 ‘노숙자 희망갖기’ 행사를 펼쳐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상담을 실시, 쉼터 입소를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현재 운영하는 쉼터는 '자유의 집'과 '희망의 집' 등 74여 개로 노숙자들에게 무료 숙식과 취업을 위한 상담, 자립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맨 먼저 입소하는 ‘자유의 집’은 일명 중간의 집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입소 후 상담을 통해 적절한 쉼터로 안내되는 중간 기능을 하기 때문.
희망의 집은 노숙자의 연령, 종교, 성별, 장애, 가족 등 개인별 특성에 따라 나뉘며, 대체로 10명에서 30명 정도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냉온탕 갖춘 목욕탕·무료진료 제공

노숙자들이 편안하게 목욕할 수 있는 목욕탕이 생긴다.
설혹 목욕비가 있다 하더라도 노숙자들이 일반 목욕탕을 이용하기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점을 감안, 온탕에서 몸을 담그며 따뜻하게 목욕할 수 있는 10평 규모의 목욕탕이 남대문 쪽방밀집지역에 설치된다.
온탕, 냉탕, 샤워시설 등을 갖춘 목욕탕 한켠에는 빨래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구비되어 있어 노숙자들이 목욕을 하는 동안 빨래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용은 12월부터 가능하다.
지금까지 간단한 샤워나 빨래를 해결해 온 노숙자 간이시설인 드롭인센터 2곳과 쪽방상담소 5곳의 목욕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노숙자들의 경우 일반인들에 비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의료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역 앞에는 무료진료소를 설치해 의료봉사단체의 이동진료도 적극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거리 노숙자를 대상으로 1차 진료를 실시한 후 희망자에 한해 중증환자는
국·공립병원에 입원치료하는 등 증상에 따라 안내한다.
자치구 보건소, 지하철 공사, 시설관리공단 등에서는 노숙자들이 밀집하는 지역에 대한 방역활동도 강화한다.

한편 12월과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민간업체의 후원을 받아 노숙자들에게 깨끗한 옷을 전달하는 ‘사랑의 옷 갈아입기’ 행사도 마련되어 겨울철 노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계속 펼쳐질 계획이다.

24시간 '드롭인센터' 아세요?

쉼터와는 달리 운영되고 있는 ‘드롭인 센터 drop-in center’는 일종의 하룻밤 숙소인 셈.
종래의 쉼터와는 달리 한곳에서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에 따라 식사와 숙박, 목욕 등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일시적인 노숙자 보호시설이다.
40평 규모로 하루 평균 30∼40명의 노숙자들이 찾아와 허기와 찬 이슬을 피하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24시간 운영하는 드롭인 센터는 지난 해 11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각각 180여 명,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서울역 인근 건물 80평과 영등포역 인근 건물 40평을 임대하여 만들었다.

드롭인 센터가 노숙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롭다'는 점. 서울역 인근 드롭인센터에서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노숙자들은 밖에서 잠을 자다 보니 잘 씻지 못하고 빨래하기도 어렵죠. 이곳에서는 샤워나 빨래를 할 수 있고 잠을 잘 수도 있어요. 또 라면 등 간단한 저녁식사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쉼터처럼 제한을 두지 않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시설을 개방하고 있지요"라고 말했다.
또한 재활상담, 심리치료, 최소한의 응급구호를 비롯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희망의 집 등 노숙자 쉼터와 긴밀히 연계해 노숙자들이 가급적 시설로 입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이서울뉴스 / 이현정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