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펼쳐진 겨울밤의 기적! 17주년 '서울빛초롱축제'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5.12.19. 13:00

수정일 2025.12.19. 15:03

조회 1,316

찬란한 겨울밤, 서울의 심장 청계천이 오색 빛깔 마법에 물드는 순간, 그 경이로운 현장에 함께했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가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청계천과 우이천 일대에서 펼쳐진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17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그 이름만큼이나 깊은 감동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 [관련 기사] 올겨울 가장 예쁜 서울을 만나세요! '서울윈터페스타' 관람포인트

청계광장에서 광통교, 광교를 지나 장통교까지, 청계천은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테마로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빛으로 직조된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고, 전통적인 한지와 LED 등을 이용한 현대 미디어 아트의 섬세한 결합은 그야말로 빛의 향연이었다.

1구역(청계광장~광통교)'미라클 서울'은 말 그대로 서울의 시간을 꿰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통 한지와 미디어 아트가 만나 만들어낸 빛은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로웠다. 특히 '시등의 순간' 앞에서는 한참을 서 있었다. 경복궁 건청궁의 첫 점등을 떠올리게 하는 빛의 장면은, 서울이 처음 전기를 만났던 그 떨림을 오늘의 기술로 다시 불러낸 듯했다. 과거는 박제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2구역(광통교~광교)'골든 시크릿'은 조금 더 내밀했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조용한 질문들, '나는 어떤 꿈을 품고 살아왔을까.' 금빛으로 흔들리는 조형물 앞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 있었다. 사진을 찍는 손길도 조심스러웠고, 말소리도 낮아졌다. 빛은 때로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이곳의 빛은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3구역(광교~장통교), '드림 라이트'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꿈'을 만났다.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하는 '청계의 빛' 작품은 과거 판자촌과 빨래터의 정겨운 일상 풍경을 15미터 규모의 한지 등으로 재현하여, 아련한 향수와 함께 지나온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포켓몬 코리아와의 협업 프로젝트, 'I LOVE 잉어킹'이었다. 청계천 수면에 둥둥 떠 있는 100여 마리의 잉어킹 한지 등과 웅장한 대형 갸라도스 등은 동심을 자극하며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4구역(장통교~삼일교)'서울 판타지아'는 축제의 클라이맥스였다. 빛은 더 자유로워졌고, 도시는 상상의 무대가 되었다. 물과 공기, 구조물과 사람이 하나의 리듬으로 엮였다. 이 구간을 지나며 나는 '도시는 기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상상하고, 놀라고, 감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시는 살아 숨 쉰다는 말이 실감 났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까지 자극하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이었다. 청계천의 겨울밤은 차가웠지만, 빛이 주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 덕분에 전혀 춥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혹은 소중한 사람들과 손을 잡고 이 길을 걷는다면,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가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청계천과 우이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가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청계천과 우이천 일대에서 펼쳐진다.ⓒ정향선
올해 벌써 17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그 이름만큼이나 깊은 감동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준다.
올해 벌써 17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그 이름만큼이나 깊은 감동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준다.ⓒ정향선
청계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곰인형, 썰매 모형 등이 설치되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청계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곰인형, 썰매 모형 등이 설치되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정향선
