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만들고, 선정하고, 완성해갈 서울브랜드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5.10.30 16:24

수정일 2015.11.19 20:05

조회 1,017

지난 28일, 새로운 서울브랜드로 I.SEOUL.U가 확정됐다 ⓒ이현정

지난 28일, 새로운 서울브랜드로 I.SEOUL.U가 확정됐다

‘I♥NY, Be Berlin, Your Singapore, I amsterdam’ 세계의 도시를 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도시브랜드가 있다. 해당 도시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기념품 하나라도 집어 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브랜드. 서울도 이처럼 매력적인 도시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연령별, 성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천인의 시민들이 모여 투표에 참여했다 ⓒ이현정

연령별, 성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천인의 시민들이 모여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28일 서울광장에서는 하이서울을 대신할 새로운 서울브랜드를 선정하고 알리는 ‘서울브랜드 천인회의& 선포식’이 열렸다. 시작 전부터 다양한 의견들로 호불호가 갈리며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였는데, 행사 현장에서 만난 여러 시민의 의견을 들으며 새 서울브랜드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보고 참여했어요. 궁금하기도 했고, 서울브랜드 선정하는데 한 표 행사할 수 있다면 의미 있을 것 같아 참여했습니다. 정말 사랑받는 브랜드는 오래 갈 거고, 그렇게 오래 갈 수 있는 브랜드가 선정되도록 해야지요.”

강서구 방화동에서 온 박유미 씨는 자녀와 함께 시민심사단으로 참가했다는데, 소중한 한 표에 대한 책임감을 내비쳤다. 서울브랜드 최종 현장투표 자리에는 김유경 한국외대 국가브랜드센터장, 시사만화가 박재동,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등 전문심사단도 참가했지만, 천여 명의 시민심사단도 이날 함께 했다. 천인 심사단은 지난 9월 14일부터 한 달여 동안 공개 모집한 시민 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안배를 통해 선정된 이들로,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신중을 기해 투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프닝 공연으로 문을 연 1부 천인회의는 축하 영상상영과 나는 서울브랜드다 퀴즈쇼에 이어 최종 후보 3개 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어 전문가와의 질의 응답시간도 주어졌다.

전문심사단 Luke Benedict Ashton ⓒ이현정

전문심사단 Luke Benedict Ashton

“굉장히 신선하고 유연하게 열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브랜드의 의미를 열어 놨을 때 이해를 못 하는 사람들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9명의 현장 참가 전문심사단에서 유일한 외국인 심사위원인 Luke Benedict Ashton 씨가 ‘I.SEOUL.U’ 아이디어를 낸 지원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통 문장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기본적으로 단어의 조합입니다. 아이와 유 사이 서울을 중앙에 배치했기 때문에 나와 너를 연결하고 나와 너의 터전이 되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개념이 전달이 안 되는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태그라인이라는 장치 마련을 했습니다. 소개 영상에서 보셨듯이. 남대문 · 해치 등 여러 가지 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그 의미를 전달하고, 미진한 부분들은 태그라인을 각 국가별 언어별로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예정입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 중 서울얼굴가꿈단에 소속된 한영외고 김동환 군에게 브랜드 선포식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저는 작년 12월부터 서울얼굴가꿈단으로 함께하며 이번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서울얼굴가꿈단은 서울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서울 시민들이 모여서 워크숍이나 토의도 하고. 그런 활동 여러 번 했고요. ‘우리의 서울 이야기’라는 시민 초청 토크콘서트도 여러번 개최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전문의원 의견도 듣고 3가지 후보 안들을 보니 확실히 의미도 있고, 특히 시민분들이 참여해서 만든 것이라 의미 있는 행사라 생각합니다.”

`서울얼굴가꿈단`으로 활동하는 김동환 군 ⓒ이현정

`서울얼굴가꿈단`으로 활동하는 김동환 군

김동환 군의 얘기처럼, 이번 서울브랜드 선정은 일회성 기획행사가 아니었다. 2014년 10월 시민·전문가로 구성된 주요 의사 결정체인 서울 브랜드 추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245명의 시민이 참여한 ‘서울얼굴가꿈단’, 80여 명의 브랜드 · 마케팅·디자인분야 전문 자원활동가 그룹인 ‘모두의 서울’, 국내외 거주 외국인 100여명으로 구성된 ‘서울프렌즈’ 등 다양한 시민그룹이 참여했다. 총괄 기획부터, 교육 및 캠페인, 브랜드 제작 공모, 선정까지 이들 시민이 함께한 시민주도형 사업이었던 것이다.

물론, 적정한 서울브랜드를 선정하기 위한 소양 쌓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들은 서울브랜드를 선정하기 위해 워크숍이나 시민회의, 시민 토크쇼 등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서울의 자연환경, 역사, 문화, 음식, 건축, 경제, 세계화, 과거와 현재 · 미래 등 서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러 각도로 공부하고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 설까?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민 중에는 얼굴가꿈단 등에서 10개월 이상 함께 해온 시민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송파구에서 온 서장수 씨 또한, 시민얼굴가꿈단 시민위원이었는데, “이번에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참여도 많았는데 앞으로도 젊은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시에서 많이 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되었다는 사카모토 소토꼬 씨도 현장 투표단으로 참여했다 ⓒ이현정

한국에 온 지 4년이 되었다는 사카모토 소토꼬 씨도 현장 투표단으로 참여했다

이날 현장투표단 중에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온 사카모토 소토꼬 씨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각계각층의 천여 명이 넘는 시민, 외국인들이 함께했던 ‘서울브랜드 천인회의 & 선포식’에서는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현장투표 결과 ‘I.SEOUL.U’가 새로운 서울브랜드로 최종 선정되었다.

최종 후보작 3개 브랜드 합산 득표수 발표 현장 ⓒ이현정

최종 후보작 3개 브랜드 합산 득표수 발표 현장

지난 1년여 간 시민이 기획하고, 시민이 준비하고,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선택한 서울 브랜드. ‘I.SEOUL.U’.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제 남은 건 앞으로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가 아닐까? I.seouling.U 든, I.SEOULMATE.U 든 서울을 다양한 상징으로 변형하며 우리의 서울을 찾아보면 어떨까? 나와 너 사이의 서울이 어떤 의미가 될지는 결국 우리 서울시민들에 몫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