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발걸음 잠시 멈춰보세요! 힐링되는 지하철역 4곳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0.01.07. 16:03

수정일 2020.01.07. 18:00

조회 5,314

세찬 바람이 시린 겨울이다. 더불어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니 외출이 꺼려진다. 이런 겨울날, 친구와 지하철역에서 만나 멀리 나가지 않고 역사 내에서 즐길 곳은 없을까? 또 혼자 지하철을 이용할 때,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쉬어가기 좋은 역을 찾아가봤다!

1.야외처럼 환한 지하철 '종각역' 태양의 정원

종각역 지하철 역사 내에 위치한 '태양의 정원'

지하철역 속 오아시스 태양의 정원 ©김윤경

얼마 전, 새롭게 단장한 ‘종각역 태양의 정원’. 주위를 지나다 전화로 약속장소를 ‘종각역 태양의 정원’으로 하자는 시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난해 12월 13일 개장했지만, 이미 꽤 알려진 듯했다. 서점 옆 비어있던 유휴공간이 태양광 에너지를 받은 식물이 가득한 곳으로 변모했다. 예전 다른 행사로 찾았을 때는 그저 빈 공간이었던 곳이 이제는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태양의 정원 천장을 보니, 천장 거울에 반사되어 보이는 나무와 꽃이 조화를 이루고있다.

 나무와 꽃이 조화를 이루어 반사된 천장이 아름답다 ©김윤경

도심 지하철역 내에서 유자와 레몬이 달린 나무를 본다는 건 뜻하지 않은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지상에 설치된 8대의 집광부를 통해 빛을 받는다. 물론 여전히 식물에 공기를 통하게 하는 것은 숙제다.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지상에 8대의 집광부를 설치해 지하로 빛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지상에 설치된 8대의 집광부 ©김윤경

담당자는 “지하에서 식물이 지속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무엇보다도 지하철역 유휴공간이 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으로 재탄생 할 수 있어 뿌듯하다.” 고 말했다. 자연채광기술과 스마트 유지관리로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 조도를 확보하며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신속한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태양 추적 시스템으로 0.06도 이하의 정밀 추적이 가능하다. 태양광 전송 기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빛을 이용한 감성조명을 조성할 계획이며 라이트 캐노피를 통해 차별화된 시각적 쾌적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조명을 연출한다.

종각역 내부에 초록한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울창하고 푸르른 식물들이 가득하다 ©김윤경

물론 태양광 에너지로 정원을 꾸민 역은 종각역이 처음은 아니다. 옥수역에서도 태양광 에너지 정원이 있다. 옥수역에 비하면 식물의 크기와 규모가 훨씬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종각역 태양의 정원 내에 청년드르이 공간이 되어줄 곳

청년들의 공간이 될 곳 ©김윤경

부스들로 채워진 공간은 중구청과 협의를 이루어 청년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바로 앞 서점에서 책 한권을 사서 앉아, 커피 한 모금 마신다면 어느 숲도, 어느 도서관도 부럽지 않으리라 싶다. 더욱이 실내라 춥거나 더울 때 더 찾게 되지 않을까? 또한, 화려한 육각형 모양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찬란한 빛에 눈이 부셔, 잠시 이곳이 어디인지 잊을지도 모르겠다.

육각형 모양으로 반사되는 거울이 붙어있는 천장, 화려함에 시선을 강탈한다

육각형 모양의 천장이 시선을 강탈한다 ©김윤경

2. 역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 '녹사평역' 

고개를 들어 바라만 봐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온것 같은 느낌이다

고개를 들어 바라만 봐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윤경

녹사평역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역 자체가 예술로, 지붕 없는 미술관과 같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을 표방했다. 또한 이곳은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부터 관람 안내판을 보니 마치 전시관에 온 느낌이다

에스컬레이터 입구부터 관람 안내판을 보니 마치 전시관에 온 느낌이다 ©김윤경

역 전체가 빛, 숲, 땅 등 층별 주제에 맞게 6개의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했으며, 지하 40m 아래 식물정원을 조성했다. 담당자 말에 의하면 기존의 지하철역에 쓰인 색과 다르도록 색 구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시민들이 오고 가며 다채롭게 구경 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개찰구를 이동시켜 시민이 더욱 편리하게 역 내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개찰구를 이동시켜 시민이 더욱 편리하게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김윤경

배려 중 또 다른 하나는 개찰구의 위치를 지하 1층에서 4층으로 옮겼고, 보증금 환급기 옆에 식물을 놓았다. 어디에 앉아 있어도 식물이 근처에서 은은한 향을 내며 미술작품이 보인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승강장 도어에 걸린 미술작품을 감상한 뒤 지하 4층, 천장에 매달린 ‘녹사평 여기…’ 라는 작품은 꼭 보고가자. 여러 색깔의 실들이 코바늘로 어우러져 은은한 모습을 연출한다.

