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내 인생 처음으로 만든 장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7.12.14. 10:09

수정일 2017.12.14. 15:06

조회 1,865

서울시민 장독대 프로젝트, `장하다 내 인생`에서 시민이 직접 담근 된장 ⓒ최용수

서울시민 장독대 프로젝트, `장하다 내 인생`에서 시민이 직접 담근 된장

“아주 어렸을 때 개에 물렸는데 그때 어머니께서 장을 발라 주셨어요.”
“된장국에 들어있는 덜 풀린 된장을 고기로 생각하고 냉큼 씹었다가 낭패를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어릴 적 오빠랑 야구 놀이하다가 오빠가 옆집 간장 장독대를 깨서 도망치다 엄청 혼나고 결국 우리 집 간장을 나누어 먹은 일이 떠오르네요.”

돈의문박물관 전시장에서 만난 장(醬)과 관련한 시민들 추억이다. 추억 속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짐은 장(醬)과 엄마와 특별한 관계 때문 아닐까.

서울시민 장독대 프로젝트, 2017 `장하다 내 인생` 전시장 ⓒ최용수

서울시민 장독대 프로젝트, 2017 `장하다 내 인생` 전시장

12월 6일부터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이색적인 전시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우리 맛의 기본인 장맛을 되찾고 시민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하여 지난 1년 간 불광동 소재 서울혁신파크에서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 서울시민 200명이 참여한 장 담그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한 200여 명의 시민이 만든 된장에 새로운 상표를 붙여 전시했다 ⓒ최용수

참여한 200여 명의 시민이 만든 된장에 새로운 상표를 붙여 전시했다

메주와 물, 소금에 더하여 햇빛과 바람, 정성과 오랜 기다림으로 시민이 직접 만든 된장, 간장은 100여 개의 새롭고 예쁜 상표를 달고 태어났다. ‘약장’, ‘뽀린장’, ‘너와나의장’, ‘달콩장’, ‘행복장’ 등 저마다의 상표를 달고 소형 옹기에 담겨 전시장 좌측 벽을 장식하고 있다. 200명의 경험과 기억들이 모여 되살아난 우리 전통 장의 얼굴이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대표의 우리 장의 우수성과 장 담그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는 시민들 ⓒ최용수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대표의 우리 장의 우수성과 장 담그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는 시민들

‘장하다 내 인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200명의 시민은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대표로부터 된장, 간장의 우수성과 전통 장 담그는 강의를 들었다. 강의 후에 다함께 메주를 만들고, 3월에 장을 담그고, 4월에 장을 가르고, 11월에 장 나눔의 과정을 통해 ‘내 인생 처음’으로 전통 장을 수확했다.

간장과 된장 맛보기 체험을 할 수 있는 3층 전시실 ⓒ최용수

간장과 된장 맛보기 체험을 할 수 있는 3층 전시실

전시관 1층부터 4층까지 우리 된장과 간장을 테마별로 구분해서 전시하였다. 주 전시장인 1층에서는 메주 만들기부터 장 담그기까지의 ‘콩의 일생’과 장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 장 담그기 과정(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들을 수 있다. 2층에는 숙성연도에 따른 간장, 된장 품질 비교 코너, 강수량과 햇볕 등 지역별 기후조건에 따른 각기 다른 형태의 용기가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3층에는 간장·된장 맛보기 체험장, 장 담그기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동영상 시청실이 있다. 이곳에서 세계 각국의 콩 발효식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4층 베란다에서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를 둘러볼 수 있다.

시민에게 장 담그기 과정을 설명하는 큐레이터 ⓒ최용수

시민에게 장 담그기 과정을 설명하는 큐레이터

예로부터 ‘음식맛은 장맛’이라는 말이 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된장, 간장 맛에 익숙해진 요즘, 돈의문박물관마을 전시장을 찾아 ‘잃어버린 장맛’을 찾아보는 나들이는 어떨까. 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속에 우리들의 삶이 어떻게 녹아 있는지, 왜 장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매일 밥상에 오르는 장맛의 비밀을 들려줄 수 있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했던 장 담그기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겠다.

장 담그기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은 ‘2018년 장 담그기 체험행사’에 대한 사전접수가 가능하다. 이색 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 잊혀져 가는 옛 것의 가치를 되찾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 2017 ‘장하다 내 인생’ 전시 안내
○ 기간 : 2017.12.06.~2018.02.28.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39(돈의문박물관마을)
○ 시간 :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1월 1일, 설날 휴관)
○ 문의 : 070-4366-7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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