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아이엠피터] ‘홍지문 터널이 위험하다'고요?

아이엠피터

발행일 2017.12.22. 15:36

수정일 2018.05.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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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TV조선 9시 뉴스는 서울 홍지문 터널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12월 14일 TV조선 9시 뉴스는 서울 홍지문 터널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The아이엠피터] ‘서울시 정책 알기 쉽게 풀어드려요' (26) 터널 관리

12월 14일 TV조선은 ‘주사기 달고 사는 서울 최장 터널…땜질 언제까지?’라는 제목으로 홍지문터널 관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은 ‘서울시가 11억원을 들여 접착 물질을 붓는 방식으로 터널 내 균열을 막았으나, 근본 처방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오래가지 않는다’며 전문가와 시민 인터뷰 등을 엮어 보도했습니다.

이 뉴스를 접한 시민이라면 홍지문터널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과연 해당보도처럼 홍지문터널이 심각한 상황일까요?

TV조선은 `철근 콘크리트 부식이 우려된다`고 보도했지만, 철근 부식을 사전에 막기 위한 에폭시 주입 공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TV조선은 `철근 콘크리트 부식이 우려된다`고 보도했지만, 철근 부식을 사전에 막기 위한 에폭시 주입 공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미세균열, 철근 부식 방지를 위한 에폭시 주입 공법 시행

TV조선은 터널 내 콘크리트 균열이 심각한 듯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발견된 균열은 매연 탓에 육안으로 발견되지 않았던 균열이었습니다. 서울시는 2015년 정밀안전진단을 하면서 최첨단장비인 터널스캐너를 동원했고, 미세균열을 찾아냈습니다. 이 균열은 콘크리트 자체 무게나 건조수축으로 발생했으며 추가 진행은 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홍지문터널 내 천장에 달린 주사기들은 무엇일까요? 서울시는 균열 부위를 통해 유해가스가 유입돼 철근이 부식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유지보수 방법인 에폭시 주입 공법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TV조선은 “내부 철근 부식도 우려된다. 이 경우 콘크리트 일부가 달리는 차량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날 수 있다”라고 보도했는데, 만약 제대로 취재했다면 철근 부식을 막기 위한 에폭시 주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전달했어야 합니다.

TV조선이 사례로 든 일본 사사고 터널과 홍지문 터널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TV조선이 사례로 든 일본 사사고 터널과 홍지문 터널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잘못된 비교, 일본 터널과 홍지문 터널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TV조선은 ‘5년 전 일본에서 터널 천장이 무너져 9명이 숨졌다’라며 다른 나라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뉴스 마지막에 사고 현장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홍지문 터널에 대한 불안을 극대화해 보도하는 행태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이 사례로 든 ‘일본 사사고 터널’과 홍지문 터널은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사사고 터널은 콘크리트 판넬 형식으로 상부 구조물이 앵카 볼트로 고정돼 있습니다. 이에 반해 홍지문 터널은 철근 콘크리트 형식입니다.

일본 사사고 터널은 콘크리트판이 상부에 볼트로 거치된 방식이기에 천장이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지문 터널은 상부 천장이 벽체와 철근으로 연결된 일체 구조물이라 터널 천장 붕괴사고와는 연관성이 낮습니다.

언론이 안전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부풀리기식 선정성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2003년 홍지문 터널 내에서 발생한 사고, 승객들이 불이 난 차량에서 대피하고 있다. ⓒMBC뉴스 화면 캡처

2003년 홍지문 터널 내에서 발생한 사고, 승객들이 불이 난 차량에서 대피하고 있다,

터널 구조물보다 교통 사고 위험성이 높은 홍지문 터널

아울러 이번에 해당 뉴스보도로 인해 홍지문 터널이 사람들 관심을 모았기에 관련해 서울시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도 짚어보겠습니다.

홍지문 터널은 교통사고 발생시 다른 여타 터널에 비해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태생적으로 그 길이가 서울에서 가장 긴 1,890m여서입니다. 터널 안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워 연쇄 추돌이나 화재 등 추가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입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터널 교통사고 다발지역’ 자료를 보면 홍지문 터널에서 58건의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또 2003년에는 홍지문 터널 안에서 버스가 승합차와 추돌해 불이 나 40여명이 부상당하는 대형사고도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터널 내 교통사고 위험 요소를 상시 점검해, 대형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홍지문터널 뿐 아니라 서울 내 여러 터널에 모두 해당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아이엠피터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를 운영하는 1인 미디어이자 정치블로거이다. 시민저널리즘, 공공저널리즘을 모토로 정치, 시사, 지방자치 등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작과 개혁은 지방자치부터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언론이 다루지 않는 서울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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