숲 갤러리 빈백소파에 누워 책을 읽는 것도 즐거워보인다

숲 갤러리 빈백소파에 누워 책을 읽는 것도 즐거워 보인다 ©김윤경

특히 이곳에서 좋았던 두 공간을 뽑으라면 지하 4층, 빈백소파에 누워 대나무 숲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숲 갤러리'와, 녹사평역을 크게 가로지르는 빛의 대향연인 ‘댄스 오브 라이트(Dance of Light)’를 추천한다. 이 빛의 향연을 자세히 보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면서 위쪽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이곳이야말로 녹사평역 미의 정점이다. 아침, 낮, 저녁 모든 시간대에 빛이 들어오며 자연과 함께 역 안의 분위기가 바뀐다. 이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면 마치 어딘가로 이끌려가는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멋진 역인 만큼 영화나 드라마 촬영도 많았고, 10월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공간에서 피로를 풀어주는 식물과 마주할 수 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피로를 풀어주는 식물과 마주할 수 있다. ©김윤경 

지하 3층은 35m의 지하정원이다. 깊은 지하에 숨겨진 정원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행운이다. 자연광을 그대로 담은 쉼터에는 푸른 풀 무성한 녹사평(錄莎坪)이 물씬하다. 통로는 ‘흐름’이라는 비디오 아트가 설치되어 있어 가는 발을 멈추게 한다. 지하 1층 ‘반짝 정원’에서는 여러 전시를 만나게 되며, 종종 식물에 관련한 이벤트와 포럼 등의 행사를 벌인다. 현재 녹사평역은 용산기지 둘레길 투어의 출발지이자, 생태 가드닝 프로그램이 열리고, 지하 예술축제나 글쓰기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이며 앞으로 용산공원을 잇는 길이 된다.

3. '동대문역사공원(DDP)역' 스트레스 프리존

시선을 끄는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 있는 동대문역사공원역

시선을 끄는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 있는 동대문역사공원역 ©김윤경

동대문역사공원(DDP)역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색감을 가진 공간들이 있다. 승강장에도 있지만 알록달록한 색감을 제대로 즐기려면 지하2층으로 가보자. 지하철 4호선과 5호선을 갈아타기 위한 공간에 놓인 스트레스 프리존이다. SFD (stress free design)라고 쓰인 글자가 눈에 띈다. 글씨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만큼 예쁜 공간이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하며 충전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 수치도 알아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존

스트레스 수치도 알아보며 휴식도 취할 수 있다. ©김윤경

무엇보다도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해볼 수 있어 편리하고 신기하다. 2018년 서울시 주관,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며, 2호선 동대문역사공원 승강장 내에도 마련되어 있다. 

승강장 안에서도 만나 볼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 부스

승강장 안에서도 만나 볼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 부스 ©김윤경

시각적인 자극으로 역의 분위기가 아기자기하다. 톡톡 튀는 색감 덕분에 공간이 눈에 확 들어오기에 급할 때 도움이 되니 일거양득이다. 부스는 일인석, 다인석으로 구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4. '충무로역' 영화의 길

충무로 역 안에 마련된 충무로 영화의 길

충무로역에 있는 충무로 영화의 길 ©김윤경

영화의 중심지답게 충무로역 지하 1층 개찰구 안쪽에는 ‘오!재미동’이란 영상센터가 있다. 책도 있고 영화도 볼 수 있어 좋다. 조용히 독서와 공부를 하며 핸드폰 충전도 가능하다. 충무로 영상센터는 서울시가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2007년 조성한 공공미디어센터로 현재 (사)서울영상위원회가 맡고 있다, 서적이 있는 아카이브와 각종 작품전시실, 창작지원실, 소규모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과 영상제작 교육 등이 진행되는 교육실, 온 동네를 아우르고 보살피는 사무실, 회의실, 편집실 등이 있다. 또한 촬영장비 및 간단한 조명 및 녹음장비 등이 대여가 가능하다. 특히 독립영화에 한해서는 촬영장비 및 편집 장비를 70% 할인 지원하고 있다. 누구나 DVD 와 책을 무료로 즐길 수 있기에 평일에도 여러 시민들이 들렀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외부로 반출, 대여가 되진 않으니 실컷 읽고, 보고 가면 좋겠다. 

더킹, 판도라, 택시운전사 등 잘 알려진 영화의 포스터들이 친근해보인다

잘 알려진 영화들의 포스터가 친근하다 ©김윤경

바로 위, 지하 2층으로 가면 충무로 영화의 길이 나온다. 충무로에서 영화로 유명세를 누린 배우의 캐리커처나 영화 포스터가 장식돼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일요일을 포함한 모든 공효일은 휴무이다.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7호선에서 디지털시민안전체험관 및 홍보관을 이용하면 유익하다

7호선에서 디지털시민안전체험관 및 홍보관을 이용하면 유익하다. ©김윤경

이외에도 독립운동 테마를 가진 안국역, 디지털시민안전체험관의 반포역, 과학 테마역인 상월동역, 가산디지털단지역 등도 추천한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4개의 지하철 역명에 지역 명소를 함께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낙성대(강감찬),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 ▲마곡나루(서울식물원), ▲용마산(용마폭포공원)이다. 2호선 낙성대역은 역에서 700m 이내에 위치한 강감찬의 탄생지가 있어 ‘강감찬’을 함께 명시하여 역사교육의 체험현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2,4,5호선이 지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방문객을 위해 ‘DDP’를 함께 표기하며 9호선 마곡나루역은 '서울식물원'을 함께 표기해 방문객의 편의를 돕고 7호선 용마산역은 인근에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폭포인 ‘용마폭포공원’이 있어 함께 표기한다.

찬 바람에 마음까지 시려오는 겨울이지만 위 소개한 지하철역에 들러 친구와 가족과 함께 가볍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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