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정신의 조화를 강조하는 요가

최순욱

발행일 2016.06.22. 14:30

수정일 2016.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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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년 UN 세계 요가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요가 동작을 취하고 있다ⓒnews1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년 UN 세계 요가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요가 동작을 취하고 있다

최순욱과 함께 떠나는 신화여행 (34) 음양, 신체와 정신의 조화를 강조하는 요가

지난 21일(화)는 제2회 UN 세계 요가의 날이었다. 힌두교의 종교적·영적 수행 방법 중 하나인 요가를 통해 인류 평화에 기여하자는 것이 요가의 날이 제정된 취지다. 요가의 종주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4년 9월 UN총회에 참석해 요가의 개인적, 사회적, 국제적 유용함을 역설한 이후 세계 요가의 날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벌써 두 번째 요가의 날을 맞게 된 것이다. 이 날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요가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광장에서 관련 행사가 열려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단체 요가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가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연성을 키우고 체중감소에 도움이 되는 다이어트 방법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본래는 정신과 육체의 평화와 통합을 추구하는, 철학이나 세계관, 종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정신수련법이다. 요가의 역사가 5,000년 가까이 되는데다 그 분파가 워낙 많아 하나로 뭉뚱그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특정한 자세를 통해 몸과 마음을 수련함으로써 정신과 몸이 하나가 되는 삼매(三昧), 또는 산스크리트어로 사마디(Samādhi)의 경지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은 설명이 될 것 같다. 삼매는 고도의 정신집중을 통해 고요·적멸(寂滅)의 명상에 빠진 상태를 말한다.

요가는 전통적으로 라자요가, 하타요가, 갸나요가, 박티요가, 카르마요가, 만트라 요가의 여섯 가지 분파로 구분되는데, 이 중 인도 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이 하타요가이며, 우리나라의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는 다른 분파에 비해 하타요가가 상대적으로 육체의 수련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기 때문에 힌두교 이외의 종교를 믿는 신자들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타요가의 또 다른 특징은 음양의 조화를 매우 중시한다는 것이다. ‘하타’라는 단어 자체가 ‘음양(陰陽)’을 의미한다.

수많은 힌두교의 신 중에서 (하타)요가와 가장 많이 관련지어지는 신은 파괴의 신 ‘시바(Shiva)’다. 시바는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시바를 섬기는 신자들 역시 요가를 중시했다고 한다.

파괴신이 음양의 조화를 강조하는 요가와 관련지어지는 것은 시바의 파괴가 꼭 멸망, 파괴 그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힌두교에서 우주 만물의 균형은 창조의 신 브라흐만, 유지의 신 비쉬누, 파괴의 신 시바의 삼신일체(三神一體)를 통해 이뤄지는데, 시바의 파괴는 항상 새로운 창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바는 파괴의 신이면서 동시에 파괴 이후의 재생과 치유를 담당하는 신이기도 하다. 브라흐만, 비쉬누, 시바가 큰 차원에서는 다 하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시바가 어떻게 음양의 조화를 달성하게 되는지에 대한 의미심장한 이야기도 힌두 신화에 전해진다. 우주의 질서와 균형을 위해 파괴신이 되어야만 하는 시바가 한때 명상에 몰두한 나머지 파괴를 등한시할 때가 있었다. 이에 브라흐만과 비쉬누가 아름다운 여인 샥티를 바치며 파괴를 요청했고 시바는 샥티와 결합한 후 파괴신의 면모를 제대로 드러냈다. 이 때 이후로 시바는 파괴신으로 화할 때마다 항상 샥티와 결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음양의 조화를 달성하는 남신이 이 조화를 달성하기 위해 여성과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요가가 세계 평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 지는 잘 몰라도 최소한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조화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다소 익숙하지 않더라도 오늘은 세계 요가의 날을 맞아 한번쯤 이런저런 동작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런지.

#요가 #최순욱 #신화여행 #요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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