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지하에 이런 곳이? 지하철 타러 갔다가 ‘K-문화 스테이션’ 만났다!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6.08.27. 14:23

수정일 2026.08.27. 14:23

조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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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하철 유휴공간을 바꾸는 ‘펀스테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시청역에 335m 규모의 ‘K-문화 스테이션’을 2026년 8월 개장했다. 40여 년간 닫혀 있던 공간에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첫 전시로 빅뱅 20주년 미디어전시 ‘COSMOS’를 8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연다.
40여 년간 닫혀 있던 시청역 지하공간이 'K-문화 스테이션'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은주
40여 년간 닫혀 있던 시청역 지하공간이 'K-문화 스테이션'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은주
서울 지하철역은 이제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만이 아니다. 여의나루역에서는 한강으로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뚝섬역에서는 운동을 즐긴다.

그리고 2026년 8월, 시청역에서는 40여 년 동안 닫혀 있던 335m 길이의 지하공간이 'K-문화 스테이션'으로 문을 열었다. 매일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지하철역의 유휴공간을 찾아 새로운 쓰임을 더하는 서울시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 '펀스테이션'이 러닝과 운동을 넘어 이제 K-컬처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K-문화 스테이션은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지하상가와 지하철 2호선 선로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 [관련 기사] 40년 만에 열린 비밀공간! 시청역 'K-문화 스테이션' 개장

매일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시청역 아래에 40여 년 동안 닫혀 있던 공간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먼지 쌓인 콘크리트 지하 공간이 어떻게 K-컬처를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바뀌었을까?
시청역에 마련된 K-문화 스테이션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주
시청역에 마련된 K-문화 스테이션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주
'K-문화 스테이션' 전시 공간. 수많은 노란 빛이 거울에 반복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은주
'K-문화 스테이션' 전시 공간. 수많은 노란 빛이 거울에 반복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은주

매일 다니던 시청역에 이런 곳이? 계단 아래 펼쳐진 또 다른 세계

흙먼지와 콘크리트 벽으로 된 긴 터널이었던 이곳은 폭 9.5m, 길이 335m, 총면적 3,261㎡로 약 1,000평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였다. 1980년대 초, 높이가 서로 다른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곳으로, 별다른 용도로 활용되지 못한 채 40여 년간 닫혀 있었다.

이곳이 시민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3년 시민탐험대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그 당시 한시적으로 내부를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환기나 소방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아 제한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탐험 공간에 가까웠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오늘, 안전 시설을 갖추고 최신의 문화 콘텐츠를 장착해 K-문화 스테이션이 된 것이다.
  •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335m 터널형 구조가 거대한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김은주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335m 터널형 구조가 거대한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김은주
  •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 전시'가 상영 중이다. ⓒ김은주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 전시'가 상영 중이다. ⓒ김은주
  •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335m 터널형 구조가 거대한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김은주
  •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 전시'가 상영 중이다. ⓒ김은주

발 아래로는 지하철 2호선, 머리 위로는 서울광장

시청역에 도착하자 평소 지하철을 이용할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K-문화 스테이션'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문화로 환승하는 순간 K-문화 스테이션'이라는 대형 안내가 방문객을 맞는다. 계단을 내려가니 붉은 조명으로 꾸며진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전시 'COSMOS'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이곳 발밑으로는 2호선 선로가 있어 지하철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천장 위에는 지하 1층 상가가 있고, 그 위가 서울광장입니다. 이런 입체적인 느낌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나니 내가 서 있는 공간이 구조적으로 느껴졌다. 그 사실을 알고 긴 통로를 걸으니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여러 층위 사이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 더 선명해졌다.
  • 'K-문화 스테이션'은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김은주
    'K-문화 스테이션'은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김은주
  • 화려한 전시 뒤에 남아 있는 오래된 지하 공간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김은주
    화려한 전시 뒤에 남아 있는 오래된 지하 공간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김은주
  • 'K-문화 스테이션'은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김은주
  • 화려한 전시 뒤에 남아 있는 오래된 지하 공간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김은주
직접 들어와 보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은 40년 동안 닫혀 있던 공간의 상태였다. 지하 공간이 가지는 특징을 예상했었는데 이곳의 실제 느낌은 확연하게 달랐다. 지하에서 맡을 수 있는 쾌쾌한 냄새나 습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내부는 쾌적하고 시원했다.

