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역사 탐방 떠나볼까? '국중박'에서 즐기는 '뮤캉스'

시민기자 신창근

발행일 2026.06.30. 13:00

수정일 2026.06.30. 16:17

조회 440

폭염 피서는 국중박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즐기는 시원한 역사 탐방 ©신창근

더위를 피해 들어선 곳, 국립중앙박물관

무더운 날의 피서는 꼭 바다나 계곡이어야 할까. 이번에는 에어컨 바람만 찾는 피서가 아니라, 더위도 피하고 배움도 얻을 수 있는 ‘뮤캉스’를 떠나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 지하철 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을 이용하면 박물관 서문으로 이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유료 특별전은 별도 관람권이 필요하다.

박물관 앞에 도착하자 넓은 마당과 연못, 정자, 현대적인 건축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야외는 한여름 햇살이 강했지만, 실내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높은 천장과 넓은 동선 덕분에 관람객이 많아도 답답하지 않았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서 연간 관람객 650만7483명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중박’이라는 애칭이 낯설지 않을 만큼, 이제 이곳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문화 명소가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연못과 정자, 뒤편의 현대적인 박물관 건물이 함께 보인다. 푸른 하늘 아래 연못 주변으로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있다.
더위도 피하고 풍경도 즐기는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공간 ©신창근

역사의 길에서 만난 거대한 시간의 풍경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잡는 것은 경천사 십층석탑이다. 국보인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고려시대 석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도 사랑받는다. 박물관 안내에 따르면 이 석탑은 층마다 불보살의 모습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으며, 목조건축을 닮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조금 더 걸음을 옮기자 벽면을 가득 채운 대동여지도가 나타났다. 영상 자막으로도 담았지만, 22첩을 모두 펼쳐 붙인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장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대동여지도는 우리나라를 남북 22개 층으로 나누어 각 층의 지도를 한 권의 첩으로 만든 접이식 지도이며, 22첩을 모두 연결하면 세로 약 6.7m, 가로 약 3.8m에 이르는 대형 전국지도가 된다. 조선의 산줄기와 물길, 길이 촘촘하게 이어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도’라기보다 한 시대의 국토 이해를 압축한 거대한 기록물처럼 느껴졌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 내부 모습이다. 높은 천장 아래 경천사 십층석탑이 우뚝 서 있고,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이동하거나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역사의 길에서 만나는 국보 경천사 십층석탑 ©신창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벽면에 대동여지도가 크게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이 지도 앞에서 설명을 읽거나 사진을 찍으며 조선의 전국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22첩을 펼쳐 만나는 장대한 대동여지도 ©신창근

김홍도의 시대, 그리고 사유의 방에서 멈춘 시간

이번 관람에서 특히 반가웠던 전시는 상설전시관 서화실 회화2실의 주제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였다. 전시는 8월 2일까지 열리며, 별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에는 《단원풍속도첩》 등을 비롯해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김홍도의 그림 앞에서는 역사책 속 ‘조선시대’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사람들의 표정, 옷차림, 몸짓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의 하루가 장면처럼 떠오른다. 거창한 설명을 몰라도 그림은 먼저 말을 걸어온다.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었을까,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 박물관 관람의 재미는 바로 이런 상상에서 시작된다.

상설전시관 2층의 ‘사유의 방’은 완전히 다른 결의 경험을 준다. 어둡고 고요한 복도를 지나면 삼국시대 6세기 후반과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놓여 있다. 박물관 설명처럼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손가락을 뺨에 댄 모습은 깊은 생각에 잠긴 순간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걷는 이유도 이 공간에 들어서면 금세 알 수 있다.
어둡고 고요한 사유의 방 안에 두 점의 반가사유상이 조명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서 반가사유상을 감상하고 있다.
고요한 사유의 방에서 마주한 두 점의 반가사유상 ©신창근

기록의 민족을 만나다, 그리고 다음 전시를 기다리다

서화관의 외규장각 의궤실도 인상 깊었다. 외규장각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에 의해 반출되었다가 2011년 돌아온 조선 왕실 기록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 서화관 안에 외규장각 의궤 전용 전시실을 조성해 공개하고 있으며, 의궤가 왕실의 중요한 행사를 세세하게 기록한 책이라는 점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1층 뮤지엄샵으로 향했다. 전시장에서 본 유물의 여운을 문화상품으로 이어갈 수 있어, 이곳까지 둘러보면 하루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나오는 길에는 앞으로 열릴 특별전도 눈에 들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은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특별전시실 2에서 열릴 예정이며, 우리의 삶과 자연이 담긴 밥상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로 소개되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이 아니었다. 더위를 피해 들어갔다가, 조선의 지도와 그림, 삼국시대의 불상, 왕실 기록문화까지 차례로 만나는 시간 여행의 장소였다. 이번 여름, 시원한 실내에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국중박 뮤캉스’를 추천하고 싶다.
국립중앙박물관 1층 뮤지엄샵 입구와 내부 진열대가 보인다. 각종 굿즈와 문화상품이 진열된 매장 안팎으로 관람객들이 둘러보거나 이동하고 있다.
전시의 여운을 문화상품으로 이어가는 뮤지엄샵 ©신창근
국립중앙박물관 외부 계단과 넓은 광장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다. 박물관 건물의 큰 처마 아래로 관람객들이 이동하고, 멀리 남산과 남산타워가 보인다.
여름철 뮤캉스를 즐기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 ©신창근

국립중앙박물관

○ 위치 :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 관람시간
⁲- 월, 화, 목, 금, 일요일: 9:30 – 17:30 (입장 마감: 17:00)
⁲- 수, 토요일: 9:30 – 21:00 (입장 마감: 20:30)
○ 관람료 : 무료(일부 특별전시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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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신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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