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여름이다! 시원한 신화 속으로 풍덩
최순욱
발행일 2016.06.01. 16:54

베르니니가 제작한 로마의 트리톤 조각상. 바다를 잠재우는 소라고둥을 불고 있다.
최순욱과 함께 떠나는 신화여행 (31) 트리톤의 바다 놀이터
여름이 왔다. 바로 오늘, 6월 1일부터 부산 해운대·송도·송정해수욕장과 경기의 제부도·궁평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전국의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한다고 한다. 뜨거운 태양에 달아오른 몸을 식힐 수 있는 해수욕장이 문을 연다는 소식은 여름이 왔다는 걸 가장 직접적으로 깨닫게 해 주는 신호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즐거움이 가득한 반면에 분명 이용자들이 안전에 꽤 주의해야 하는 장소다. 자칫하다간 높은 파도와 조수의 흐름 때문에 나도 모르게 먼 곳으로 떠내려갈 수도 있고, 수년 전부터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제트스키와 충돌할 수도 있다. 해파리도 문제다.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이는 이용객들이 매년 100여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서해안에서 해수욕을 즐기던 어린아이가 해파리에 쏘여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즉, 해수욕장을 이용할 때는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반드시 안전요원의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 자신의 수영 실력을 너무 과신해서도 안 될 것이며, 특히 물속에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할뿐더러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는 음주 후 입수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우리 스스로 충분히 안전에 만전을 기하면 즐겁고 편안하게 여름의 열기를 식힐 수 있도록 하늘의 가호가 내리지 않을까 싶다.
이런 가호를 내릴 수 있는 신 중의 하나가 그리스 신화의 트리톤(Triton)이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바다의 요정 암피트리테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데, 몸이 상어비늘과 비슷한 비늘로 덮여있으며, 귀 아래에는 아가미가 달려있다고 전해진다. 생김새는 영 좋지 못한 듯한데, 넓은 입 안에는 짐승과 비슷한 이가 나 있고 눈은 파란데다 손에는 소라 껍데기처럼 보이는 손톱이 달려있다고 한다. 물속에서 사는 만큼 발은 없지만 돌고래의 꼬리 같은 것이 달려있어 아주 빠르게 헤엄을 칠 수 있다.
사실 포세이돈이나 암피트리테, 트리톤 모두 바다와 연관이 있지만 굳이 트리톤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가 일종의 바다 놀이터를 만들었다는 묘사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포세이돈과 함께 바닷속 궁전에 살면서 해마를 타고 다니는 트리톤은 소라고둥을 불어 거친 파도를 잠재우고, 해면이 잔잔할 때 물 위로 올라와 작은 물고기와 돌고래 등을 불러 함께 놀았다고 전해진다. 이를테면 신, 물고기, 돌고래가 함께 노니는 해수욕장인 셈이다. 이 속에 사람이 빠져서 좀 아쉽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해수욕장의 모습이 이런 것이 아닐는지. 올해 바다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든 해수욕장이 이런 모습이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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