길게 이어지는 공간을 걷다 보니 지하의 숨겨진 공간 속에서 멋진 전시를 탐험하는 듯했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천장과 벽이다. 노출 콘크리트와 배관, 각종 설비를 그대로 드러냈으며 벽과 기둥 곳곳에서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새것처럼 만들어 과거를 지운 것이 아니라 40년의 시간을 남겨둔 채 그 안에 새로운 콘텐츠를 넣었다는 점이 이 공간의 매력이다.
노출 콘크리트와 배관 등 기존 지하 공간의 흔적을 그대로 살려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김은주
노출 콘크리트와 배관 등 기존 지하 공간의 흔적을 그대로 살려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김은주
앞으로 다양한 K-POP, 패션, 미디어아트 콘텐츠가 이 공간을 채울 것이다. ⓒ김은주
앞으로 다양한 K-POP, 패션, 미디어아트 콘텐츠가 이 공간을 채울 것이다. ⓒ김은주

지하철역 유휴공간의 새로운 변신, 펀스테이션

하나밖에 없었던 환기구 문제도 해결했고, 안전 시설도 보강했다. 처음 이곳이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갖춰지지 않았던 소방 시설과 피난 시설 등을 설치해 상시 문화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시간당 100여 명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비상시 양쪽 방향으로 6분 이내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K-문화 스테이션'의 탄생 배경에는 서울시의 지하철 혁신 프로젝트 '펀스테이션'이 있다. 지하철역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찾아 시민이 운동하고 쉬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여의나루역의 러너스테이션, 뚝섬역의 핏 스테이션, 먹골역의 스마트무브 스테이션 등이 있다. 광화문역과 회현역, 월드컵경기장역에는 러너지원공간도 마련돼 있다. 앞선 공간들이 러닝과 운동,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청역에서는 방향을 '문화'로 넓혔다.

"시청역은 입지 면에서 상징성이 있어 문화 콘텐츠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안내해준 서울시 담당자의 설명이다. 특히 시청역 일대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입지적 요인이 있기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냥 지나치는 지하철 역사가 아닌 일부러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말이다.
  • 열차를 타기 위해 걷던 지하철 공간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김은주
    열차를 타기 위해 걷던 지하철 공간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김은주
  • 40년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면을 볼 수 있다. ⓒ김은주
    40년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면을 볼 수 있다. ⓒ김은주
  • 열차를 타기 위해 걷던 지하철 공간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김은주
  • 40년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면을 볼 수 있다. ⓒ김은주

40년 지하공간에서 만나는 빅뱅의 20년

'K-문화 스테이션' 새 공간의 첫 번째 주인공은 '빅뱅'이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의 20주년 미디어전시 'COSMOS'가 8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린다. 빅뱅의 20년을 음악과 사진, 미디어 기술 등을 통해 보고 듣고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총 11개 체험존에서 다채로운 빅뱅의 미디어아트, 프로젝센 맵핑, VR, 홀로그램, 관람객 참여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첫 콘텐츠로 빅뱅을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다. 서울 지하철이 외국 관광객도 많이 이용하는 도시의 대표적인 공간인 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진 콘텐츠를 통해 K-문화를 널리 알리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외국인 관람객들이 곳곳에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며 전시를 즐기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천장에서 내려온 헤드폰을 통해 빅뱅의 음악을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천장에서 내려온 헤드폰을 통해 빅뱅의 음악을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김은주
'COSMOS' 전시의 재미는 한자리에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335m 길이의 공간을 따라 걸을수록 장면이 계속 바뀐다. 거울과 영상이 사방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들어서자 바닥과 벽의 경계가 흐려졌다. 붉고 흰 글자가 거울에 반복해서 비치며 통로가 실제보다 훨씬 깊어 보인다. 혼자 걷고 있어도 여러 명이 동시에 걷는 듯한 착시가 생긴다.

조금 더 걸으면 콘크리트 벽 사이에 세로형 스크린이 늘어서고, 빅뱅 멤버들의 모습이 차례로 등장한다. 오래된 회색 콘크리트와 선명한 디지털 화면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묘한 대비를 만든다.

