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산에서는 '이것'을....
발행일 2015.03.16. 15:23
"엄마, 아저씨들 저기서 뭐 해?" 엄마와 함께 북한산으로 등산 온 이영석 군(10)이 물었다. "묘지도 없는데 절을 하니 이상한가 봐요" 엄마가 함께 등산 중인 친구에게 말했다. 지난 주말 북한산 계곡과 능선 이곳저곳에서는 돼지머리 제사상을 차려놓고 큰 절을 올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요즘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 등 서울 인근 산에는 산악회별로 시산제(始山祭)가 한창이다. 올 한 해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고 먼저 간 벗들을 추모하며, 아울러 가정의 평온과 각자의 소망도 빌어보는 일종의 제사의식이다. 원래 시산제는 음력 정월 초하루(설날)부터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사이에 지내왔으나 양력이 보편화된 최근에는 양력 2~3월 중에 시산제를 많이 지낸다.
시산제 제수음식으로는 돼지머리, 북어, 시루떡, 과일, 막걸리 등을 준비한다. 특히 삶은 돼지머리는 시산제의 필수 음식이 되었다. 이때 술은 탁주(막걸리)를 써야 한다. 산신들은 우리의 전통주인 막걸리를 좋아하며, 그래야 많은 복을 내려준다는 속설이 있으니 말이다.
초혼관(招魂官)이 된 회원이 제사를 지낸다는 사실을 고하고 지상으로 산신을 모셔오면서 시산제가 시작된다. 먼저 산악회 회장이 산신에게 첫 잔을 올리고 절을 2번 한다. 이어 총무가 축문를 낭독한 후 산악회 고문이나 고령자가 술을 올린다. 끝으로 산악회 공로자나 최연소자가 술을 드린 후, 원하는 회원들이 잔을 올리는 순서로 약 1시간가량 진행된다.
아름다운 산과 강을 함께 가진 서울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매력적인 한 나라의 수도이다. 멀리가지 않고도 체력을 다지고 치유도 할 수 있는 자연이 준 큰 선물이다. 따라서 산을 찾을 때에는 자연을 아끼고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특히 시산제 때는 금지된 취사행위, 흡연, 쓰레기투기, 음주소란 등이 일어나고 있다. 최악의 봄가뭄이라는 요즘, 산불이 발생할까 걱정이다.
'산악인은 대자연과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시산제 때 다짐하는 '산악인의 선서'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산행의 안전과 소원을 빌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면서 친목과 결속을 다지는 시산제, 나부터 산행 에티켓을 잘 지켜 건전한 봄 축제 한마당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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