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만의 귀향’...당신을 기억합니다

시민기자 변경희

발행일 2017.06.09. 08:51

수정일 2017.06.09. 11:47

조회 1,098

서울도서관 꿈새김판, 6.25 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의 낡은 전투화가 울림을 전한다.`ⓒ서울시

서울도서관 꿈새김판, 6.25 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의 낡은 전투화가 울림을 전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 이보다 더 슬픈 전쟁이 또 있을까.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도서관엔 6·25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의 낡은 전투화 사진으로 만든 꿈새김판이 걸렸다. 사진의 전투화는 2006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 유해와 함께 발굴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 故장복동 일병 것이다. 고 장복동 일병은 전사 후 55년 만에야 유해가 되어 가족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고 장복동 일병 전투화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무수한 장병들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감동적인 전시가 있다고 해서 직접 다녀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 공동 기획한 <67년만의 귀향> 전시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특별전 `67년만의 귀향`ⓒ변경희

6·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특별전 `67년만의 귀향`

6·25전쟁에 대한민국 많은 젊은이들이 참전하여 그 중 16만3,000명에 이르는 젊은이들이 희생됐다. 전쟁 중 2만9,000여 명의 유해가 수습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13만3,000명의 유해가 우리 산하에 남겨졌다.

`67년만의 귀향` 전시 내부 모습ⓒ변경희

`67년만의 귀향` 전시 내부 모습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가 발굴 시 묻은 흙과 함께 전시된 유품들이 중첩되어 묘한 슬픔이 일었다. 서울도서관 꿈새김판 사진의 고 장복동 일병 유해와 함께 발굴된 주인 잃은 전투화도 볼 수 있었다.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어서 그저 간접적으로 6·25전쟁의 슬픔을 느낄 뿐이지만 <67년만의 귀향> 전시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흙과 함께 발굴된 전쟁 당시 사용한 숟가락(좌), 故 장복동 일병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전투화(우)ⓒ변경희

흙과 함께 발굴된 전쟁 당시 사용한 숟가락(좌), 故 장복동 일병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전투화(우)

2007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어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 신원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이로 신원을 찾은 국군 전사자 유해는 9,500여 위이며, 2017년 4월까지 신원을 확인한 전사자는 121명이라 한다.

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발굴 유품들ⓒ변경희

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발굴 유품들

전시 테마 중 ‘마지막 한 사람까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본관에는 전사자를 찾지 못한 가족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 발견한 유해 중에 혈육이 있길 기도하면서 말이다.

아직도 찾지 못한 12만4,000여 명의 전사자를 찾기 위해 오늘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은 깊은 산골짜기와 능선을 걷는다고 한다.

신원미확인 인식표는 아직 유가족을 찾지 못해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에서 소장 중이다.ⓒ변경희

신원미확인 인식표는 아직 유가족을 찾지 못해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에서 소장 중이다.

<67년만의 귀향> 전시를 보며 먹먹해진 가슴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정원에서 시원한 바람으로 달래보았다. 광화문 광장 일대와 경복궁 그리고 저 멀리 청와대와 인왕산까지 한눈에 담긴다.

경복궁과 인왕산까지 한눈에 보이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정원ⓒ변경희

경복궁과 인왕산까지 한눈에 보이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정원

6·25전사자 유해발굴감식 특별전 <67년만의 귀향> 부대행사로 오는 10일 토요일 오후 2시엔 국방부 군악대대 공연, 11일 일요일 오후 2~4시엔 캘리그라피 나눔 이벤트가 진행된다. 또한 온라인전시에서도 생생한 모습을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면 ‘어린이도슨트’와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도슨트`와 함께하자ⓒ변경희

어린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도슨트`와 함께하자

‘67년만의 귀향’ 전시를 관람하고 호국영령 및 순국선열께서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내 나라 ‘조국’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갈등과 분열을 넘어 모두가 행복하게 화합하는 나라가 되길 기도한다.

■ ‘67년만의 귀향’ 전시회 안내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일시: 2017년 6월 11일까지
○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개관
○ 관람료: 무료
○ 어린이 도슨트 : 주말 오후 1시~4시
○ 홈페이지 : 바로가기, 온라인전시
○ 문의: 02-3703-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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