천장에 헤드폰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음악에 몰입할 수 있고, 체험존마다 빅뱅의 공연과 노래를 새로운 모습으로 만난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와 춤이 연이어 펼쳐지니 어느 순간 전시장을 걷는다기보다 작은 콘서트 공간을 이동하는 듯했다.

직접 경험한 콘텐츠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약 3분간 진행되는 VR 체험이었다. 의자에 앉아 헤드셋을 착용하자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실제 공간은 사라지고 새로운 무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고개를 움직이면 시선도 함께 이동한다. 화질도 선명해 빅뱅이 바로 앞에서 공연하는 듯한 가까운 거리감이 느껴졌다. 빅뱅의 신곡과 퍼포먼스를 VR로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것과 달리 관람객 자신이 공연 공간 안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이라는 점에서 미디어 전시의 특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빅뱅의 공연을 눈앞에서 만나는 듯한 몰입형 체험이 이어진다. ⓒ김은주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빅뱅의 공연을 눈앞에서 만나는 듯한 몰입형 체험이 이어진다. ⓒ김은주
붉고 어두운 공간을 지나자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장면도 나타났다. 수많은 작은 불빛과 왕관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노란빛으로 공간을 채우고, 거울에 다시 반사되면서 실제보다 훨씬 넓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조형물 위에는 여전히 노출 콘크리트와 설비가 그대로 보인다. 40년 된 지하구조물과 20년을 맞은 K-POP, 그리고 현재의 미디어 기술이 한 화면에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전시를 모두 둘러보며 긴 통로를 걸어 나오면서 처음 들어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을 담고 있는 콘크리트 벽, 천장의 배관과 환기 시설, 그 사이를 채운 붉은 조명과 전시 콘텐츠. 한쪽은 40년 전의 서울이고 다른 한쪽은 지금의 K-컬처였다. K-문화 스테이션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될까? 담당자의 계획이 궁금했다.

"도시 속 활력을 주는 장소이자 서울의 신개념 명소로 서울에 오면 꼭 들러보고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담당자의 바람처럼 K-문화 스테이션은 K-POP을 비롯해 미디어아트, 패션, 엔터테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서울 속 꼭 가봐야 할 공간이 될 것이다.
긴 통로 한쪽에는 40년 된 지하구조가, 다른 한쪽에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자리한다. ⓒ김은주
긴 통로 한쪽에는 40년 된 지하구조가, 다른 한쪽에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자리한다. ⓒ김은주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고 꼭 새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지나던 지하철역의 빈 공간을 발견하고 시민이 머물 이유를 더하는 것도 도시를 바꾸는 방법이다. 여의나루역에서는 러닝을 위해, 뚝섬역에서는 운동을 위해 지하철역에 머물렀다면, 이제 시청역에서는 문화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찾아갈 이유가 생겼다. 다음에 시청역을 찾는다면 지상으로 바로 올라가지 말고 한 번쯤 지하 2층으로 방향을 바꿔보자. 발밑으로는 2호선이 달리고 머리 위로는 서울광장이 펼쳐지는 335m의 공간. 그곳에서 4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서울의 시간이 K-컬처와 만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펀스테이션 운영 현황

[시청역 K-문화 스테이션 ]
○ 교통 :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 1호선 시청역
○ 내용 : 상설 문화 플랫폼으로 운영(매주 월요일 휴관)
 - 개장 전시로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 전시' 운영 중(8.24.~9.27.), 관람료 20200원, 네이버 사전예약 필수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 교통 :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 누리집 : 러너스테이션 |  ☞인스타그램

[뚝섬역 핏 스테이션]
○ 교통 : 지하철 2호선 뚝섬역
○ 누리집 : 핏스테이션 예약 페이지 ※민간업체 ‘좋은습관PT’ 운영

[먹골역 스마트무브 스테이션]
○ 교통 : 지하철 7호선 먹골역
○ 누리집 : 스마트무브 스테이션

[러너지원공간]
○ 위치 : 광화문역(5호선), 회현역(4호선), 월드컵경기장역(6호선)
○ 누리집 : 러너지원공간 온라인 플랫폼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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