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저출생 문제, 함께 생각해봐요

시민기자 전은미, 최창임

발행일 2018.07.16 16:22

수정일 2018.07.20 17:23

조회 735

청년이 말하는 저출생 토론회 1부에는 그룹별로 나눠 자유롭게 얘기를 나눴다.

청년이 말하는 저출생 토론회 1부에서는 그룹별로 나눠 자유롭게 얘기를 나눴다.

출생률은 해가 지남에 따라 더욱 더 줄어든다. 90년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선진국으로 갈수록 출생률은 낮아져 결국 사회가 유지되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 이민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 했다. 그 때 바라보던 출생률이 줄어드는 이유와 지금 바라보는 출생률 하락에는 서로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우리는 저출생의 문제를 과연 누구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저출생의 문제가 이미 눈앞에 놓인 모두의 문제가 되어버린 지금, 그 문제 해답에 접근하고자 청년들이 모였다.

서울혁신파크 내 청년허브에서 저출생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혁신파크 내 청년허브에서 저출생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4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청년허브’에서 ‘아고라: 청년이 말하는 저출생’ 토론회가 열렸다. 비영리단체 '통감'이 주최하고 서울시 성평등기금 후원으로 진행된 행사였다. 본 행사에 앞서 김순남 교수의 출생, 가족, 관계성을 중심으로 ‘정상성 규범에 개입하기’ 사전강연이 진행됐다. 현재의 저출생 관련 정책과 법, 제도 안에서 고려 못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자리였다. 결혼 관계를 넘어 함께 살기 방식이 다양해진 지금, 다양한 가족들을 인정하고 모든 자녀의 평등한 육아와 양육이 필요함을 말해주었다.

주거, 취업, 돌봄 등 청년 문제에 대해 청년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주거, 취업, 돌봄 등 청년 문제에 대해 청년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다음으로 본격적으로 ‘주거’, ‘취업 및 고용불안정’, ‘돌봄 및 육아휴직’ 세 가지 분야별로 25명씩 청년허브의 다목적홀, 세미나실, 2층 모두모임방 등 각기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1부 토론을 시작했다.

청년들이 출산 및 육아를 포기하게 만드는 다양한 원인에 대한 스스로 묻고 답해 보는 시간이었다. 전문가들의 발제와 함께 청년들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쾌한 아고라를 이어갔다. 경쾌함에서 나오는 이슈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놀라울 정도 깊이가 있었다. 당면한 청년, 본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들이 묻고 청년들이 대답하다. 그리고 청년들이 기록하다

청년들이 묻고 청년들이 대답하다. 그리고 청년들이 기록하다

다 같이 한 공간에 다시 모여 분야별로 진행한 토론 내용을 공유하는 아고라 2부 시간이 시작되었다.

‘취업과 고용불안정’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청년들의 불안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경력직 일자리에 취약한 청년이 노동시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런 문제들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쳐 저출생의 본질적 원인이 되고 있음을 얘기했다. 그리고 대학교육과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직무 중심 교육, 산업체 연계 교육, 기술교육 강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청년주거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참가자들

청년주거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참가자들

‘청년주거문제’에 대해서는 1인 청년들이 높은 집값과 주거비를 자력으로 마련하기의 어려운 부분과 청년임차 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정부에서 주택에 관한 많은 대안과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청년들의 주택정보는 빈약하고 결혼을 선택해야 할 청년들보다는 어느 정도 소득이 갖춰진 신혼부부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토론회에서는 ‘청년주거백서’등 전문가가 작성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청년주거정책이 실용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1부에서 논의한 내용을 2부에서 전 참가자와 함께 공유하는 발표자(좌), 경청하는 참가자들(우)

1부에서 그룹별로 논의한 내용을 2부에선 전 참가자와 함께 공유했다(좌), 경청하는 참가자들(우)

‘돌봄과 육아휴직’에 대한 토론의 경우,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꼭 합법적인 결혼이란 제도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지부터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여성이 있었다. 아빠가 각기 다른 4명의 아이를 혼자서 키웠다. 한국의 가치관으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비정상적인 주류의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참 당당했다. 현재 아이아빠와 살지 않는 것도, 아이들의 아빠가 다른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그토록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이들이 결혼제도 하에 태어난 아이들과 사회적 차별을 받지 않고 더 많은 혜택 속에 자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고수하고 있는 출생에 대한 가치매김을 없애는 것부터가 저출생을 해소하는 방법은 아닐까 한다. 사전강의에서 모든 출생은 평등해야한다고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출생의 평등성일 것이다. 가족의 형태는 너무나 다양해졌고 우리는 언제 어떻게 지금과 다른 삶 속에 편승할지 모른다.

청년 문제에 대해 게시판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고 있는 청년

청년 문제에 대해 게시판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고 있는 청년

이날 청년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아가고 다음 세대를 연결한 장본인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회통념의 잣대로 획일화 된 정책이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한쪽으로 편중되어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삶을 선택하더라도 정부와 사회의 따뜻한 눈길과 차별 없는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세상으로 씩씩하게 태어날 아이들은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제도화 될 많은 청년정책이 특정 계층을 위한 정책보다는 다양성에 기반을 둔 청년들의 현실에 맞춰지길 청년이 말하는 저출생 아고라를 통해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