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추억을 건축으로 디자인한다면? 광화문광장 ‘UAUS 파빌리온’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6.08.21. 14:16

수정일 2026.08.21. 16:20

조회 75

AI 요약 AI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요약정보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AI가 본문 내용을 기반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AI가 요약한 내용으로 다소 부정확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본문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 25개 대학 건축학도들이 학교 기억을 파빌리온으로 풀어낸 제15회 UAUS 기획전시가 8월 18~28일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고 움직이며 체험하는 방식으로, 9월 15일~10월 11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에서도 수상작을 볼 수 있다.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8월 18일~28일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가 8월 28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주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가 8월 28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주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됐어도 자리 바꾸기 날의 묘한 긴장감이나 쉬는 시간 친구와 나눴던 수다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수업 시간 몰래 했던 딴짓, 옆 반 창문 너머로 바라보았던 첫사랑, 청소 시간 의자를 쌓던 장난까지 이런 평범한 학교의 기억을 건축으로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전국 25개 대학 건축학도들이 저마다의 학교 기억을 파빌리온으로 풀어낸 제15회 UAUS(대학생건축과연합회) 파빌리온 기획전시8월 18일부터 28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세종대왕 동상 주변의 광화문광장은 저마다의 개성과 감성으로 물들어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이후 9월 1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는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에서 UAUS 파빌리온 수상 작품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 전시장 운영부스
    작품부터 보기보다 운영부스에 먼저 들러보자. ©김은주
  • 전시장 운영부스에서는 전시 리플릿과 함께 시민투표와 스탬프 투어, SNS 이벤트 등 참여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전시장 운영부스에서는 전시 리플릿과 함께 시민투표와 스탬프 투어, SNS 이벤트 등 참여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김은주
  • 전시장 운영부스
  • 전시장 운영부스에서는 전시 리플릿과 함께 시민투표와 스탬프 투어, SNS 이벤트 등 참여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광화문광장이 학교가 됐다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 들어서자 나무와 금속, 천, 투명 패널 등 서로 다른 재료로 만든 작은 건축물들이 광장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올해 전시에는 전국 25개 대학 건축학도들이 참여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UAUS(대학생건축과연합회) 파빌리온 기획전시는 청년 건축가를 발굴하고 대학생 간 교류를 넓히는 한편, 시민들이 건축을 어렵지 않게 경험하도록 마련된 행사다.

올해 전시 주제는 ‘U&US : Re-membering in School’​이다. 학교를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장소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타인과 부딪히고 양보하며 관계를 배웠던 곳으로 바라본 것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시간표와 학년, 반, 자리 배치는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웠지만 그 안에서 누구와 이야기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는 각자의 선택이었다. 25개 팀은 이렇게 질서로 주어진 비자발적인 요소와 스스로 만든 관계라는 자발적인 요소를 각기 다른 파빌리온으로 풀어냈다.
  • 관람객은 계단을 오르며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바닥의 높이와 경사를 몸으로 경험한다.
    관람객은 계단을 오르며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바닥의 높이와 경사를 몸으로 경험한다. ©김은주
  • 국민대의 <사이바닥>은 평평한 바닥을 비스듬하게 들어 올렸다.
    국민대의 <사이바닥>은 평평한 바닥을 비스듬하게 들어 올렸다. ©김은주
  • 관람객은 계단을 오르며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바닥의 높이와 경사를 몸으로 경험한다.
  • 국민대의 <사이바닥>은 평평한 바닥을 비스듬하게 들어 올렸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이번 전시가 눈으로만 보는 건축 전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 안으로 들어가고, 창문을 열고, 패널을 움직이고, 기울어진 바닥을 오르며 작품의 일부가 된다.

