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쉼터 '중계근린공원'…직거래 장터부터 공룡 구경까지!
발행일 2020.07.08. 10:01
노원구 지역민들의 힐링 쉼터로 손꼽히는 중계근린공원. 도심 속 공원들이 흔히 그러하듯 잘 가꾸어진 나무와 식물들, 그리고 아늑한 휴식 공간이 어우러져 누구나 부담없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주변에는 소규모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일상 생활 도중 짬짬이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서울 노원구 동일로에 위치한 '중계근린공원' ⓒ강사랑
인근 마트에 들렀다가 한숨 돌리고자 공원을 찾았다. 평소와 달리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하다. 확인해보니 공원 광장 한가운데에 직거래 장터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 처음으로 보는 야외 직거래 장터이기에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강원도 직거래 장터 '굴러라! 감자원정대' ⓒ강사랑
장터 입구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열 체크를 실시하고 있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인만큼 생활방역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터. 열 체크와 아울러 손소독제 사용을 권하며 개인 마스크 착용과 간격 유지 등을 열심히 당부하는 모습이었다.
생활방역을 철저히! ⓒ강사랑
부스를 쭉 들러보니 대부분 춘천시, 속초시 등 강원도 대표 지역에서 올라온 농가와 점포들이다. 직거래 장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거나 중간 유통 단계를 한 번만 거쳐 거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굴러라 감자원정대’ 직거래 장터는 21곳의 점포가 참여하여 횡성한우 특장차를 포함해 총 36개의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중계근린공원에서 진행된 직거래 장터의 모습 ⓒ강사랑
필자는 이 행사가 일회성 행사인지 궁금했다. 안내부스를 찾아가 행사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 풀어보았다.
강원도경제진흥원 홍원기 팀장은“강원도 직거래 장터는 강원도가 주최하고 노원구가 후원하는 행사로, 도시와 농촌 간의 교류를 위해서 지난 2011년부터 봄철마다 중계근린공원에서 개최되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무한 연기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지역 농가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고심 끝에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되는 농산물과 지역 특산품의 질이 좋고 값이 싸서 해마다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왔다”며 “이번 행사는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거래 장터는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강사랑
본격적으로 장터에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횡성전통시장의 푸른초원농장, 강릉중앙시장의 보금상회, 정선아리랑시장의 산야초 등 장터에 참여한 지역 농가들의 면면이 다양하다. 마늘, 들기름, 참기름, 건어물, 버섯, 된장 등 강원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특산물 170여 품목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모습이다. 장터를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많은 강원도 햇감자 같은 경우에는 오전에 이미 동이 나서 구할 수가 없었고, 대신 갓 쪄내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옥수수를 구매했다.
갓 쪄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강원도 찰옥수수 ⓒ강사랑
원주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으로 직거래 장터 현장에서 쪄내어 판매하기에 강원도 찰옥수수의 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었다. 횡성한우 특장차에서는 한우 고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서 반가웠다. 장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었는데, 일부 할인 품목을 제외하면 카드 결제도 가능해서 편리하게 장을 보았다.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지만, 직거래 장터의 묘미란 노점에서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즐기는 분위기가 아닐까.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장터 내에 노점이 마련되지 않았다. 작년에는 강원도 아바이 순대 등 유명한 지역 먹거리 노점들이 마련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모쪼록 내년에는 코로나 사태가 소강되어 직거래 장터 본래의 활기를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중계근린공원 강원도 직거래 장터가 지난 25~27일 성황리에 열렸다. ⓒ강사랑
오랜만에 직거래 장터에서 이것저것 장을 보았더니 짐이 더 늘어났다. 휴식이 필요해서 시끌벅적한 장터를 벗어나 비교적 조용한 공원 안쪽으로 발걸음했다. 공원은 성인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이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뛰고 달리며 신나게 노는 놀이 공간이다.
유·초등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를 지나쳐 조금 더 걸어들어가면 거대한 공룡 조형물이 서있는 테마파크가 눈에 들어온다. 목을 뒤로 젖혀야만 시야에 담을 수 있을만큼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조형물 앞에는 40억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보는 지구 진화사가 적혀있는 안내판이 서있다. 지구, 공룡, 진화 등등 질문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아이들에게 체험 학습의 공간으로 나무랄 게 없다.
티라노사우르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공룡 조형물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강사랑
조경에 세심한 공을 들인 중계근린공원은 천천히 걷다보면 독특한 조형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조형물은, 1등만을 최고로 여기는 현대 직장인들의 심리를 풍자한 것으로 주변에 버려진 것처럼 놓여있는 숫자 2와 3의 의미도 사뭇 의미심장하다. 중계근린공원의 화장실 역시 사과를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 내 실버카페 안에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여기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느긋하게 걸으며 둘러볼수록 숨은 매력 포인트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눈에 띄는 중계근린공원 조경시설 ⓒ강사랑
공원 내 노원 실버카페 모습. 영화 ‘수상한 그녀’의 촬영지이다. ⓒ강사랑
한편 서울시는 현재 ’서울도시공원 콘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 도시공원 콘테스트는 서울시 소재 도시자연공원구역 중, 우선하여 공원 조성 및 보전과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시민들이 추천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이다.
‘서울도시공원 콘테스트’ 포스터 ⓒ강사랑
수상작은 서울시의 도시공원 추진 업무에 활용되며, 매입타당성을 검토하여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한 민간차원의 보전활동이 추진된다. 응모자격은 도시공원 보전에 관심이 있는 개인, 단체, 기관 모두 가능하다. 응모기간은 오는 7월 31일까지. 더욱 자세한 사항은 서울 도시공원 콘테스트 운영사무국 한국내셔널트러스트(070-5118-2816)로 문의하면 된다. ☞ 서울 도시공원 콘테스트 내용 자세히 보기: http://mediahub.seoul.go.kr/gongmo/1283101
우리 일상 속 도시 공원들이 보전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강사랑
오랜만에 찾은 도심 속 공원에서 일상에 필요한 쉼과 활력을 모두 얻어간다. 중계근린공원은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조용히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이었다가 각종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활력 넘치는 소통과 만남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다.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도시 공원들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전되기를 바란다.
■ 중계근린공원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229 노원구민회관
○ 교통 : 지하철 7호선 하계역 6번출구(도보 6분), 중계역 4번출구 (도보 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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