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가고 새해 온다! 동지 체험부터 말띠 해 특별전까지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5.12.30. 10:39

수정일 2025.12.30. 17:05

조회 354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세시풍속 행사 ‘동지, 한 해를 잇다’가 열렸다.ⓒ이선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세시풍속 행사 ‘동지, 한 해를 잇다’가 열렸다. ⓒ이선미
해는 점점 짧아져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를 맞았다. 남산골한옥마을과 운현궁,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세시풍속인 동지를 맞아 조촐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남산한옥마을, ‘동지, 한 해를 잇다’

간간이 비가 내리던 토요일 오후, ‘동지, 한 해를 잇다’ 행사가 열리는 전통가옥 마당에 동지책력 나눔을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조선시대에 궁중에서는 관상감에서 만든 책력을 나눠주고, 민간에서는 벽사의 의미로 팥죽을 쑤어 동지고사를 지내고 웃어른의 장수를 기원하며 버선을 지어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책력은 날짜와 24절기 등을 책 형태로 만든 달력으로 오늘날의 달력보다는 좀 더 많은 정보가 담겼다.
조선시대 동지의 풍습처럼 달력을 나눠주었다.ⓒ이선미
조선시대 동지의 풍습처럼 달력을 나눠주었다. ⓒ이선미
동지의 가장 잘 알려진 풍습은 팥죽을 먹는 것인데, 이는 ‘양(陽)’의 색인 팥이 음귀를 쫓는 데 효과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팥죽을 먹지만,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여서 팥죽 대신 팥떡을 먹는 날이다. 한옥마을에서는 팥을 볶아 우려낸 팥차를 준비했다. 구수하고 따뜻한 팥차가 몸을 따뜻하게 했다.
동지 팥죽 대신 팥떡과 팥차도 맛볼 수 있었다.ⓒ이선미
동지 팥죽 대신 팥떡과 팥차도 맛볼 수 있었다. ⓒ이선미
마당에서 민속놀이를 하면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이선미
마당에서 민속놀이를 하면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이선미
옥인동 가옥에서는 동지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간 방마다 가족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집중하고 있었다. 그 옛날 온돌방 따뜻한 아랫목에 가족들이 도란도란 겨울을 보내던 느낌도 들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너머 가족이 단란하게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이선미
크리스마스 트리 너머 가족이 단란하게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이선미
‘동지소망’을 담아 액막이명태를 만들고 있는 가족ⓒ이선미
‘동지소망’을 담아 액막이명태를 만들고 있는 가족ⓒ이선미
한 어린이가 ‘호기심의 공방’에서 키트를 살펴보고 있다.ⓒ이선미
한 어린이가 ‘호기심의 공방’에서 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선미
이승업 가옥에서는 새해의 각오를 써보는 ‘동지필사’가 준비돼 있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방에서는 오붓하게 엄마와 아이가, 혹은 친구들이 작은 카드에 마음을 담아 필사를 했다.
새해를 맞는 다짐을 써보는 ‘동지필사’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이선미
새해를 맞는 다짐을 써보는 ‘동지필사’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선미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안녕 2025년! 동지팥티’

