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 ‘하나’로 통합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4.12.10. 17:20

수정일 2014.12.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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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뉴시스)

서울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가 하나로 다시 태어난다. 조직·경영·운영 등, 기존 인력을 제외한 모든 측면의 환골탈태를 추진, 부실기업·방만경영 등 그간 오해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 도시철도 운영기관으로 일어서겠다는 각오다.

서울시는 2004년 버스 위주로 개편이 이뤄졌던 대중교통개혁 10년을 맞은 시점에서 지하철도 이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하기로 하고 10일에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시가 지난달 내놓은 '투자·출연기관 혁신방안'의 핵심 사업이자 첫 번째 실행계획이다.

이번 지하철 통합혁신은 1~4호선 운영주체인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 중인 '도시철도공사', 양 공사 통합 및 경영혁신이 요체다. 통합을 통해 양쪽에서 새는 지출을 줄이고, 여기서 절감한 비용을 꼭 필요한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안전·서비스 개선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지하철, 통합혁신을 통해 글로벌 No.1 경영과 안전한 시민의 발이 되겠습니다.

통합혁신이 이뤄지면 지하철 운영기관 ①글로벌 경쟁력 강화 ②참여형 노사관계가 정립되고, 지하철 운영 측면에서 ③안전성 향상 ④서비스 개선 등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혁신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이나 구조 조정 같은 기존 통합방식에서 벗어나 시·양공사·노조 등 구성원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운영, 조직, 업무 모든 측면에서 과감한 쇄신을 단행한다는 원칙 아래 이뤄진다.

양공사 운영 20년, 지하철 운영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재정비 적기 도래

당초 서울시는 1994년 지하철 5~8호선 개통을 준비하면서 기존의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경쟁구도를 형성, 선의의 경쟁관계를 통한 국내 지하철 산업과 서비스 발전을 유도하고자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간 인력·업무 중복, 물품 개별구매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등 분리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이 갈수록 심화되고, 설립 당시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양공사 체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게 됐다.

특히 시는 2004년 버스 준공영제·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 노선체계 개편 등 버스 위주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진지 10년, 서울지하철 개통 40년 되는 시점에서 서울 대중교통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 분야에서도 객관적인 재평가와 정비를 해야 할 적기라고 판단했다.

서울메트로 1km 당 인력, 9호선 대비 3배 필요…운영 효율에 '빨간불'

통합혁신에 앞서 서울시가 현재 지하철 1~8호선 운영에 대해 평가한 결과, 민간이 운영 중인 9호선과 비교해 '운영 효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결과

서울메트로 1개 역 당 관리인원이 15명인 반면 9호선은 7명으로 서울메트로가 2배 이상 많고, 1km 당 운영인력도 서울메트로 65명, 9호선 26명으로 3배 가량 많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철도공사도 1개 역 당 관리인원 11명, 1km 당 42명으로 서울메트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9호선의 경우 지난해 사업 재구조화로 매년 비용이 줄어들게끔 개선된 반면 1~8호선을 이대로 둔다면 사실상 늘어나는 적자를 해결하기 어렵고, 향후 경전철이 건설돼 도시철도 운영주체가 다양화될 경우 양공사 경쟁력 확보가 더욱 힘들어 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하게 쳐내고 적자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양공사 통합'을 추진한다. 중복업무 정리, 인력 재편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지하철 양공사를 2,000만 수도권 주민에게 통합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주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자체 주도의 파리교통연합체(STP) 아래 운영되는 파리교통공사(RATP) 사례를 들며, 이번 혁신이 수도권 지하철·경전철, 시내·광역버스 등 모든 수단을 통합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참여형 노사관계 정립, 안전·서비스 향상 기대

통합혁신 후 서울 지하철의 모습은?

통합혁신이 이뤄지면 첫 째로, MTA(뉴욕), MTR(홍콩) 등 세계적인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규모·기술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통합 시 서울지하철은 총 연장 300.1km로 파리(214km), 홍콩(211km)보다 길고, 일평균 이용객 680만 명으로 동경(622만), 뉴욕(547만) 수준으로 올라선다.

기 관 명 보유차량(량) 역수(개) 총 연장(km) 일평균 수송인원
(만명)
서울지하철(통합) 3,731 277 300 680
홍콩MTR 1,778 152 211 500
북경지하철 3,374 262 442 674
도쿄메트로 2,773 179 195 622
파리지하철
(RAPT그룹)
3,561 301 214 490
뉴욕지하철(MTA) 6,344 468 368 547

'서울메트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 운영기관으로 오랜 운영경험을, '도시철도공사'는 연장 162km의 최대 규모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양공사 통합 시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시너지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양공사 물품 공동구매로 인해 연간 수 억에서 수십 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이를 위해 인력을 우선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먼저 경영지원·기획·안전관리 등 양공사 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다음으로 관제·역무·승무 등 운영분야, 기술분야 순으로 점진적인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추가적 충원 없이도 안전·서비스 개선, 신규 사업 등 기존에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분야에 효율적으로 직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각자 역량에 걸맞은 직무에 재배치함으로써 전반적인 업무 효율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노사가 함께 성장하는 참여형 노사관계가 정립된다. 시는 독일 노사관계제도 및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를 보장, 노동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이사제'와 '경영협의회'를 도입한다.

시는 참여형 노사관계를 정립하는데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노동시간 단축, 고용보장 등에 합의하고 지방정부 주도의 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10여 년 간 단 한 차례의 파업 없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독일 폭스바겐사와 폴프스부르크시 사례를 적극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로, 열차 운행․관제시스템이 일원화되는 등 지하철 안전이 대폭 강화된다.

현재 양공사가 따로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이 통합 관리되면서 열차 내부 또는 운행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신속하고 일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며 종합적인 노후 시설 관리로 적재적소, 합리적인 재투자 또한 가능해진다.

네 번째로 서비스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뤄지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운영기관별 스케줄링 시스템을 통합하여 환승거리, 막차시각 등을 고려한 스케줄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또한 기존에는 지하철이 단계적으로 건설돼 환승동선·통로에 대한 관리가 어려웠으나 양공사가 통합되면 환승역 전체를 놓고 종합적인 동선 재정비가 가능해 지며, 휠체어나 유모차 동선이 고려된 약자형 환승경로 구축도 가능해 진다.

서울시는 이번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 선언과 함께 '통합혁신추진단(가칭)'을 꾸리고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시는 내년 4월 통합혁신추진단을 주축으로 경영진, 노동조합, 회계·법무·노무 등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회 등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6월 경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2월까지 조례·정관 등 관계 규정을 정비하고, 2016년 상반기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한 다음 같은 해 말 통합혁신 완료를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지하철 통합혁신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될 그 밖의 투자·출연기관 조직혁신의 기준 삼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지하철 혁신방안 기자설명회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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