​국민대의 <사이바닥​>​은 바닥이 평평해야 한다는 익숙한 생각을 뒤집는다. 커다란 바닥 구조물이 비스듬히 들어 올려져 있어, 관람객은 그 위를 직접 오르내리며 높이와 경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구조물 아래에는 모래가 깔려 있어 위와 아래가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바닥에 깔린 모래의 흔적을 보며 이전에 다녀간 사람이 남긴 시간까지 상상해보게 한다.
  • 동명대의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의자를 원하는 곳에 놓으며 연출을 할 수 있다. ©김은주
    동명대의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의자를 원하는 곳에 놓으며 연출을 할 수 있다. ©김은주
  • 서울시립대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에서는 투명 패널이 겹치며 관람객이 움직일 때마다 공간의 색과 풍경이 달라진다.
    서울시립대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투명 패널이 겹치며 관람객이 움직일 때마다 공간의 색과 풍경이 달라진다.©김은주
  • 숭실대학교 <선 너머 너>는 경계에 매달린 자개가 흔들릴 때마다 은은한 소리가 나서 더 많은 관람객들이 즐기는 모습이다.
    숭실대학교 <선 너머 너>는 경계에 매달린 자개가 흔들릴 때마다 은은한 소리가 나서 더 많은 관람객들이 즐기는 모습이다. ©김은주
  • 동명대의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의자를 원하는 곳에 놓으며 연출을 할 수 있다. ©김은주
  • 서울시립대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에서는 투명 패널이 겹치며 관람객이 움직일 때마다 공간의 색과 풍경이 달라진다.
  • 숭실대학교 <선 너머 너>는 경계에 매달린 자개가 흔들릴 때마다 은은한 소리가 나서 더 많은 관람객들이 즐기는 모습이다.
25개 작품의 제목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서울시립대의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제목부터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이 작품은 학교의 자리 배치에 주목했다. 관람객이 여러 색의 아크릴 패널을 직접 움직이면 빛과 그림자가 겹치고 흩어지면서 공간의 모습도 달라진다. 정해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사람에게 다가갔던 학창 시절의 경험을 공간으로 옮긴 작품이다.

​동명대​는 청소시간을 떠올렸다.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라는 작품은 청소시간 의자를 쌓아 올리거나 책상과 의자를 엉뚱하게 사용했던 기억에서 출발한다. 관람객이 의자를 밀고 당기고 쌓는 상호작용을 통해 공간을 변화시키도록 했다. 삼육대의 <그냥 건드렸을 뿐인데>는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주변으로 번지는 모습을 나비효과로 해석했다. 손잡이를 돌리면 힘이 톱니와 벨트, 축을 거쳐 전달되면서 서로 다른 바람개비들이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 세종대 <아이오아이>를 만든 황호건 학생과 조유림 학생
    세종대 <아이오아이>를 만든 황호건 학생과 조유림 학생 ©김은주
  • 세종대 아이오아이의 노란 원형 창문을 직접 열어보는 어린이
    세종대 <아이오아이>의 노란 원형 창문을 직접 열어보는 어린이 ©김은주
  • 세종대 <아이오아이>를 만든 황호건 학생과 조유림 학생
  • 세종대 아이오아이의 노란 원형 창문을 직접 열어보는 어린이

벽 너머, 관계를 잇는 창문…건축으로 되살린 학창 시절의 기억

흰 벽 사이로 노란색 원형 창문이 열리고 닫힌다. ​세종대학교의 <아이오아이>​는 밖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작품이 아니다. 관람객이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을 수도 있고, 벽에 설치된 창문을 직접 열고 닫을 수도 있다. 창문 하나를 직접 열어봤다. 닫혀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반대편 풍경과 사람이 둥근 창 안으로 들어왔다. 창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는지 한 아이도 작은 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안을 들여다봤다. 이를 본 다른 관람객들도 하나둘 창문을 열고 벽 너머를 살펴봤다. 왜 학교의 여러 공간 가운데 창문이었을까. 직접 만든 세종대학교 황호건 학생에게 물었다.

“팀원들과 학창 시절의 공통된 기억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때 어색했던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줬던 복도의 창문이 떠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기억이지만 조금은 독특한 창문의 이야기를 파빌리온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생각해 보면 교실과 복도 사이의 창문은 묘한 공간이었다. 교실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였지만, 복도를 지나던 친구가 창문 너머로 교실을 들여다보고 눈을 맞추거나 말을 걸기도 했다. 공간을 나누는 벽에 난 작은 창 하나가 오히려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던 셈이다. 흰색 벽과 대비되는 선명한 노란색은 왜 선택했을까.

