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중랑천 환경센터
발행일 2020.03.31. 09:23
어느덧 봄기운이 따스하게 감도는 춘삼월이다. 집 근처 뒷산에는 분홍 진달래들이 무리 지어 만개했다. 지인들과 놀러 다니며 다시 찾아온 봄을 만끽하고 싶지만 코로나19가 소강될 때까지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터. 하지만 사나흘이 넘도록 계속 집에만 있자니 몸도 마음도 축축 늘어진다. 어려운 때일수록 건강 유지에 힘써야 하는 법. 가볍게 걷기 운동을 하러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랑천으로 향했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하여 의정부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 중랑천(中浪川). 따뜻한 봄 날씨 덕분에 중랑천의 풍경도 평소보다 활기가 넘친다. 걷거나 뛰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하천을 따라서 걷고 또 걷다 보니 땀이 가볍게 서렸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저만치 언덕 위에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6년 개관하여 중랑천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랑천 환경센터’이다.
서울시 노원구 덕릉로 430에 위치한 노원구립 '중랑천 환경센터' ⓒ강사랑
중랑천 환경센터는 중랑천을 통과하는 지방자치 단체 중에서 유일무이한 하천 환경교육센터이다. 중랑천의 생물종 다양성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물 자원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환경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자발적 주민참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1층 전시관 전경 ⓒ강사랑
건물 안에 들어서면 다양한 전시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1층 전시관은 ‘하천유역 체험존’으로 중랑천 이야기와 건강한 물의 순환, 중랑천 라이더, 빗물시스템 쇼룸 등으로 꾸며졌다. 중랑천 전 구간을 지도를 통해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중랑천의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을 위한 노력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물의 순환구조를 일러스트로 구성한 코너에서는 센서와 조명을 이용하여 누구나 알기 쉽게 물 순환의 전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랑천 바이크 코너가 눈에 띄는데, 고정형 자전거를 이용하여 특수촬영한 중랑천을 현장감 있게 달려볼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다.
천 그림이야기 극장 모습 ⓒ강사랑
이야기 극장에 활용되는 각종 교구들 ⓒ강사랑
천으로 된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 극장'도 흥미를 끈다. 유아 6세 이상 아이들이 생태 역할극과 놀이를 통해 하천의 생태를 학습하는 ‘위기의 동물이 살아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중랑천 환경센터 김성희 교육팀장은 “중랑천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요. 어린이 참가자가 맹꽁이, 흰목물떼새, 표범장지뱀 등 멸종 위기 동물을 표현한 망토와 모자를 쓰고 역할극을 하면서 생물종 다양성의 중요함을 배우는 것이지요.”라고 전했다.
물 순환 퍼포먼스 코너 ⓒ강사랑
전시관 2층은 빗물 순환 체험, 생활 실천 물 절약, 셀프카페 물드림 등 '물 절약 체험존'으로 꾸며졌다. ‘함께 실천하는 물절약’ 코너에서는 지구상 물의 양과 물 절약의 필요성을 재미있는 전시물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물 순환 퍼포먼스’ 코너는 빗물의 순환을 전통 가옥의 펌프 형태로 구현하여 호기심을 자아낸다. 펌프질을 하면 지붕 조형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데, 이를 통해 빗물이 지하수와 생활용수가 되는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야외 공연 무대. 주로 여름에 활용되는 장소이다 ⓒ강사랑
이 같은 물 절약 시스템은 중랑천 환경센터 건축물 자체에 적용되었다. 4.8톤 용량의 빗물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하여 버려지는 빗물을 재활용함으로서 수돗물 소비량을 줄이고 하수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등 수질 조건과 에너지 절약 효과를 갖춘 것이다. 또한 1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 LED 조명, 3중 유리 창호도 설치하여 친환경 건축물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물 사랑 환경교실 모습 ⓒ중랑천 환경센터
수생태 체험 교실 모습 ⓒ중랑천 환경센터
중랑천 환경센터 상시 프로그램 중 ‘물사랑 환경교실(기초, 심화)' , '수생태 체험교실', '위기 동물이 살아있다' 등 5개 교육 프로그램은 환경부 우수 프로그램으로 지정될 만큼 우수한 내용을 자랑한다. 환경부가 3년에 한 번씩 지정하는 '우수 환경 교육 프로그램 지정제'는 환경 관련 프로그램의 친환경성과 우수성, 안전성 등을 인증하는 제도다. 작년 평가에서 중랑천 환경센터는 자원관리, 지도자의 전문성, 활동 공간 및 안전 관리 실태 등 여러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누에고치를 관찰하며 천연염색, 액자공예, 실 뽑기를 체험할 수 있는 ‘누에는 요술쟁이’, 우유팩으로 업사이클링을 체험하여 자원이 순환되는 방법을 익히는 ‘인싸되는 업사이클링’, 장화를 신고 족대를 들고 직접 중랑천에 들어가 물고기를 접하는 만나는 ‘어린이 도시어부’, 모래와 빛으로 맑은 물 중랑천을 상상하고 그려보는 샌드아트 프로그램 ‘모래요정 손가락 그림’ 등 흥미진지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중랑천환경센터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모집하며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중단된 상태로, 이후 정부 지침에 따라 프로그램을 재개할 예정이다.
독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 ⓒ강사랑
이 밖에 중랑천 환경센터는 청소년들에게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중랑천 수질 및 생태 현황 조사에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덕분에 청원고등학교 과학 동아리의 경우 ‘제18회 한국 강의 날 대회’ 본선에서 청소년 물 환경 분야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또한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모임과 연대하며 중랑천 보호 활동에 힘쓰는 등 중랑천 지킴이로서 꾸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귀중한 생태계와 수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중랑천 ⓒ강사랑
센터를 둘러보고 나니 중랑천의 풍경이 새롭게 느껴진다. 지역민들의 쉼과 재충전의 장소이자 귀중한 수자원이면서 아름다운 생태계를 간직한 장소인 것이다.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재앙에 직면하고 있는 시대, 잦은 홍수와 가뭄의 피해로 기후 난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보다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목표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우리의 소중한 수자원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 때, 중랑천 환경센터가 보여주는 행보가 반갑고, 고맙다.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환경 교육의 장으로, 하천 생태계 복원의 구심점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고대한다.
■ 중랑천 환경센터 소개
○ 소개 : 중랑천의 수변생태와 물의 순환, 절약 등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하천 환경교육 센터
○ 위치 : 서울특별시 노원구 덕릉로 430(상계동 767-8)
○ 관람시간 : 화요일~일요일 10:00-17:00
○ 휴관일 : 월요일, 공휴일, 설 및 추석 연휴기관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2-938-9520-1
※ 현재 코로나19로 인하여 임시 휴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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