동지는 매년 하루 정도 차이가 있는데, 올해 동짓날은 양력 12월22일이었다. 22일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동지맞이 세시행사 ‘안녕 2025년! 동지팥티’가 열렸다. 오촌댁 앞마당에서 동지고사로 문을 연 행사는 본관 로비에서 은율탈춤 보유자와 청소년들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한해를 마감하는 즈음에 모든 액운을 막아주시고 복을 주시라는 축원에 다들 호응했다.
민속박물관 로비에서 은율탈춤 보유자와 청소년들의 공연이 이어졌다.ⓒ이선미
민속박물관 로비에서 은율탈춤 보유자와 청소년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선미
박물관에서는 팥죽을 안 먹는 대신 팥을 이용한 ‘팥 굿즈’ 만들기를 준비했다. 크리스마스리스를 우리 전통으로 재해석한 ‘팥죽 리스 만들기’부터 팥알을 넣은 ‘액막이 팥알 키링 만들기’, 그리고 ‘버선 모양 자개 책갈피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어른도 아이도 같이 참여하고 있는 ‘팥죽 리스 만들기’ⓒ이선미
어른도 아이도 같이 참여하고 있는 ‘팥죽 리스 만들기’ ⓒ이선미
  • ‘버선 모양 자개 책갈피 만들기’도 인기가 많았다.ⓒ이선미
    ‘버선 모양 자개 책갈피 만들기’도 인기가 많았다. ⓒ이선미
  • 모든 체험에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참여했다. ⓒ이선미
    모든 체험에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참여했다. ⓒ이선미
  • ‘버선 모양 자개 책갈피 만들기’도 인기가 많았다.ⓒ이선미
  • 모든 체험에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참여했다. ⓒ이선미
월요일 오전이어서 한적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공연이 끝난 후 보니 벌써 마감이 되었다. 특히 자녀들과 박물관을 찾은 부모님들이 아주 열심히 체험에 참여했다. 
공예품 만들기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체험들도 할 수 있었다. ‘올해 액운 종료’는 올해 지워버리고 싶은 일을 적어서 파쇄기에 넣어버리는 행사였는데 외국인들도 즐겁게 참여했다. 작은 파쇄기에서 부서지는 종이를 보며 정말 올해의 힘든 일, 꼬이고 풀리지 않는 일들이 다 끝나기를, 그리고 새해에는 원하는 일들이 잘 이뤄지기를 바랐다.
지워버리고 싶은 일이 파쇄기에서 부서지고 있다. ⓒ이선미
지워버리고 싶은 일이 파쇄기에서 부서지고 있다. ⓒ이선미
뱀 ‘사(蛇)’자 도장을 거꾸로 찍어 동지 부적을 만들어 보는 ‘나쁜 기운은 훠이훠이’도 의도는 비슷했다. 뱀 ‘사’자를 써서 거꾸로 붙이는 풍속은 널리 행해졌는데, 원래는 뱀의 퇴치를 위한 것이었다가 점점 잡귀까지도 퇴치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뱀 ‘사(蛇)’자 도장을 거꾸로 찍어 만든 동지 부적ⓒ이선미
뱀 ‘사(蛇)’자 도장을 거꾸로 찍어 만든 동지 부적 ⓒ이선미
인기 있는 행사는 또 있었다.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물어봤더니 ‘시루떡 키링’을 받는 줄이라고 했다. 상설전시관 곳곳에 있는 ‘액막이 전시물’을 찾아 SNS에 인증하면 받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찾아보았다. 덕분에 너무나 튼실한 시루떡 키링을 득템했다.
포실포실 시루떡 키링을 득템했다.ⓒ이선미
포실포실 시루떡 키링을 득템했다.ⓒ이선미
상설전시관을 돌아보면서 동짓날 먹는 동지팥죽도 만났다. 동짓날 풍경을 읊은 목은 이색의 시도 소개돼 있었다. 
“동지에 마을마다 팥죽 쑤는 풍속 있으니 / 푸른 사발 그득 담자 짙은 빛깔 뜨는구나. / 산꿀을 섞어 타서 후루룩 마시면 / 삿된 기운 다 씻겨서 뱃속이 든든하리.”
상설전시관에서 만난 동지팥죽과 목은 이색의 시ⓒ이선미
상설전시관에서 만난 동지팥죽과 목은 이색의 시ⓒ이선미

‘말의 해’를 여는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_우리 일상 속 말’

