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타고 마포 봄 나들이 코스… 성미산·문화비축기지·매봉산 무장애숲길

시민기자 최세범

발행일 2026.04.17. 09:39

수정일 2026.04.17. 17:19

조회 1,665

마포 봄 나들이 ©최세범
마포 봄 나들이 ©최세범
봄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요즘, 멀리 떠나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초록빛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3곳을 소개한다. 전철 한 번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각기 다른 매력을 간직한 마포구의 성미산, 문화비축기지, 매봉산 무장애숲길이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가볍게 집을 나서 하루를 알차게 채울 수 있는 마포 봄 나들이 코스를 소개한다.

성미산, 맨발로 봄을 밟다

첫 번째 목적지는 지하철 2호선 마포구청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성미산이다. 해발 66m의 나지막한 산으로, 마포구 성산동 지명의 유래가 된 곳이기도 하다.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어르신도,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성미산에 들어서면 하얀 조팝나무 꽃과 노란 개나리가 길 양쪽을 환하게 물들이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황토빛 맨발길도 만날 수 있다. 세족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볍게 맨발걷기를 즐기기에도 좋다. 약수터와 야외 운동기구(일명 '산스장')까지 갖춰진 알찬 공간이다. 정상의 우수조망명소에 서면 백련산, 북한산, 안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해발 66m라는 높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탁 트인 전망이다.
봄꽃으로 물든 성미산 산책로 ©최세범
봄꽃으로 물든 성미산 산책로 ©최세범
성미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최세범
성미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최세범

문화비축기지, 석유저장고가 공원이 되다

성미산 산책을 마쳤다면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문화비축기지는 1976년부터 1978년 사이에 건설된 석유비축기지가 전신이다. 당시 서울 시민 한 달치 석유를 비축하던 거대한 탱크 5기가 있던 이곳은 1급 보안 시설로 40여 년간 일반 시민의 발길이 통제됐다. 2000년 폐쇄 후 오랜 유휴 기간을 거쳐,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바탕으로 재생 공사가 진행됐고 2017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현재 야외 공간은 24시간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다. 탱크를 해체한 철판으로 지은 T6 건물 1층 카페도 상시 이용 가능하다. T6 옥상마루에 오르면 원형으로 뻥 뚫린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도 즐길 수 있다. 실내 탱크 공간(T1~T5)은 프로그램 운영 일정에 따라 입장이 가능하니, 방문 전 문화비축기지 블로그 등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문화비축기지 탱크 외관 ©최세범
문화비축기지 탱크 외관 ©최세범
상시 개방 중인 T6 ©최세범
상시 개방 중인 T6 ©최세범

매봉산 무장애숲길, 누구나 걷는 숲

문화비축기지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매봉산 무장애숲길 입구가 나온다. 매봉산은 문화비축기지를 감싸듯 자리한 해발 150m의 산으로, 40여 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덕분에 도심 한복판임에도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무장애숲길은 총 길이 1.7km로, 경사도 8% 미만의 완만한 목재 데크로드로 조성되어 있다. 계단도 없고 턱도 없다. 폭 2m로 만들어져 휠체어나 유모차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무장애(無障礙)'라는 이름 그대로, 이 길에서는 걷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 없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에 자리한 숲속도서관도 만날 수 있다. 새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걸어도 정상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문화비축기지의 독특한 실루엣과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리고 반짝이는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매봉산 무장애숲길 데크로드 ©최세범
매봉산 무장애숲길 데크로드 ©최세범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한강 ©최세범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한강 ©최세범
성미산에서 시작해 문화비축기지를 거쳐 매봉산 무장애숲길까지, 세 곳 모두 전철로 쉽게 닿을 수 있고 입장료도 없다. 각각 따로 방문해도 좋고, 하루 코스로 이어서 걸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거창한 여행 계획이 필요 없다. 봄날 오전, 가볍게 집을 나서 마포 어딘가에서 초록빛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마포 봄 나들이를 다녀왔다. ©최세범
마포 봄 나들이를 다녀왔다. ©최세범

성미산

○ 위치 : 서울 마포구 성산동
○ 교통 : 지하철 2호선 마포구청역 

문화비축기지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3번 출구 도보 약 10분
블로그

매봉산 무장애숲길

○ 위치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 도보 약 10분

시민기자 최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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