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람기⑤] 명장에게 한수 배우는 수제화 만들기 체험
시민기자 김창일, 정연재
발행일 2018.11.20. 14:40

가장 좋은 신발은 발에 딱 맞는 편안한 신발이라는 전태수 명장
시민기자단이 전하는 ‘성수 수제화 거리’ 이야기 다섯 번째 시간, 수제화를 직접 만들어보고 경험해 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립니다. 초보자도 재미있게 만들어볼 수 있는 공방 프로그램은 물론, 전문 기술을 배워 직업인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기술자 양성교육까지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 및 성동구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
“발 사이즈가 어떻게 되세요?“
“265에요.”
신발을 사러 가면 점원은 손님의 발 사이즈를 물어본다. 통상 신던 신발 치수를 대면 점원은 신을 찾아주고 손님은 그 신을 신어본다. 같은 사이즈여도 어떤 때는 약간 큰 듯도 하고, 어떤 때는 볼이 꽉 맞기도 한다.
그때쯤 드는 의문 하나, 내가 알고 있는 신발 사이즈가 정말 내 발치수일까? 수제화를 맞추지 않았다면 정확히 알지 못했을 내 발치수. 기성화에 익숙해진 내 발은 5mm의 차이쯤은 참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수제화를 알게 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처음엔 내 발 치수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성수동이다. 수제화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이곳에는 수제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제화 체험공방’이 있다. 이 공방은 성수동 수제화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가 위탁하고 서울수제화진흥원(STI)가 수탁하여 운영하는 곳이다.

체험 공방을 알리는 표지판. 공방은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 2층에 있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기에 걸쳐 운영된 체험 공방은 매 기마다 4회씩, 1회당 3시간의 수업 ‘성수수제화 희망플랫폼 체험공방’이 진행 중이다. 서울수제화진흥원 김희숙 마케팅실장은 “성수동이 갖고 있는 특별한 문화인 수제화의 가치도 살리고,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명장분들과 젊은 디자이너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기는 ‘가죽 슬리퍼 만들기’, 2기는 ‘아기 신발 만들기’, 3기는 ‘가죽 파우치 만들기’, 4기는 ‘어그부츠 만들기’ 등 매번 다른 아이템으로 진행되었다. 한 기당 정원은 15명이나 매번 5∼60여 명이 참여 신청을 할 만큼 경쟁률이 높다. 수강생 결정은 선착순, 수강료는 무료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신청이 마무리되었으니, 내년 프로그램 신청에 도전해 보자. 직장인, 주부, 교사, 공방운영자 등 수강생들의 면면은 다양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는 20~30년 이상 현업에서 뛰고 있는 장인들로 쟁쟁하다.

성수 수제화 희망플렛폼 2층에서 진행된 ‘나만의 어그부츠만들기’ 체험 현장
11월에 운영되는 ‘나만의 어그부츠 만들기’ 수업에 직접 참여해 보았다. 11월 매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12시간만 투자한다면 나만의 어그부츠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첫째 주는 패턴 만들기와 재단, 둘째 주는 패턴 본드 칠하기와 부착, 셋째 주는 박음질 및 액세서리 재단, 마지막 주는 마무리 작업이었다.
어그부츠 만들기는 실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제화산업기술협회 소속의 김철수 감사가 맡았다. 바느질이 서투른 사람부터 능숙한 사람까지 일일이 맞춤형으로 가르쳐주었다. 수업 중에는 조를 나눠 우리나라 수제화의 산증인인 정영수 명장을 찾아가 작업과정의 궁금증을 물어보기도 했고, 공방의 실제 모습을 돌아보며 수제화 탄생의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성수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선 11월 한 달 주말마다 '어그부츠 만들기' 체험공방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참여자 중 김세원 씨는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소규모 가죽공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회가 닿아서 참여했다”며 “신발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었고, 수제화 장인들이 직접 진행하는 수업이라 깊이가 남달랐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수업은 개인별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이어갈 수 있어 구두 만들기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도 겁낼 것은 없어 보였다. 4기 과업도 이제 거의 끝이 보인다. 처음 패턴을 만들 땐 진짜 어그부츠가 될까 싶었는데 어느새 구두의 모양을 갖추었고, 이제 마무리만 하면 4기 15명은 자신만의 어그부츠를 품에 안을 수 있다.

강사 선생님의 지도하에 어그부츠를 만드는 직장인 김진영 씨
수제화를 만드는 좀 더 심화된 교육을 원한다면 성동구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수제화 산업을 일으키고, 젊은 장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2016년부터 직영공방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육이다.
매년 수제화 20명, 가죽공예 20명 총 40명의 교육생을 모집해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한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이며, 재료비만 교육생이 부담한다. 과정을 마치면 교육생 졸업작품 전시회도 개최한다.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운영하는 ‘수제화아카데미’ 교육도 알차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이 교육은 1년에 2회, 16주 과정으로 각 16명 내외의 인원을 모집한다. 교육비용은 무료이며, 성적우수자에게는 이탈리아 슈즈페어 참관 및 밀라노 시장조사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9월 3일부터 12월 21일까지 운영 중인 4기 ‘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MD 과정’에서는 여성 슈즈 디자인, 남성 슈즈 디자인, 패션 머천다이징, 가죽의 이해, 드로잉 & 일러스트레이션, 슈즈 메이킹, 슈즈 트렌드 분석 및 브랜드 디자인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공방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수제화진흥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제화 1번지, 한국의 브루클린, 서울의 핫 스팟. 최근 성수동을 일컫는 용어들이다. 오래된 공장은 전시장으로, 카페로 바뀌며 예술가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변하고 있고, 아파트형 공장들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무언가 전문가의 품격이 느껴지는 성수동, 이곳에서 나만의 구두를 직접 만들어 보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 다양한 수제화 체험 프로그램 ○ 희망플랫폼 체험 프로그램 - 체험공방, 서울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MD 과정 등 운영 - 홈페이지 : 성수 수제화 거리 - 문의 : 02-465-7871 ○ 성동구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프로그램 - 온마을 체험학습 등 운영 - 홈페이지 :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 상시 유선신청 :02-2286-7785(선착순 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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