을사년 뱀띠 해가 지나가고 있다. 새해는 병오년, 말띠해다. 민속박물관은 올해도 2026 병오년 말띠 해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_우리 일상 속 말’을 마련해 놓았다.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는 개와 더불어 인류의 오랜 반려동물인 말의 역사성과 신성성, 그리고 사람과의 교감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26 병오년 말띠 해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전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26 병오년 말띠 해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전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전시는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신성한 말’에서는 우리 신앙과 민속, 문화 속에서 말이 갖고 있던 신성한 의미와 상징적인 역할을 알아보고, 사람과 우주를 잇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도 조명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먼저 낯선 인형들이 유리 속에 전시돼 있다. ‘사람의 형상을 본떠 만든 물건’이라고 설명된 ‘꼭두’는 상여를 장식하는 부속물로 인물이나 동물과 식물 등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 전시에는 말을 탄 형상들을 만날 수 있었다. 
꼭두는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악귀를 쫓는 보호자로 여겨졌다. ⓒ이선미
꼭두는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악귀를 쫓는 보호자로 여겨졌다. ⓒ이선미
열두 띠를 가리키는 십이지신 가운데 ‘오신’, 즉 말은 불교와 무속신앙에서 망자를 부처님 앞으로 인도하는 존재였다고 한다. ‘무신도’에서는 인간을 보호하고 악귀를 쫓는 신으로 무속에서 마을과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존재인 말을 탄 백마신장도 만날 수 있다. 
무신도. 타고 있는 말의 색깔이 다르지만 특별한 차이는 없다고 한다.ⓒ이선미
무신도. 타고 있는 말의 색깔이 다르지만 특별한 차이는 없다고 한다. ⓒ이선미
2부 ‘우리의 말 : 제주마’에서는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을 기억하게 된다. 체구가 작지만 튼튼하고 지구력이 좋아서 군사용, 역마용, 운송용 등 많은 역할을 한 제주도 조랑말은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었다. 말과 사람들을 보호하는 말안장과 편자, 그리고 말과 관련된 고서 등도 전시 중이다. 
말안장과 짐을 운반하던 말 사진ⓒ이선미
말안장과 짐을 운반하던 말 사진 ⓒ이선미
‘말과 함께’라는 제목의 3부는 88서울올림픽 포스터와 춘향전의 이도령이 사용했다는 마패 등 우리가 많이 듣고 보았던 말과 관련된 유물들이 소개된다. 원래 마패는 암행어사만 쓴 게 아니었다. 공무로 지방에 갈 때 말을 빌릴 수 있는 증표로 그려진 말의 숫자만큼 말을 빌릴 수 있었는데, 조선 말기에 와서는 남용을 막기 위해 암행어사 같은 특수 임무 수행시에만 발급했다고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포스터. 고구려 고분벽화의 수렵도가 역동적이다.ⓒ이선미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포스터. 고구려 고분벽화의 수렵도가 역동적이다.ⓒ이선미
  • 암행어사는 비밀 임무를 수행할 때 세 마리 마패를 사용했다고 한다.ⓒ이선미
    암행어사는 비밀 임무를 수행할 때 세 마리 마패를 사용했다고 한다.ⓒ이선미
  • 마패 인장이 찍힌 마패문서는 ‘암행어사 판결 문서’라고 할 수 있다.ⓒ이선미
    마패 인장이 찍힌 마패문서는 ‘암행어사 판결 문서’라고 할 수 있다.ⓒ이선미
  • 암행어사는 비밀 임무를 수행할 때 세 마리 마패를 사용했다고 한다.ⓒ이선미
  • 마패 인장이 찍힌 마패문서는 ‘암행어사 판결 문서’라고 할 수 있다.ⓒ이선미
전시실 가장 안쪽에는 말털로 만든 전통붓인 마모필이 전시되어 있는데 평생 붓 만들기에 몰두한 김진태 장인이 기증한 붓으로 특별히 말띠해 특별전을 위해 기증했다고 한다.
워낙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온 말이다 보니 사람들의 일상에도 말과 관련된 많은 것이 있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된 전시였다. 말 그대로 ‘말(馬)들이 많네_우리 일상 속 말’을 확인했다. 며칠이 지나면 어느덧 새해를 맞게 된다. 올해 혹 힘든 일이 있었다면 ‘새옹지마’도 생각하면서 또다시 찾아오는 새해, 말띠 해 병오년을 희망으로 맞이하면 좋겠다.

시민기자 이선미

서울을 더 잘 알아가면서 잘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