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앞 '의정부 터' 150년 만에 발굴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6.08.17. 16:40

수정일 2016.08.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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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대 중건 당시의 의정부 건물 배치도와 현재 세종대로를 오버랩한 모습(추정도)

고종대 중건 당시의 의정부 건물 배치도와 현재 세종대로를 오버랩한 모습(추정도)

일제강점기 때 훼손된 후 지금은 도로 아래 묻혀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조선시대 ‘의정부 터’의 옛 모습이 150년 만에 밝혀진다. 의정부는 1400년 정종(定宗)이 처음 설치한 이후 1907년 내각 신설로 폐지될 때까지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이 국왕을 보좌하며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정치기구였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신권(臣權)의 상징인 의정부가 있던 자리인 경복궁 앞 옛 육조거리 중앙관청터 1만 5,627.7㎡(세종로 76-14 일대)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이달부터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의정부 터(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위치

의정부 터(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위치

옛 육조거리는 의정부, 삼군부, 육조(이·호·예·병·형·공조)를 위시한 조선의 주요 중앙 관청들이 자리했던 서울의 핵심 가로였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육조대로 주요 관청터에 대형 고층건물들이 자리하면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하지만 의정부가 있던 자리는 여러 차례 공사가 진행됐어도 지하층과 중층 이상 건물 신축은 거의 없어 지하 유구 보존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의정부 터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과 관광버스 주차장, 도로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1890년 촬영한 육조대로의 사진

1890년 촬영한 육조대로의 사진

1908년 제작된 [광화문외제관아실측평면도]에 나타난 관아 위치 및 구조

1908년 제작된 [광화문외제관아실측평면도]에 나타난 관아 위치 및 구조

발굴조사는 종묘, 한양도성 등 서울의 중요 유적을 발굴한 바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수행하며,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약 14개월간 진행된다.

서울시는 발굴조사 기간 동안 기존의 폐쇄적인 방식이 아닌 개방형 펜스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발굴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기적으로 ‘생생 설명회’를 개최해 발굴과정을 시민들에게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발굴조사에 앞서 (재)역사건축기술연구소와 작년 6월부터 1년여 간의 종합적인 학술연구(의정부터 정비 및 활용방안 종합학술연구)를 실시한 결과 의정부 터 발굴 기대감은 더 커졌다.

시는 연구를 통해 의정부를 비롯한 당시 관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건축 구성(외삼문·외행랑-주요건물-연못·정자가 있는 후원)과 의정부의 주요 건물 3채(정본당·협선당·석화당)의 규모와 배치(복도로 연결된 구조) 등을 고증, 의정부가 관청 가운데 가장 높은 격식을 자랑하는 건축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의 가장 중심 건물인 정본당(좌), 1925년 장충단 공원으로 이전된 의정부 후원의 정자(우)

의정부의 가장 중심 건물인 정본당(좌), 1925년 장충단 공원으로 이전된 의정부 후원의 정자(우)

특히 의정부의 주요 건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당시 영·좌·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政本堂)’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최초로 고증하고, 의정부 후원에 있던 정자가 1925년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진 사실도 이번 학술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냈다.

학술연구 당시 필지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육조대로와 접한 의정부 전면 부분이 세종대로 아스팔트 아래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공원 내 조형물 설치를 위해 실시한 부분 발굴 결과 의정부와 관련이 큰 유구·유물이 출토돼 의정부 유구의 잔존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전망된다.

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유구와 유물의 실체를 확인하면 학계 전문가, 문화재청, 시민들의 의견을 널리 수렴해 유구 보존 방안과 정비 방향을 선정, 3단계인 의정부 터 재정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문의 :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02-2133-2630, 서울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 02-72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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