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앞이 거대한 서재로 변신했다!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시민기자 이근석

발행일 2026.10.08. 10:23

수정일 2026.10.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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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10월 2~18일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가 열려 시민들이 야외에서 책을 읽고 쉬며 체험과 공연도 즐기고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영사, 서초구 이동형 도서관 등이 참여했으며, 주차별 프로그램과 16~18일 한복 독서 행사, 17일 미니북 워크숍도 마련됐다.
10. 2~18.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열리는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는 10월 18일까지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가 열린다. ©이근석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는 10월 18일까지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가 열린다. ©이근석

빈백에 몸을 기대고 책 한 권

높고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10월 연휴를 맞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이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거대한 야외 서재로 변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현장을 찾았다.

예술의전당에 도착해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계단광장 위로 올라서자 낯설지 않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디서 봤을까 잠시 생각해 보니 서울광장의 ‘책읽는 서울광장’이 떠올랐다. 도심 한복판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빈백에 기대 책을 읽고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예술의전당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는 10월 2일부터 18일까지 음악광장에서 열린다.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체험과 공연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을날 예술의전당을 찾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문화 공간을 선사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빈백에 기대 책을 읽고 있다. ©이근석
도심 한복판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빈백에 기대 책을 읽고 있다. ©이근석

음악분수와 함께하는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는 단순히 야외에 책을 가져다 놓은 행사가 아니다. 음악분수 앞 잔디 공간을 중심으로 책과 휴식,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으로 연출된 음악분수는 행사 분위기를 한층 더 활기차게 만들었다.

어떤 사람은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책을 읽고, 어떤 이는 빈백에 몸을 푹 기대어 가을 하늘을 바라보다 다시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잠시 눈을 감고 쉬거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도서관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야외 독서’만의 매력이다.
음악분수와 함께하는 ‘광장서재’ ©이근석
음악분수와 함께하는 ‘광장서재’ ©이근석

다양한 문화 콘텐츠

‘광장서재’에는 여러 기관과 출판사가 참여해 각자의 시선으로 고른 책과 콘텐츠를 소개한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미술계 인사들의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당신을 만든 미술책’을 선보이고, 집에서 가져온 예술 서적을 다른 책과 교환하는 ‘다음 독자를 찾습니다’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예술의전당 구성원들이 추천하는 책을 만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출판사 김영사는 주제별 도서 큐레이션과 책 속 문장을 직접 써보는 필사 공간을 운영한다.

서초구가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동형 도서관 ‘여행하는 서재’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판사에서는 저마다 다른 행사를 마련했다. ©이근석
출판사에서는 저마다 다른 행사를 마련했다. ©이근석
이동형 도서관 ‘여행하는 서재’ ©이근석
이동형 도서관 ‘여행하는 서재’ ©이근석

체험 프로그램

행사장에는 시민들이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히 마음에 담아둔 글이나 문장을 작은 블록에 적어 벽면에 붙이는 체험이 눈길을 끌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담긴 블록이 모여 하나의 벽을 완성해 가는 모습은, 책과 글을 매개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공간이라는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담긴 블록이 모여 하나의 벽을 완성해 간다. ©이근석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담긴 블록이 모여 하나의 벽을 완성해 간다. ©이근석

서로 다른 주제로 열리는 북 페스티벌

이번 북 페스티벌은 ‘기록을 읽다’, ‘자연을 읽다’, ‘다르게 읽다’ 등 주차별로 서로 다른 주제를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첫 주에는 책과 기록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둘째 주에는 식물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마지막 주에는 2026 한복문화주간과 연계한 이색 프로그램도 기다리고 있다.

특히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는 음악광장 잔디밭에서 한복을 입고 책을 읽으며 휴식을 즐기는 ‘한복 입고 드러눕자’ 프로그램이 열린다. 전통 한복을 입고 가을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는 특별한 장면도 만나볼 수 있다.

10월 17일에는 미니 북을 직접 만들어 보는 ‘꼬깜, 책 한 입’ 워크숍도 마련된다. 일부 프로그램은 유료지만, 토크와 한복 체험 등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 행사가 마련되어 시민들의 참여가 활기를 더했다. ©이근석
다양한 문화 행사가 마련되어 시민들의 참여가 활기를 더했다. ©이근석

낮에는 분수광장에서, 저녁에는 계단광장에서

‘광장서재’를 찾았다면 예술의전당의 또 다른 야외 프로그램인 ‘계단극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계단광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예술의전당 영상화사업 ‘SAC ON SCREEN’ 공연 영상이 상영된다. 문학작품과 연계한 영상, 낭독 콘서트, 클래식 공연 등도 이어진다.

따라서 낮에는 음악광장 잔디밭에서 책을 읽고, 저녁에는 계단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 영상을 감상하는 하루 일정도 가능하다. 예술의전당이 공연이나 전시가 있을 때만 찾는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특별한 목적 없이도 찾아와 책을 읽고 쉬고 문화를 즐기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운영본부 ©이근석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운영본부 ©이근석
직접 ‘광장서재’에 앉아보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머물러도 되는 공간’이라는 사실이었다. 바쁜 서울 생활 속에서 우리는 늘 목적지를 향해 걷는 데 익숙하다. 공연장에 가면 공연을 보고, 미술관에 가면 전시를 본 뒤 다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가을 햇살 아래 빈백에 몸을 기대 책을 읽고, 음악분수를 바라보고,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 생활이 됐다. 책을 읽는 공간이 반드시 조용한 실내 도서관일 필요는 없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잔디밭도 훌륭한 서재가 될 수 있다.

10월의 어느 주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책 한 권과 함께 예술의전당을 찾아보자.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책과 예술 그리고 가을을 한꺼번에 만나는 작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이근석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이근석

북 페스티벌 ‘광장서재’

○ 기간 : 2026년 10월 2일~18일 중 총 10회
○ 장소 : 예술의전당 음악광장 일대
○ 운영시간 : 금·토·일요일, 공휴일 10:00~18:00
○ 내용 : 야외 독서, 도서 큐레이션, 필사, 북 토크, 체험·워크숍 등

시민기자 이근석

서울시 다양한 행사를 생생하게 체험하여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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