“초등학교 캠퍼스 투어를 갔을 때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은 공간을 인지하는 데 색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노란색은 긍정적이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색이라 포인트 색상으로 선택했습니다.”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작품을 바라보니 처음에는 흰 벽에 노란 창문을 단 재미있는 구조물로 보였지만, 이제는 벽 너머의 누군가를 발견하고 관계를 시작하게 만드는 장치로 다가왔다.

이번 전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도 여기에 있었다. 작품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고, 곁에 있는 학생에게 “왜 이렇게 만들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건축물 속에 숨겨 놓은 학창 시절의 기억을 하나씩 발견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학교생활도 함께 떠오른다.
5개의 스탬프를 모으면 시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25개 작품을 모두 돌면 별도의 경품 추첨 기회도 주어진다.
5개의 스탬프를 모으면 시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25개 작품을 모두 돌면 별도의 경품 추첨 기회도 주어진다. ©김은주
전시를 즐기는 똑똑한 방법이 있다. 전시장에 도착했다면 작품부터 보기보다 운영부스에 먼저 들러보자. 전시 리플릿과 스탬프 용지를 받고, 시민투표와 스탬프 투어 등 이벤트 참여 방법을 안내 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스탬프 투어는 학교의 출석 체크를 떠올리게 한다. 파빌리온을 둘러보며 스탬프 5개를 모으면 시민투표권과 부채를 받을 수 있다. 투표를 완료하면 자동으로 경품 추첨에도 응모된다. 또 모든 파빌리온의 스탬프를 모으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있다. 전시를 둘려 보며 스탬프 25개를 모두 모아 운영부스에 제시하면, 경품 추첨에 자동으로 응모된다. 리플릿을 손에 들고 도장을 하나씩 채우며 작품을 둘러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된다.

전시 현장을 촬영해 UAUS 공식 인스타그램을 태그해 스토리에 올리는 SNS 이벤트도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와 함께 이벤트에도 참여해 보자.
단국대의 <놀이:터>는 새로운 놀이터의 모습을 제안했다.
단국대의 <놀이:터>는 새로운 놀이터의 모습을 제안했다. ©김은주
인천대의 <[ ]학년 [ ]반 이름 [ ]>에서는 학교에 대한 기억을 아크릴 칠판에 기록해 배치한다. ©김은주
인천대의 <[ ]학년 [ ]반 이름 [ ]>에서는 학교에 대한 기억을 아크릴 칠판에 기록해 배치한다. ©김은주
UAUS 파빌리온 전시 25개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를 하나 고른다면 '관계'다. 온라인에서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지만 정작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말을 나눌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학교에서는 같은 반에서 같은 시간표로 수업을 듣고, 옆자리에 앉으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과 계속 마주쳐야 했다. 불편하고 우연한 그 만남에서 관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건축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직접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서로 마주치고 움직이며 함께 무언가를 해볼 계기는 만들어 줄 수 있었다.

학교에 대한 기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창가의 자리이고, 누군가에게는 복도와 운동장일 것이며, 또 다른 이에게는 쉬는 시간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설명을 완벽히 이해하려 하기보다 창문 하나를 열어보고, 바닥 위에 올라가 보고, 학생들에게 말을 걸어보자. 그러다 문득 '맞아, 나도 학교 다닐 때 그랬었지'하는 기억 하나를 발견한다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도 어느새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직접 움직여보고, 앉아보고, 건드려보며 나의 학교는 어떤 공간이었는지 떠올려보는 것이 이 전시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다.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 기간 : 8월 18일~28일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광화문광장
○ 주제 : ‘U&US : Re-membering in School’
○ 누리집 : UAUS 공식 누리집, UAUS 공식 인스타그램

시민기자 김은주

서울의 숨은 보물을 찾아 시민의 일상에 가치를 더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