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 위 미술관! 도심 속 무료 야외조각전 '서울조각페스티벌'

시민기자 김경선

발행일 2026.09.01. 13:03

수정일 2026.09.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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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이 29일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개막해 서울숲·뚝섬한강공원 등 5곳에 총 123점의 조각을 선보인다. 열린송현에는 서울조각상 입선작 15점과 초청작 21점이 전시되며, 축제 주요 프로그램은 9월 4일까지, 야외 전시는 11월 30일까지 무료로 이어진다.
8.29~9.4 축제 프로그램, 열린송현녹지광장 개막식 현장
호해란 작가의 < 즐거운 날 >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 김경선
호해란 작가의 < 즐거운 날 >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김경선
열린송현녹지광장 전경 – 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을 알리는 깃발  © 김경선
열린송현녹지광장 전경 – 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을 알리는 깃발 ©김경선
개막식 현장 – 참여 작가 및 관계자들을 소개하는 진행자의 모습  © 김경선
개막식 현장 – 참여 작가 및 관계자들을 소개하는 진행자의 모습 ©김경선

개막식 현장, 도심 녹지가 미술관으로 바뀌던 순간

지난 29일, 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린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찾았다. 경복궁과 인사동 사이, 평소에도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즐기던 넓은 잔디광장이 이날만큼은 대형 조각 작품과 인파로 북적였다. 높이 2m에서 5m에 이르는 야외조각들이 탁 트인 하늘과 북악산 능선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은, 실내 갤러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개방감을 줬다. 늦여름 볕이 한풀 꺾인 오후,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인근 직장인까지 다양한 얼굴들이 잔디밭 사이를 오가며 작품을 둘러봤다.

개막식에는 참여 작가들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자리해 이번 축제가 지닌 의미를 나누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심 한복판에 예술을 들여놓는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발언들이 이어졌고, 현장에 모인 시민들도 그 분위기를 함께 지켜봤다.
강신영 작가의  <호흡하는 잎맥> , 스테인리스 스틸  © 김경선
강신영 작가의 <호흡하는 잎맥>, 스테인리스 스틸 ©김경선
방준호 작가의 < 바람 > , 화강석  © 김경선
방준호 작가의 < 바람 > , 화강석 ©김경선

신진과 원로가 함께 만든 36점, 세대를 잇는 전시

열린송현녹지광장에는 제3회 서울조각상 입선작 15점과 아트디렉터 초청작 21점, 총 36점이 자리했다. 서울조각상은 지난 3월 공모에서 20대부터 70대까지 국내외 작가 110점이 출품해 서류·인터뷰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들로, 선정 작가에게는 각 2,500만 원의 제작비가 지원됐다고 한다.

잎맥의 골격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구현해 빛과 바람이 통과하도록 만든 작품, 화강석에 바람에 휘어진 나무의 형상을 담아낸 작품 등 자연과 바람이라는 올해 축제 주제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초청작 21점은 광화문 세종대왕상 제작자를 비롯한 70대 이상 원로조각가 11인의 작품으로 채워져, 신진 작가의 실험성과 원로 작가의 깊이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대비를 이뤘다. 올해부터는 대상작을 서울시가 매입해 지원을 확대하고, 관람객 투표로 뽑는 시민상도 새로 도입됐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김진우 작가의  < 피톤치드 > ,스테인리스 스틸 © 김경선
김진우 작가의 < 피톤치드 > ,스테인리스 스틸 ©김경선
김은숙  작가의 < 침묵의 주파수>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 김경선
김은숙 작가의 < 침묵의 주파수>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김경선

열린송현 너머, 한강과 도심 곳곳으로 번지는 전시

서울조각페스티벌은 열린송현녹지광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뚝섬한강공원에는 ‘바람이 깃든 마을’을 주제로 벤치형·조명형·놀이터형 체험 조각 31점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관람객이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앉고 머무는 방식으로 조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한강의 풍경과 조각이 어우러진 모습은 열린송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숲과 서울어린이대공원, 풍납토성 동성벽 일대에서도 서울미술협회 등 민간 예술단체가 기획한 ‘서울조각전시+’가 이어지고 있어, 미술관을 따로 찾지 않아도 일상적인 산책길에서 조각을 마주칠 수 있는 구조다. 이렇게 5곳에 걸쳐 전시된 작품은 총 123점에 이른다. 열린송현을 먼저 둘러본 만큼, 한강과 서울숲 등 나머지 전시 공간은 조만간 직접 찾아가 그 느낌을 이어서 전할 계획이다.
신치현 작가의 < Data Drawing-Human > , 스테인리스 스틸 © 김경선
신치현 작가의 < Data Drawing-Human > , 스테인리스 스틸 ©김경선
김재호 작가의 < 설레임 > 알루미늄 주물,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화강석, LED   © 김경선
김재호 작가의 < 설레임 > 알루미늄 주물,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화강석, LED ©김경선

밤에도 이어진 축제, 도슨트부터 서울동행상회까지

해가 저물면서 축제는 또 다른 얼굴을 보였다. 낮 동안 강한 볕 아래서 뚜렷한 그림자와 함께 보던 작품이,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저녁이 되자 사뭇 다른 인상으로 다가왔다. 차분하게 가라 앉은 자연 조명이 더해진 작품들은 한층 차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냈고, 같은 작품이라도 낮과 밤 두 번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품 안내판의 QR코드로 오디오 도슨트를 들으며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은 서울조각상 입선 작가와 함께하는 체험 부스 앞에 줄을 섰고, 야외 스크린 앞에서는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음료와 간식을 파는 ‘서울동행상회’까지 더해지면서, 잔디밭 곳곳이 저녁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로 채워졌다. 서울시는 이번 축제가 조각과 자연, 도심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민들이 산책하듯 작품을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술관 입장권 없이도 도심 한복판에서 하루를 온전히 예술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조각페스티벌은 여름의 끝자락을 보내기에 부담 없는 선택지였다. 주요 프로그램은 9월 4일까지지만 야외 조각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이어지니, 이번 주말을 놓쳤더라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조각페스티벌 입구에서 맞이하는 서울의 대표 캐릭터 '해치'  © 김경선
조각페스티벌 입구에서 맞이하는 서울의 대표 캐릭터 '해치' ©김경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 © 김경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 ©김경선

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

○ 축제 프로그램 : 2026. 8. 29. ~ 9. 4.
○ 야외 조각 전시 : 2026. 8. 29. ~ 11. 30.
○ 전시 장소 : 열린송현녹지광장(종로구), 뚝섬한강공원, 서울숲, 서울어린이대공원, 풍납토성 동성벽 일대
○ 관람료 : 무료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300m(열린송현녹지광장 기준)
○ 누리집 : 조각도시 서울

시민기자 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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