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이나영처럼 소박한 마을 결혼식을 꿈꾼다면?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5.07.29 14:40

수정일 2015.07.30 12:48

조회 1,560

일반 기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기업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사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역을 살리고, 이웃을 돌아봅니다. 바로,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회적경제기업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그들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사회적경제 우수기업탐방(19) 친환경 마을 결혼식 문화를 만들어 가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

마당에 꽂혀있는 에코웨딩·피로연이라 쓰여진 이정표

마당에 꽂혀있는 에코웨딩·피로연이라 쓰여진 이정표

얼마 전, 배우 원빈이 고향인 강원도 정선 시골 마을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자신이 나고 자란 마당에 커다란 솥단지를 걸어놓고 참석한 하객들과 국수를 나눠먹는 모습은 예전 우리네 마을 결혼식을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획일적이고 상업적인 결혼풍토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소셜 아이디어그룹 대지를 위한 바느질’도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환경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마을 결혼식이라는 특별한 예식 콘셉트를 통해 친환경 결혼식 문화를 정착시키기에 노력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성북동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단독주택 마당으로 들어서자, 피로연이라고 쓰여 있는 화살표가 눈길을 끌었다. 회사 앞마당도 결혼식장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짐작케 해주었다.

마을 결혼식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음식은 동네 어르신들 솜씨다

마을 결혼식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음식은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음식이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결혼식 준비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마을에서 해결한다.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마을의 꽃집이나 떡집 등을 이용한다. 부페도 지역의 맛집을 이용하고 때론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드는 건강한 음식으로 상을 차린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김상국 부장은 “음식이 맛있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며 “하객을 초대해 대접을 잘 하는 것이 우리나라 결혼 풍습 중 하나인데,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먹은 하객들이 즐거워하니 혼주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건 결혼식을 통해 발생하는 경제 효과가 고스란히 마을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피팅룸에 있던 오래된 재봉틀

피팅룸에 있던 오래된 재봉틀

결혼식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치러진다. 특히,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는 예식이 끝난 후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부케는 뿌리를 그대로 살려 식이 끝나면 땅에 묻을 수 있도록 했다. 꽃장식은 화분으로 만들어 결혼식이 끝난 후 하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결혼식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마을결혼식 모습

마을결혼식 모습

지금까지 5~60여 쌍이 이런 방식으로 마을 결혼식을 올렸다. 교사, 디자이너, 외국인 등 결혼식 본연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선택했다. 2013년 제주도에서 치러진 가수 이효리, 이상순 커플의 결혼식을 진행한 곳도 바로 이곳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었다.

대학원에서 친환경 디자인을 공부하던 이경재 대표는 "함성섬유로 만들어 썩지도 않는 웨딩드레스가 한 해 170만 벌이나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천연소재로 웨딩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친환경 마을 결혼식이라는 새로운 결혼식 문화를 만들어 나가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마을 결혼식을 알리는 색다른 포스터

마을 결혼식을 알리는 색다른 포스터

그러나,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에코웨딩만을 전부로 하는 회사는 아니다. 친환경 유니폼이나 병원복, 리빙용품 등을 제작, 판매 하기도 한다. 유니폼이나 병원복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뿐 만 아니라,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지를 위한 그들의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다

대지를 위한 그들의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다

에코웨딩에서 시작해, 생의 전반에 맞는 환경을 위한 디자인을 연구하고 그 사업영역을 넓혀 나가는 ‘소셜 아이디어그룹 대지를 위한 바느질’. 다양한 사업을 통해 창출한 수익은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기업이었다. 이를테면 유니폼을 제작한 수익금으로 나무를 심고, 병원복을 제작해 나온 수익으로 길거리 쓰레기통을 바꾸는 등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한 땀 한 땀,  아름다운 문화를 이 땅에 수놓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나갈지 응원하고 또 기대해 본다.

■ 소셜 아이디어그룹 대지를 위한 바느질

 ○ 전화: 070 8840 8826

 ○ 홈페이지: www.sewingforthesoil.com

 ○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