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걷기 좋은 길! 노원 '충숙근린공원'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0.06.17. 11:06

수정일 2020.06.17. 17:48

조회 2,866

노원구 하계동 서울시립과학관 바로 옆에 1988년 4월 20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70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문신 충숙공 이상길 묘역이 있다. 묘역과 그 주변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충숙근린공원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다. 충숙공의 충절도 느끼고 숲속에서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하계동 주민들에게 보배 같은 공간이다.

충숙근린공원 표지석

충숙근린공원 표지석 ⓒ최병용

충숙근린공원이라는 이름만 듣고는 동네에 작은 공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묘역 안내도를 보니 왼편에 사당이 자리잡고 있고, 중앙에 묘역, 우측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충숙공 이상길이 생전에 거처했던 동천재는 조선시대 사대부 기와집의 전형으로 보인다. 기와의 수려한 곡선과 오랜세월을 버텨온 나무 기둥, 흑과 백이 잘 조화를 이룬 건물로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동천재 앞의 솟을대문은 조선시대 사대부집의 권위의 상징이다. 대문이 집안 건물과 수직으로 놓여 있어 적당히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역할도 한다. 반면에 주변의 담장을 낮게 만들어 마을과 소통의 공간으로 열려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천재(지방문화재 70호)

동천재 ⓒ최병용

동천재의 솟을대문

동천재의 솟을대문 ⓒ최병용

충숙공 묘역은 홍살문, 신도비, 묘역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왕릉에서 보던 신성한 구역임을 표시하는 홍살문이 사대부 묘소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신도비는 임금이나 사대부의 평생업적을 기록하여 그의 묘 앞에 세워두는 것으로, 이 비는 조선 중기의 문신인 이상길 선생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이상길 선생은 선조 18년(1585)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인조 때에는 공조판서를 지내기도 하였으며,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조정의 명을 받아 영위사가 되어 80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강화도에 들어갔다가 청나라 군대가 강화도로 몰려오자 아들에게 뒷일을 부탁한 뒤 자결로 생을 마쳤다. 이러한 그의 충절을 기려 ‘충숙공(忠肅公)’이라는 시호가 내려졌고 좌의정에 추증되었다. 비는 사각의 받침돌 위로 비몸을 세우고, 지붕돌을 얹은 모습으로, 조선 중기의 양식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비문은 성균관제주였던 송시열이 짓고, 글씨는 송준길이 썼다.

충숙공 신도비

충숙공 신도비 ⓒ최병용

여성안심화장실과 쉴 수 있는 파고라가 많이 있다.

여성안심화장실과 쉴 수 있는 파고라가 많이 있다. ⓒ최병용

충숙공 묘역을 주변으로 충숙근린공원이 아름드리 나무로 잘 조성되어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여성 안심화장실도 있고 공원 주변으로 앉아 쉴 수 있는 파고라, 벤치 등이 놓여 있어 오다가다 쉬기 좋다.

충숙근린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1분 거리인데 이토록 짙은 녹음을 드리우는 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숲길이 나온다. 나무의 색이 가히 예술이다.

충숙근린공원

충숙근린공원 ⓒ최병용

충숙공원 어린이 놀이터

충숙공원 어린이 놀이터 ⓒ최병용

시원한 그늘 속에 어린이 놀이터도 보인다. 코로나19로 집에만 갇혀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찾으면 좋겠다. 놀이터 곳곳에 하트 문양이 새겨져 있어 아이들이 행복한 놀이터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복합운동기구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 숲에 앉아 피톤치드만 마셔도 건강에 좋을 것 같은데 운동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니 시민들 건강관리에 최고의 공간이다. 운동삼아 찾은 시민들이 곳곳에 많이 보인다.

복합운동기구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복합운동기구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최병용

근린공원을 지나니 충숙공 묘역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나온다. 누군가 새벽에 나와 빗질을 한 듯 낙엽 한 장 길에 떨어진 게 보이지 않는다. 어림잡아 300m 정도 되는 길이 정말 깨끗하게 빗자루질이 되어 있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충숙공 묘역을 뒷편에서 바라볼 수 있다. 동천재, 충영각 지붕 기와의 수려한 곡선과 아파트 단지가 묘하게 조화롭게 느껴진다. 묘를 바라보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아파트 단지로 유일할 듯 하다. 

빗자루질이 되어 있는 둘레길

빗자루질이 되어 있는 둘레길 ⓒ최병용

뒷편에서 바라본 충숙공 묘역

뒷편에서 바라본 충숙공 묘역 ⓒ최병용

충숙근린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 약 500m 정도 되니 여름에도 운동삼아 걷기 좋은 거리다. 게다가 햇빛을 거의 받지 않는 운동기구 시설과 어린이 놀이터, 숲이 주는 청량감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충숙근린공원 안 가볼 이유가 없다!

충숙근린공원 안내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한글비석로 168(하계1동 255)
○ 교통 : 지하철 7호선 하계역 2번출구 > 도보 14분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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