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찾은 보물' 우이천로를 소개합니다
발행일 2015.08.17. 16:27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우이천로 44길
우이천로 44길(도봉구 쌍문동)은 덕성여대 후문 맞은편에서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난 작은 마을길이다. 길을 따라 100여 미터 올라가자 작은 새 두 마리가 그려진 가정집 담에 기댄 작은 벤치가 보인다. 가운데는 찻잔을 놓을 수 있는 작은 상도 올라앉아 있다. ‘희망골목 3호 보물, 희망테이블–오고가며 누구나 만나고 쉬어가는 희망을 나누는 의자’라는 친절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어머, 이런 게 다 있네~~~!”

희망골목 3호 보물-희망테이블은 벤치와 찻상을 함께 겸할 수 있다
감탄사를 절로 뱉으며 걷게 된 우이천로 44길의 소박한 감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희망골목 3호 보물-희망테이블이 있는 맞은편 골목 담벼락엔 희망골목 보물지도가 그려져 있고, 이 골목 안에 7가지 보물이 있다는 희망골목길 안내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골목길 담벼락에는 꽃과 새들이 그려져 있다

담장 밑에는 작은 텃밭과 화분들이 줄을 지어 있다
폭이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새와 나무, 꽃이 그려진 담이 나오는가 하면 벽에 기댄 작은 화단이 집집마다 만들어져 있고 담장 밑 상자텃밭에선 한여름 뙤약볕을 받으며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구불거리는 골목길을 따라 가며 한낮의 보물찾기는 계속됐다.
‘희망골목 4호 보물, 희망쟁반–언제나 손님이 오시면 희망을 대접하는 쟁반’도 찾았고, ‘희망골목 2호 보물 사과나무’는 제법 튼실한 녹색빛깔 사과를 매달고 있었다. 상자텃밭의 소담스러움에 발걸음을 옮기자, 아예 집에서 키우던 화분들도 모조리 골목으로 내놓은 집들도 눈에 띈다. 작은 화단과 소박한 상자 텃밭의 녹색식물들이 가득한 골목길을 걷노라니,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번졌다. 담에 기댄 작은 화단과 상자텃밭들이 없었더라면, 새와 나무, 작은 들꽃들이 그려진 벽이 아니었다면 이 골목길은 얼마나 삭막했을까?

빗물저금통은 빗물을 모아놨다가 상자텃밭에 물을 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골목길을 따라 가려니 어느 집 창문 옆에 그려진 앵무새들의 대화도, 도시가스 배관 옆 파랑새의 지저귐도 들리는 듯 했다. 골목이 이끄는 대로 쏠쏠한 재미를 찾아가며 발길을 옮기다 만난 ‘희망골목 5호 보물 텃밭과 빗물저금통–작은 상자에 키우는 자연의 맛, 하늘에서 떨어지는 고마운 빗물’은 가히 압권. 빗물을 모았다가 상자텃밭에 물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 놨다.
상자텃밭에는 가지도, 고추도 심지어 사과도 자라고 있었다. 막다른 골목길의 코너를 돌자 6호 보물 만복계단이 나왔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만복계단 끝엔 또 하나의 보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 바라보이는 도봉산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희망골목 7호 보물이 반가움을 더했다.

희망골목 6호 보물-만복계단
주민 주도 골목길 가꾸기 사업 성공
도봉구 우이천로 44길(쌍문동)이 지난 6월, 2015 서울환경상 대상을 수상했다. 30여 가구의 낡은 주택들이 있던 이곳은 회색빛의 담장과 미로 같은 골목길, 골목길 모퉁이에 쓰레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지곤 했던 곳이었다. 허름한 골목길과 열악한 환경. 변화가 없을 것 같던 우이천로 44길 주면 골목길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참다운 자연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인 비영리 환경단체와 골목길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서울시의 골목길 사업에 참여했다.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에 참가해 주민들은 골목길 가꾸기 사업을 펼쳤다.

주민들의 다짐이 엿보이는 현수막이 우이천로에 걸려있다
골목길 모퉁이 공지와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에 다양한 꽃과 식물을 심고 낙서로 얼룩진 잿빛 골목길 담장엔 쟁반과 리본을 장식하고 꽃과 나무, 새들을 그려 넣었다. 또한 주민들과 함께 골목길 안에 포인트가 되는 장소를 선정해 우이천로 44길의 7가지 보물 장소를 만들기도 했다. 보물 1호 파랑새나무, 2호 사과나무, 3호 희망테이블, 4호 희망쟁반, 5호 텃밭과 빗물 저금통, 6호 만복계단, 7호 도봉산 전경 등 밋밋했던 골목길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더해졌다.

평범한 쟁반도 `희망쟁반`이라는 이름을 얻자 멋진 액자가 되었다
골목길 초입엔 보물이 어디쯤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보물지도도 그려 넣었다. 작은 화단과 텃밭이 생기고 골목길 담장이 예쁜 그림들로 채워지자 주민들도 조금씩 변했다. 기분 좋은 골목길의 변화에 주민들은 자신들이 키우던 화분까지도 내놓게 됐다. 열악한 환경을 걷어내고 골목길 개선에 나선 주민들에게 우이천로 44길은 이렇게 이제는 자랑하고픈 골목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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