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봄의 기막힌 조화 '꽃대궐 창덕궁 낙선재'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8.04.26. 16:22

창덕궁 낙선재는 창덕궁 동쪽에 위치한 작은 궁궐로 조선 24대 왕 헌종이 지은 곳이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 (87) 창덕궁 낙선재
찬란한 봄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찬란하지만 찰나와도 같이 사라져버릴 것 같습니다. 좀 더 봄을 느껴볼 수 없을까 아쉬워하던 순간 창덕궁 낙선재 특별관람 행사 안내 정보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올해만 했던 행사는 아닐 진데 보는 순간 ‘이건 가야 해’ 외침이 일어납니다.
궁궐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는 5초면 마감된다니 제 자리가 있을까 싶지만, 그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겨우 한 자리 얻어 봅니다. 예약된 날짜가 다가오자 설레기까지 합니다. 벚꽃은 다 졌지만 분명 궁궐은 꽃보다도 예쁜 연 초록으로 물들어 있을 거고 또 다른 꽃들이 줄줄이 개화를 서두르겠지요. 잘 지어진 궁궐의 한옥과 봄은 또 어떤 조화를 이룰까요? 평소 관람하기 힘든 곳이라 더욱 기대가 큽니다.

낙선재 뒤편으로 보이는 육각형 정자 상량정은 낙선재의 상징이기도 하다.
낙선재는 창덕궁 동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경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선 제 24대 임금인 헌종이 1847년 서재 겸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지은 집이라고도 합니다. 여인의 편안함과 후사를 위해 지었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은 이곳을 지은 지 2년여 만에 요절합니다. 이후 조선 왕실 가의 마지막을 함께 한 사연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낙선재는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궁궐 곳곳 섬세한 인테리어로 더욱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입니다. 앞뜰은 평소 개방되어 있어 창덕궁을 찾은 이들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지만 후원은 개방되어 있지 않습니다. 달빛기행이라는 행사를 통해 밤에는 몇 번 시민들에게 개방을 해왔고 지난해부터 봄에도 특정 기간을 선정해 낙선재 후원의 봄을 선사했습니다.
나지막한 언덕 아래 계단식으로 이뤄진 후원 곳곳엔 왕실 여인들을 배려한 왕의 마음과 세상을 엿보고 싶으나 궁궐 안에 갇힌 여인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열정을 발산하는 열망이 다소곳이 빛을 발하는 곳입니다. 특히 봄이면 더욱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 후원을 보며 여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매일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봄날의 정원은 어떤 감성을 선물했을까요?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낙선재 후원 곳곳을 누비면서 그 마음을 조심이 헤아려봅니다. 덩달아 제 안에서도 설명하기 힘든 어떤 감성이 제 마음을 살금살금 흔들더군요.
그 보기 어렵다던 창덕궁 낙선재의 후원을 사진으로 나마 함께 소개합니다. 창덕궁 낙선재 특별관람은 4월 한 달 동안 매 주 목, 금, 토 3회 진행되었고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실제로 보고 싶다면 내년을 기약해야겠지요. 제 사진이 실제의 감동을 전달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찰나의 봄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낙선재 만월창. 문과 창, 후원과 앞뜰의 풍경이 사각과는 다른 플레임 안에서 아름다운 공간성과 조형을 만든다.
거북문양이 돋보이는 담벼락과 섬세하고 다른 문양의 창살로 격조함을 더한 건물. 후원으로 통하는 작은 문마저도 비밀스럽고 아름답다.
봄이 내려앉은 석복헌 뒷뜰. 수강재, 석복헌, 낙선재 후원은 연결되어 있으며 모두 아름답지만 왕이 거처하던 낙선재 후원이 가장 화려하다.
기암괴석과 단정한 굴뚝 등이 화계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낙선재 후원. 일반인들이 출입금지된 이곳은 특별관람 신청자들에 한해서 특정 기간 개방된다. 낙선재 후원에는 경복궁 향원정과 비슷한 육각형 정자인 상량정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과 문이 나 있다.
상량정 언덕에서 바라본 낙선재와 주변 풍경. 온통 연두빛 세상이 봄이 만개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궁궐의 담벼락은 하나 하나 문양도 다르다. 소박함과 섬세한 아름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담벼락이다.
상량정은 낙선재 후원에 있는 육각형 정자로 세자의 도서관으로 추정되는 승화루 후원과는 둥근 만월정 문을 통해 연결돼 있다.
둥근 만월정 문으로 연결된 승화루 후언의 봄. 그 옛날 세자는 화사한 봄날이면 도서관에서 책만 펴볼 수 있었을까? 헌종의 부친인 효명세자가 모델이 되었던 탤런트 박보검이 나온 드라마 <구그미 그린 달빛>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낙선재의 후원은 안채인 석복헌의 후원과도 연결된다. 후원 언덕에서 바라본 낙선재와 석복헌의 봄. 저 쪽문 사이로 드나들었을 무수한 사연들을 상상해본다.
■ 창덕궁 여행정보 ○가는법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9) ○문의 : 120(다산콜센터) ○입장료 : 3000원 ○관람시간 : 2-5월 09:00-18:00 / 6-8월 09:00-18:30 / 9-10월 09:00-18:00 / 11-1월 09:00-17:30 (입장은 마감 1시간 전까지 가능) ○정기휴관일 :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 : http://www.cdg.go.kr/ ○기타 : 후원 왕실정원을 관람하기 위해선 사전 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입장 가능 시간에 맞춰 미리표를 구매해야 한다. 개별 관람은 불가능하며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동선으로만 이동이 가능. 입장료는 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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