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타고 떠나는 솔숲 여행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17.10.13. 17:47

수정일 2017.10.13. 17:47

조회 1,484

하늘을 향해 뻗은 고고한 소나무들로 구성된 솔숲공원의 모습 ⓒ박은영

하늘을 향해 뻗은 고고한 소나무들로 구성된 솔숲공원의 모습

드디어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했다. 우이동에서 출발해 서울의 중심부로 연결되는 11.4km, 13개 정거장의 노선을 완성하기까지 8년이 넘게 걸렸다.

기자는 지하철이 지나지 않는 미아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이 때문에 경전철 공사 중인 도로를 지날 때면 언제가 될지 모를 완공일을 기다렸다. 늘 버스만 타서 지하철의 경로 우대 혜택을 받지 못했던 엄마도 좋아하셨다.

우이신설 경전철은 서울 1호 무인 경전철로 6호선과 연결되는 보문역과 2호선과 연결되는 종착지 신설역, 그리고 4호선과 연결되는 성신여대입구역 등 환승역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늘 성신여대입구역을 오가면서도 경전철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경전철을 타보기로 했다. 학창시절 즐겨 찾았던 도봉도서관 맞은편에 위치한 솔밭공원에 가기 위해서다. 솔밭공원역은 종착역인 우이역 전 역으로, 예전 버스를 타고 가며 봤던 소나무의 실루엣이 기억에 남아 있다. 이제 어른이 돼 신설된 경전철을 타고 그곳을 찾으니 느낌이 남달랐다.

4호선으로 연결되는 우이경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탄 후 조금 걸어야 한다. ⓒ박은영

4호선으로 연결되는 우이경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탄 후 조금 걸어야 한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 경전철을 타려면 조금 걸어야 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연결 통로 및 경전철이 지나는 터널까지 모든 시설이 반듯하게 반짝거려 가는 곳마다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마음까지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우이역쪽으로 향하는 경전철은 한낮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사람이 없이 운행하지만 운행간격과 승차와 하차 방법 등 지하철과 다르지 않았다. 단지 흔들림이 조금 느껴져서 손잡이를 잡아야 했다.

솔밭공원역의 정확한 위치는 4.19민주묘지와 솔밭공원 사이다. 이 때문에 솔밭공원역에서 내리면 막상 공원이 보이지 않아 당황할 수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솔향기가 풍겨와 솔밭공원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 덕성여대 맞은편에 위치했다. 주택가 한복판에 100년생 소나무 1천여 그루가 있다. 사유지였기에 1990년 아파트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서 보존운동을 시작하고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하여 2004년에 솔밭근린공원으로 새롭게 개장했다.

솔밭입구에 도착해 천천히 공원을 둘러봤다. 문화놀이마당, 장기마당, 노송마당 생태연못, 테니스장, 씨름장 등 주민들을 위한 여러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각각의 공간마다 특징이 있으며 중앙에 커다란 공연장이 마련돼 있어 가을이면 문화행사를 연다고 한다.

솔숲 한쪽에는 우이동 삼각산을 상징하는 3개의 돌탑이 있다. ⓒ박은영

솔숲 한쪽에는 우이동 삼각산을 상징하는 3개의 돌탑이 있다.

어린이 놀이터가 두 군데 있었고, 솔숲 한쪽에는 삼각산을 상징하는 3개의 앙증맞은 돌탑이 있으며, 바둑쉼터에서는 많은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바둑을 두는 모습도 보였다. 그늘막이 필요 없을 정도로 높은 소나무 아래 곳곳마다 벤치가 마련돼 있었다.

우이경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솔밭공원에는 바둑이나 장기를 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바둑 두기에 한창이다. ⓒ박은영

우이경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솔밭공원에는 바둑이나 장기를 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바둑 두기에 한창이다.

평일의 한낮이었지만, 공원엔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과 가만히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았다. 주택가 한복판에 고고한 자태의 솔숲이라니 참 감사한 일이다.

이번 주말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면 솔밭공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서울 도심에서 유일한 솔숲인 솔밭공원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날씨가 예술인 요즘, 솔 내음을 맡으며 쉼과 여유를 느끼는 그럴싸한 공원 여행이 될 것이다.

■ 솔밭근린공원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 80번지 일대

○ 문의 : 강북구청 푸른도시과 02-901-6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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