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가을 하늘 닮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시민기자 이훈주

발행일 2019.09.16. 15:07

수정일 2019.09.16. 18:19

조회 3,693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 입구 Ⓒ이훈주

2019년 6월, 조선후기 서소문 밖 네거리에 순교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사상을 담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완성도 높은 건축물의 표현과 종교적 상징성, 시민과 상생하는 공공성이 잘 표현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2019년 제 37회 서울시 건축상에서 133개의 작품 중 당당히 최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독특한 전시작품들이 있는 이곳은 곳곳에 많은 포토존이 있어 SNS에서도 점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은 사실 역사의 아픔이 담겨있는 장소이다.


서소문성지 역사공원에 위치한 순교자 현양탑 Ⓒ이훈주

칠패시장과 이어져 있어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던 서소문 밖 네거리 광장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1416년, 서울의 주요한 형장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당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종교를 등지게 하는 '배교'를 강요당하다가 순교를 당했다. 서소문 밖 형장에 순교자들의 피가 강물처럼 흐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며 이름이 확인된 순교자만 100여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순교자 현양탑이 세워져있는 서소문성지 역사공원은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한민국을 방한했을 때 이곳을 찾아 기도를 드렸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 상설전시관 Ⓒ이훈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로 구분되어 있는데 당시의 시대정신과 장소성과 역사성을 담은 상설전시실과 적벽돌로 쌓은 측벽과 콘솔레이션 홀의 철제 벽이 대비되는 신비로운 공간을 선보이는 기획전시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위로를 안겨주는 콘솔레이션 홀, 지하 3층부터 지상의 공원까지 뚫려있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의 공간 개념을 드러내는 하늘광장으로 되어있다.

상설전시관은 1, 2전시실로 구분되어져 있는데 제 1전시실은 조선후기 사상의 흐름 속에서 발화한 시대정신을 제 2전시실은 서소문사거리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나타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치 우주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상설전시관은 관람객들이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지어졌다.


'몸의 기억' 기획전시 Ⓒ이훈주

첫 번째 기획전시 였던 '한국근현대조각 100주년' 한국현대조각의 단면이 막을 내린 이후, 8월 7일 부터는 3명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 전시 '몸의 기억'이 두 번째 특별기획전으로 열렸는데 역사와 함께 해온 '몸'이라는 소재로 한 예술가들의 시선을 엿볼 수 있었다. 8월 28일에 막을 내린 '몸의 기억' 이후에는 또 어떤 참신한 기획전시가 열릴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찾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콘솔레이션 홀 Ⓒ이훈주

위로와 위안, 위무를 뜻하는 단어 콘솔레이션을 공간으로 재현한 콘솔레이션 홀은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은은하게 흐르는 신비로운 소리와 함께 콘솔레이션 홀을 둘러싸고 있는 네 면에는 멀티 프로젝터를 통해 독특하고도 웅장한 영상이 틀어지고 있다. 이곳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오는 잔잔한 힐링을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다. 콘솔레이션 홀 반대편에는 하늘광장과 하늘길로 나가는 문이 있다.


하늘광장 Ⓒ이훈주

사방이 붉은 벽으로 둘러쌓여 있는 하늘광장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대표적인 베스트 포토존으로 알려져있다. 지하 3층부터 지상의 서소문역사공원까지 뚫려 있는 이 공간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데 평화와 공존을 생각하게 하는 자유의 터로, 야외전시 이외에도 무용, 공연 등 다양한 예술 퍼포먼스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하늘길 Ⓒ이훈주

하늘광장과 이어진 하늘길은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공간으로 하늘광장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어둡고 빛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모습이 표현된 하늘길을 걸으며 들려오는 은은한 물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외에도 박물관 지하에는 소박한 규모의 도서관이 있는데 종교서적 외에도 예술, 문화, 인문, 역사 등 다양한 도서가 구비되어 있는데 도서관 내에서는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이기도 하다. 

매주 수요일은 특별히 야간까지 개장하는데 학교나 직장이 끝나고 잠시 들러 낮에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서소문역사 박물관만의 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 친구나, 연인, 가족, 또는 홀로 와서 힐링하기를 추천한다.

운영시간 :  매일 09:30~17:30(월 휴무) , 수요일 09:30 ~ 20:30 , 입장료 : 무료
문의 : 02-3147-2404 ,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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