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 삶의 루틴에 '정원' 하나 넣어볼까요?
김현정 교수
발행일 2026.10.02. 16:07
AI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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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생활 속 건강자원이다. 초고령사회에서 진정한 건강은 병원을 넘어 자연과 맞닿은 일상에서 시작된다. 서울형 정원처방 같은 자연 기반 정책은 양적 성장을 넘어 시민의 실질적인 치유 효과를 입증하고, 보건·복지와 결합된 정원기반 건강정책으로 진화해야 한다.

정원이 조경과 여가의 영역을 넘어 보건·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12화 정원을 처방하는 도시, 서울을 꿈꾸며
지난 11회 동안 정원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왔다. 마음이 지칠 때 나무와 꽃을 바라보는 작은 휴식에서 시작해 불면, 불안, 우울과 함께 스트레스, 성공노화, 외로움과 사회적 관계망, 아이의 감각과 정서 발달, 마음챙김, 그리고 병원 밖 건강관리까지 살펴봤다. 주제는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정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 관계와 일상을 건강하게 돌보는 생활 속 건강자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을 너무 오랫동안 병원과 약의 영역으로만 생각해 왔다. 물론 질병이 생기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의 건강은 병원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잘 먹고, 구강 관리를 하고, 잘 걷고, 잘 자고, 즐겁게 사람을 만나고, 햇빛과 바람을 느끼며, 혼자서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일상의 환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자연을 활용한 치유가 도시인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1회 동안 정원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왔다. 마음이 지칠 때 나무와 꽃을 바라보는 작은 휴식에서 시작해 불면, 불안, 우울과 함께 스트레스, 성공노화, 외로움과 사회적 관계망, 아이의 감각과 정서 발달, 마음챙김, 그리고 병원 밖 건강관리까지 살펴봤다. 주제는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정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 관계와 일상을 건강하게 돌보는 생활 속 건강자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을 너무 오랫동안 병원과 약의 영역으로만 생각해 왔다. 물론 질병이 생기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의 건강은 병원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잘 먹고, 구강 관리를 하고, 잘 걷고, 잘 자고, 즐겁게 사람을 만나고, 햇빛과 바람을 느끼며, 혼자서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일상의 환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자연을 활용한 치유가 도시인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이 건강을 돌보는 공간이 되려면
서울은 이미 좋은 출발점에 서 있다. 서울형 정원 처방은 정원 산책, 맨발 걷기, 숲 요가, 꽃을 활용한 활동, 복식호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민의 정서적 회복을 돕고 있다. 2026년 8월 말 기준 정원 처방 프로그램은 총 4,724회 운영됐고, 7만717명이 참여했다. 또한 노인복지시설, 1인가구지원센터, 서울청년센터 등 274개 사회복지·공공기관과 연계해 운영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정원이 조경과 여가의 영역을 넘어 보건·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누적 관람객도 지난 9월 16일 기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정원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도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다.

정원이 시민의 건강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얼마나 많은 정원을 만들었는가’, ‘몇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가’를 넘어 실제 정원이 시민의 건강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원을 이용한 뒤 수면과 불안, 우울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외로움과 스트레스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사회적 약자의 신체기능과 사회활동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측정해야 한다. 이러한 보건·의료 지표가 정원 도시 정책에 포함될 때 비로소 정원은 서울의 실질적인 건강 인프라가 된다.
건강한 정원도시를 위한 제안
이를 위해 서울의 정원 정책에 몇 가지 바람을 더해본다.
첫째, 생애주기별 정원 처방 표준모델이 필요하다. 아이에게는 감각과 신체활동을 키우는 정원, 청년에게는 불안과 고립을 줄이고 사회활동 참여의 내적 동기를 높이는 정원, 중장년에게는 스트레스와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정원, 고령자에게는 구강 노쇠와 신체적 노쇠, 인지 저하, 외로움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정원으로 프로그램이 세분화 되어야 한다.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누구나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생활권 안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원을 보건·복지·돌봄의 의료체계와 연결해야 한다. 보건소에서 고혈압·당뇨 환자에게 공원 걷기를 안내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우울과 고립 위험이 큰 시민을 정원 프로그램과 연결할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와 노인복지관, 병원 퇴원환자에게도 지역의 정원 활동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3월 시행된 지역 돌봄 통합지원 제도 역시 노쇠·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시민이 살던 지역에서 보건의료와 건강관리, 돌봄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정원 처방의 효과를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 신체 활동량, 수면,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 삶의 질 같은 지표를 프로그램 전후로 평가해 기록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 이용과 돌봄 비용까지 살펴봐야 한다. 참여자 수와 만족도를 넘어 정원 처방의 효과가 정교하게 입증될 때 지속 가능한 공공정책이 될 수 있다.
넷째, 정원 접근성을 건강 형평성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좋은 정원을 멀리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장애인, 고령자도 집에서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생활권 안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정원 처방의 효과를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 신체 활동량, 수면,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 삶의 질 같은 지표를 프로그램 전후로 평가해 기록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 이용과 돌봄 비용까지 살펴봐야 한다. 참여자 수와 만족도를 넘어 정원 처방의 효과가 정교하게 입증될 때 지속 가능한 공공정책이 될 수 있다.
넷째, 정원 접근성을 건강 형평성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좋은 정원을 멀리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장애인, 고령자도 집에서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생활권 안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사람과 프로그램이 연결될 때 비로소 정원은 일상 속 건강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정원을 연결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시민 정원사와 전문가들이 협력해 혼자 공원에 나오기 어려운 이들과 정원을 이어주는 ‘정원처방사’와 같은 역할을 만들어볼 수 있다. 정원은 공간만 있다고 저절로 건강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프로그램이 연결될 때 비로소 일상 속 건강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정원 하나를 내 일상에 들이는 것부터
12회의 정원 처방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시민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단순하다. 오늘부터 내 삶의 루틴에 ‘정원’을 하나 넣어보자.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가까운 정원을 걷고, 계절의 변화를 보고,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보자. 작은 행동이지만 오랫동안 반복하면 건강한 생활 습관이 된다.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가까운 정원을 찾아 걷고 계절의 변화도 느껴보자.
서울시에도 한 가지 제안을 남기고 싶다. 정원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서 머물러선 안 된다. 시민이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더 오래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정원기반 건강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원도시국과 시민건강국, 복지·돌봄 정책이 시민 한 사람의 일상에서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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