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로 떠난 3일간의 여정, 시민 참여로 빛난 '강동선사문화축제'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26.10.21. 09:16

수정일 2026.10.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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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원에서 10월 16~18일 열린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서울의 시작, 암사’를 주제로 움막 짓기, 원시 도구 만들기, 공연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마지막 날 비로 공연이 잠시 중단됐다 재개됐다.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암사동 일대에서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열렸다. ©방윤희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암사동 일대에서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열렸다. ©방윤희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원에서 열린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의 시작, 암사’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선사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동시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축제장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체험의 장이었다. 아이들은 생소한 선사시대 도구를 손에 쥐며 몰입했고, 어른들 역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움을 나눴다. 움막을 짓고 돌에 그림을 새기는 역사 체험부터 음악이 울려 퍼지는 야외 무대까지,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며 특별한 하루를 채워갔다.
참가자들이 바닥에 앉아 나무와 끈을 이용해 불씨를 깨우는 체험에 몰입하고 있다. ©방윤희
참가자들이 바닥에 앉아 나무와 끈을 이용해 불씨를 깨우는 체험에 몰입하고 있다. ©방윤희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 마지막 날, 굵은 빗줄기로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내 재개되며 현장의 열기를 이어갔다. 뜻밖의 날씨라는 변수 속에서도 관람객과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지며 축제의 또 다른 매력과 생동감을 더했다.

이번 축제에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특정 연령이나 프로그램에 국한되지 않는 ‘즐거움의 폭’이었다. 직접 손을 움직이는 체험, 선사시대의 흔적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 모두가 함께 음악을 즐기는 무대까지. 축제는 단순히 관람객이 지나가며 보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해보고 경험을 나누는 참여형 공간으로 펼쳐졌다.
가죽 형태의 바탕 위에 놓인 돌판에 다양한 그림과 무늬가 새겨져 있다. ©방윤희
가죽 형태의 바탕 위에 놓인 돌판에 다양한 그림과 무늬가 새겨져 있다. ©방윤희

손으로 만나는 선사시대, 구경에서 체험으로

축제장 안쪽 체험 공간에서는 선사시대의 생활을 오늘의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짚과 나뭇가지로 만든 움막은 당시 사람들이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생활 공간을 마련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단순해 보이는 구조물이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재료를 엮고 쌓아 올리는 과정에 적지 않은 손길과 시간이 필요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나무와 끈 등을 활용한 원시 도구 만들기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바닥에 앉아 도구를 살펴보고 직접 손을 움직이며 제작 과정을 경험했다. 완성된 결과물을 보는 것과 재료를 만지고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겪는 것은 분명 다르다. 선사시대 생활을 설명으로 듣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시의 생활방식을 몸으로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커다란 토기 형태의 조형물과 돌판 위에 새겨진 그림 역시 축제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물건들이 전시와 체험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관람객들은 축제장을 이동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과거의 생활과 마주하게 됐다.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었다. 재료를 살펴보고, 도구를 만져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체험의 중심이었다.
숲속 체험 공간에 커다란 토기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방윤희
숲속 체험 공간에 커다란 토기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방윤희
나뭇가지를 모아 세우는 선사 움집 만들기 활동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직접 재료를 옮기고 하나씩 세워 구조물을 완성해가는 모습은 선사시대 생활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협력과 참여의 경험으로 확장되는 장면이었다. 몸을 움직이는 놀이 공간도 마련됐다. 그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는 바닥에 여러 개의 표적이 놓여 있었고, 관람객들은 규칙에 맞춰 움직이며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체험 시설이었다.

이처럼 축제의 재미는 한데 머물지 않았다. 어떤 공간에서는 손으로 재료를 다루고, 다른 공간에서는 몸을 움직이며 놀이에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관심에 따라 체험을 선택하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다. 선사문화를 다루는 주제가 전시물에만 머무르지 않고 놀이와 활동으로 확장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했다. 역사적 소재를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축제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선사시대 움집을 만들어 보며 당시 생활방식을 체험해 본다. ©방윤희
선사시대 움집을 만들어 보며 당시 생활방식을 체험해 본다. ©방윤희

축제의 또 다른 풍경, 소망을 매달고 마음을 나누다

축제장에서 만난 또 다른 장면은 소망을 적은 카드들이었다. 선사시대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적은 글이 담겨 있었다. 카드마다 글씨와 내용이 달라 저마다의 생각과 바람을 엿볼 수 있었다. 카드들은 줄에 여러 겹으로 매달려 있었고, 방문객들은 그사이를 걸으며 글을 살펴보거나 자신이 남길 메시지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이 놀이를 통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색 공간 ©방윤희
관람객들이 놀이를 통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색 공간 ©방윤희
공연이나 놀이처럼 순간적인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과 달리, 소망 카드는 축제의 기억을 글로 남기는 공간이었다. 축제장에서 경험한 시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읽으며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 있는 자리였다.

축제는 대형 무대나 눈에 띄는 시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이런 작은 공간들이 축제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서로 다른 글씨와 소망이 한 공간에 모여 축제의 또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방윤희
서로 다른 글씨와 소망이 한 공간에 모여 축제의 또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방윤희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는 축제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의 마지막 날은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축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선사시대의 생활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직접 만들고 움직이는 경험이 펼쳐졌고, 소망 카드 앞에서는 잠시 멈춰 글을 읽고 마음을 남길 수 있었다. 야외 무대에서는 음악과 조명이 축제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비는 야외 축제가 마주해야 할 현실적인 조건을 드러냈다.

이날 축제장을 걸으며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축제를 즐기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체험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전시를 살펴보며, 또 다른 누군가는 공연을 기다린다. 한 공간 안에서도 각자의 관심에 따라 서로 다른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비가 내렸어도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방윤희
마지막 날, 비가 내렸어도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방윤희
좋은 축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축제다. 선사문화라는 역사적 소재가 체험과 놀이, 전시와 공연으로 이어질 때, 축제는 과거를 보여주는 행사를 넘어 오늘의 시민들이 함께 경험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비로 잠시 멈췄다가 다시 이어진 무대처럼, 축제의 기억도 하나의 장면으로만 남지 않는다. 손으로 만들었던 경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전시, 우산 아래에서 바라본 공연이 각자의 기억 속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자리한다. 2026 강동선사문화축제의 마지막 날은 그렇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시민기자 방윤희

시민 눈높이에서 생활 속 변화를 기록하고, 필요한 정보를 친절하게 전하는 기자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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