청계광장~광통교 구간의 ‘미라클 서울’은 말 그대로 과거부터 미래까지 기적과 같이 변모한 서울의 시간을 보여준다.
청계광장~광통교 구간의 ‘미라클 서울’은 말 그대로 과거부터 미래까지 기적과 같이 변모한 서울의 시간을 보여준다.ⓒ정향선
전통 한지와 미디어아트가 만나 만들어낸 '시등의 순간'은 전기가 처음 들어온 놀라움과 기쁨을 표현한다.
전통 한지와 미디어아트가 만나 만들어낸 '시등의 순간'은 전기가 처음 들어온 놀라움과 기쁨을 표현한다.ⓒ정향선
가난한 시골 초가집까지 전신주가 들어서고 전기가 들어오는 모습
가난한 시골 초가집까지 전신주가 들어서고 전기가 들어오는 모습ⓒ정향선
‘미라클 서울’ 전시는 과거는 박제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라클 서울’ 전시는 과거는 박제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정향선
과거의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들과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들
과거의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들과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들ⓒ정향선
'어가행렬' 전시는 2024년 전시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전시로 뽑혀 올해 다시 선보였다.
'어가행렬' 전시는 2024년 전시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전시로 뽑혀 올해 다시 선보였다.ⓒ정향선
광통교와 광교 사이에서 LED 전등과 콜라쥬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미디어아트들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광통교와 광교 사이에서 LED 전등과 콜라쥬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미디어아트들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정향선
해치와 친구들의 모습이 서울밤 하늘에서 반짝거리자 관객들의 환호성도 높아졌다.
해치와 친구들의 모습이 서울밤 하늘에서 반짝거리자 관객들의 환호성도 높아졌다.ⓒ정향선
남산 타워의 모습과 잠실종합운동장 등 서울의 명소들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
남산 타워의 모습과 잠실종합운동장 등 서울의 명소들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정향선
청계천 물길 위에 레이저와 LED 전등으로 표현한 '서울 마이 소울'
청계천 물길 위에 레이저와 LED 전등으로 표현한 '서울 마이 소울'ⓒ정향선
2026년 병오년 붉은말의 해를 상징하듯 질주하는 경주마들
2026년 병오년 붉은말의 해를 상징하듯 질주하는 경주마들ⓒ정향선
포켓몬코리아와의 협업 프로젝트, 'I LOVE 잉어킹'은 청계천 수면 위에 100여 마리의 잉어킹 한지 등과 웅장한 대형 갸라도스 모형으로 즐거운 웃음을 선사한다.
포켓몬코리아와의 협업 프로젝트, 'I LOVE 잉어킹'은 청계천 수면 위에 100여 마리의 잉어킹 한지 등과 웅장한 대형 갸라도스 모형으로 즐거운 웃음을 선사한다. ⓒ정향선
지정된 시간에 맞춰 입에서 불을 뿜는 팔색 불사조 조형물
지정된 시간에 맞춰 입에서 불을 뿜는 팔색 불사조 조형물©정향선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고양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모습이 재미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고양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모습이 재미있다.ⓒ정향선
다양한 조형물들이 서울의 겨울밤을 마법처럼 빛나게 하며,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연말 분위기를 선사한다.
다양한 조형물들이 서울의 겨울밤을 마법처럼 빛나게 하며,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연말 분위기를 선사한다.©정향선
프로젝트 빔과 LED 영상으로 만드는 '빛의 오로라'가 삼일교 하단에서 펼쳐졌다.
프로젝트 빔과 LED 영상으로 만드는 '빛의 오로라'가 삼일교 하단에서 펼쳐졌다.ⓒ정향선
행사 후원사인 농심에서 신라면과 너구리 라면 캐릭터를 이용한 놀이기구 모형을 선보였다.
행사 후원사인 농심에서 신라면과 너구리 라면 캐릭터를 이용한 놀이기구 모형을 선보였다.ⓒ정향선
올 한해 큰 인기를 끈 '서울달'을 형상화한 LED 기구가 서울의 밤하늘을 밝힌다.
올 한해 큰 인기를 끈 '서울달'을 형상화한 LED 기구가 서울의 밤하늘을 밝힌다.ⓒ정향선
'2025 서울빛초롱축제'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까지 자극하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이었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까지 자극하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이었다.ⓒ정향선

2025 서울빛초롱축제

○ 일정 : 2025.12.12.(금) ~ 2026.01.04.(일)
○ 시간 : 18:00~22:00
○ 장소 : 청계천 일대(청계광장~삼일교), 우이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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