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해줄래? 남산 1.7km ‘국치길’ 조성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7.08.21. 15:37

수정일 2019.06.19. 15:59

조회 2,057

남산총독관저 ⓒ부산박물관(좌), 현재 기억의 터(우)

남산총독관저(좌), 현재 기억의 터(우)

일제는 조선 얼굴에 해당하는 남산에 가장 격이 높은 조선신궁을 세우고 메이지 천황을 제신으로 숭배하게 했다. 조선 통치 중추인 통감부를 세우고,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조성한 곳도 남산이었다.

남산은 나라를 잃고 국토, 주권을 내 주어야 했던 치욕의 장소이면서, 해방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설치되어 100년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장소였다.

서울시는 이처럼 우리 민족과 격리된 채 역사적 흉터처럼 가려져 온 남산 예장자락 속 현장을 2018년 8월까지 1.7Km 구간 역사탐방길로 잇는다.

쓰라린 국권상실 역사 현장을 시민이 직접 걸으며 치욕의 순간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의미로 ‘국치길’이라 이름 붙였다.

`ㄱ`자 로고와 바닥 설치 예시

`ㄱ`자 로고와 바닥 설치 예시

국치길 1.7Km는 ‘ㄱ’자 모양 로고를 따라 이어진다. 코스는 병탄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터’를 시작으로 김익상 의사가 폭탄을 던진 ‘조선총독부’, 청일전쟁 승전기념으로 일제가 세운 ‘갑오역기념비’, 일제가 조선에 들여온 종교 시설 ‘신사’와 ‘조선신궁’까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자체로 시대 감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국치길 로고 디자인은 ‘길’의 ‘ㄱ’을 표현한 것으로 ‘ㄱ’은 한글 첫 자음이자 이 역사를 ‘기억’(ㄱ)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보도블럭 모듈로 설치할 예정이다.

국치길 각 기점에는 표지석이 세워진다. 표지석 재료는 국세청 별관을 허물며 나온 일제 총독부 산하 체신사업회관 건물지 폐콘크리트 기둥이 쓰일 예정이다. 우선 한국통감부이자 조선총독부가 위치했던 서울애니메이션 부지에 설치된다.

탐방로 조성 후에는 역사문화해설사가 동행해 남산 역사, 문화, 인물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치길 코스

국치길 코스

서울시는 107년 전 병탄조약이 체결된 국치의 날이기도 한 22일 오후 3시, 이 같은 역사탐방로 ‘국치길’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국치 현장 역사탐방 행사도 개최한다.

역사탐방 행사에는 김구, 이회영, 윤봉길, 백정기, 장준하 등 독립유공자 후손 약 30여 명이 함께 한다. 탐방에 앞서 성재창 트럼펫 명인 ‘애국가’, 비올리스트 김남중 ‘파가니니를 위한 오마쥬’ 연주가 펼쳐질 예정이다.

■ 국치길 코스
한국통감관저터 – 한국통감부터(서울애니메이션센터) - 노기신사터(남사원) - 갑오역기념터 – 경성신사터(숭의여대) - 한양공원비석 - 조선신궁터(구 남산 식물원)

명칭 현위치 관련내용
한국
통감관저터
기억의터 1906년 통감관저로 설치되었으며 1910년~1939년까지는 조선총독관저로 쓰임. 1910년 8월 22일 이곳에서 강제병합조약이 체결되었으며 1939년 이후에는 시정기념관으로 쓰였다
한국통감부 서울
애니메이션센터
1910년 강제병합 이후 통감부가 폐지되면서 조선총독부가 설치됨. 1926년 경복궁 신청사가 신축됨에 따라 은사기념과학관으로 용도변경. 1950년 한국전쟁때 소실
노기신사터 남산원 노기 마레스케. 일본 메이지시대 러일전쟁의 영웅으로 군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을 추모하기 위해 신사건립
갑오역기념터 숭의여자대학교 청일전쟁(1894~1895)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1899년 건립. 기념비에서 일본왕 생일행사인 천장절 행사를 자주 함
경성신사터 숭의여자대학교 일본거류민단이 창건한 신사로 1925년 조선신궁이 완공되기 전까지 식민정권의 국가제사를 대행
한양공원비석 회현동1가 산1-16 한양공원 조성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비석으로 전면에는 고종황제가 쓴 한양공원이라는 명칭이 새겨져 있다. 한양공원은 1910년 개장되었다 조선신궁 건설계획에 따라 사라짐
조선신궁터 회현동1가 100-177
(구 남산식물원)
일제가 한국에 세운 가장 높은 사격을 가진 신사. 1918년 조성하여 1925년 완공. 식민지 정부의 국가의례를 집전하며 조선인의 신사참배를 강제하는 기능 수행

문의 : 공공재생과 02-2133-8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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