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민주공화정 100년의 역사를 꺼내보다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19.11.25. 14:20

수정일 2019.11.25. 17:40

조회 2,089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민주공화정 100년 전시회  '민주공화정 서랍' Ⓒ김은주

3ㆍ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올해 우리는 우리가 꼭 알아야할 역사를 바로 새겨보는 기회를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했던 역사의 순간순간은 그 덕분에 우리에게 알려질 수 있었고, 그동안 감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감사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2019년 끝자락을 향해 가는 11월, 서울시는 3ㆍ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의 역사를 조명하는 ‘민주공화정 서랍’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장에는 100개의 서랍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안에 전시물로 된 프린트를 꺼내 볼 수 있다 Ⓒ김은주

지난 19일에 시작하여 12월 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컨셉의 전시다. 전시의 내용이 민주공화정이니 빼곡하게 역사를 기록한 전시물과 사진 위주의 전시를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전시의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시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서랍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관람객이 직접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게 만든다.


서랍을 열어서 확인해보는 쌍방향 소통 전시로 되어 있다 Ⓒ김은주

전시는 돈의문박물관마을 안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센터 2층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다른 전시와는 다른 휑한 느낌이 든다. 궁금함에 발걸음을 빠르게 이동해본다. 비교적 작은 전시 공간에는 100개의 서랍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전시에서는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갔던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100개의 서랍 속 내용물로 민주공화정에 대한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김은주

그동안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해 크게 조명해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번 전시는 100년이 지난 지금, 100년 전 그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만들어낸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의 이야기를 100개의 서랍 안에서 꺼내 볼 수 있었다.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내용물을 꺼내보지 않는다면 이 전시를 관람할 수 없다. 이러한 관람 행위는 관객이 작품에 일환이 되는 쌍방향 전시의 형태였고, 능동적인 참여로 서랍 속 자료의 인쇄본을 모아 ‘나만의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의 역사 자료집’을 한 권 만들어 가져갈 수 있도록 선물처럼 기획되었다.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가 20여종에 달한다 Ⓒ김은주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눠진다. '민주공화정의 씨앗'에서 시작하여 '3ㆍ1운동으로 태어난 민주공화정', '민주공화정의 꽃-의정원을 지킨 사람들', 마지막으로 '광복이후 민주공화정의 길'로 구분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총감독은 “이 전시를 통해 오늘의 한국인에게 이상이자 밑돌인 민주와 공화의 내력을 밝히고 되새겼으면 좋겠다”는 기획의지를 밝혔다.


tbs 다큐멘터리를 영상섹션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은주


원탁테이블에서는 100개의 서랍에서 꺼낸 자료를 모아 책으로 만들 수 있다 Ⓒ김은주

전시실에는 서랍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약헌’, ‘대한민국 임시헌장 개정안 전문’, ‘대한민국 임시헌장’ 등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가 20여 점에 달하며 조소앙 선생의 자료가 공개되어 주목을 끌었다. 

우리나라의 민주공화제는 1850년대부터 1910년대의 내용으로 살펴볼 수 있다. 공화정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민주공화국이 5차례에 걸친 개헌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제헌헌법 제1조의 규정에 담기기까지의 역사적 이야기를 확인해볼 수 있다.


노끈으로 감싸 책으로 만드는 모습 Ⓒ김은주

100개의 서랍에서 자료를 하나씩 꺼내는 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소요되었다. 제법 두툼하게 모아진 전시자료를 가지고 나와 영상섹션에서 3ㆍ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으로 제작된 tbs의 [대한민국민주공화정, 100년의 약속] 다큐멘터리를 시청한다. 영상을 시청하면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참된 의미를 느껴보는 시간이 된다.

뒤편에 있는 커다란 원탁테이블은 민주공화정을 상징한다. 그곳에 앉아 서랍에서 꺼내온 100장의 민주공화정 자료를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 볼 수 있었다. 겉표지를 덧대 노끈으로 이어주니 내가 만든 멋진 역사책 한 권이 뚝딱 완성되었다.


나만의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의 역사 자료집 Ⓒ김은주

'민주'라는 말은 백성 민과 주인 주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백성이 주인인 나라, 그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핵심동력은 3.1운동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100주년이 된 올해 민주공화정에 대해 심도있게 조명해볼 필요성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민주공화정에 대해 대한민국의 뿌리를 되새겨보며 어떠한 과정과 노고를 거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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